만남 - 이어령 강인숙 부부의 70년 이야기
강인숙 지음 / 열림원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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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은 평생의 반려자이자 가정은 물론 학문과 예술의 길도 함께 걸어온 두 사람의 만남부터 이별까지 70년 간의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기록하고 있어요.

가장 가까이에서 보아온 저자 강인숙이 기록한 인간 이어령에 대해.


'큰 소리로, 오랫동안, 열정적으로' 말하는 인간 이어령.

우리 시대의 지성이라고 불리는 이어령 선생님을,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에서 만났을 때 '암 투병으로 쇠약해져 가는 기력으로 아픔의 고통 속에서 죽음을 옆에 둔 이어령 선생님의 이야기를 읽으며 오히려 나는 삶의 생명력이 파릇파릇하게 돋아나는 경험을 했다'라고 기억합니다. 나는 훌륭한 지성인의 모습과 삶을 초월한 통찰력을 가진 자의 모습을 우러러 보았던, 그렇게 이어령 선생님을 기억합니다.

'인간 이어령'을 알지 못하고 선생님의 말들을 어떻게 해석하려고 했을까요.

<만남>에서 만난 '인간 이어령'을 보고 다시 지난 기록들을 들춰봅니다.

이어령 선생님을 가장 가까이에서 보아온 강인숙 선생님이 있는 그대로 기록한 글 속에서 내가 책에서 본 이어령 선생님과 같은 모습을 찾으면 반가웠고, 전현 다른 '인간적인' 모습을 찾을 때면 괜스레 기쁘기도 재미있기도 했습니다.

"죽음이 시시각각 자신을 집어삼키고 있는 중에도 삶을 향한(욕망이 아니다) 애정이 드러나는, 그야말로 생생하게 자신이 살아있음을 온몸으로 내보이고 있다. 강하고 단단한 사람이다. 선생님은 정말로 죽음 이후에 백남준, 보들레르를 만나 신 나게 대담을 하고 있을 거 같다."(<이어령의 마지막 수업> 서평 중에서)

이어령 선생님의 부모님과, 특히 어머니 그리고 친족의 영향부터 비범한 탄생일, 쇠심줄보다 더한 고집스러웠어린 시절, 시대의 유일한 평론가, 진정한 네오필리아를 보여준 초대 문화부 장관 시절까지.

여러 갈래로 뻗어져 나온 가지가 이전에 땅에 박힌 뿌에서부터 줄기를 타고 올라오는 동안 단단함의 강도가 높아지듯, 그렇게 우리 시대의 지성을, 진짜 '인간 이어령'을 만난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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