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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 사춘기 - 제19회 마해송문학상 수상작 ㅣ 문지아이들 174
오늘 지음, 노인경 그림 / 문학과지성사 / 2023년 6월
평점 :
『나 혼자 사춘기』 주인공 현우는 초등학교 4학년 남자 아이예요.
우리 집에도 초등학교 4학년 남자아이가 있어요.
바로 엊그제 학원 가방을 챙기는데 내 공책 어디있어 라고 소리치며 가방을 거칠게 헤집어 놓고 거실과 방들을 쿵쾅거린 11살.
갑자기 조용해져 쳐다보니 소파 밑에서 공책을 꺼내 얌전히 가방에 넣고 다녀오겠습니다 하고 나가더라구요.
이런 어이가.
우리 아들 사춘기인가요?
사실 화가 나기 보다는 어떻게 해야할까 당혹스러웠어요.
내 정신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그런가보다 라는 주문을 외워할 텐데 저렇게 갑자기 분노하는 이유가 뭘까 궁금해졌어요.
이 책에서 사춘기를 이해할 실마리를 얻을 수 있을까 기대하며 읽었어요.
읽는 동안 프란츠 카프카 『변신』이 떠올랐어요.
이 책을 쓴 작가에게도 모티프였나 봐요.
잠깐 언급이 되더라구요.
그레고리 잠자는 벌레로 변해 가족들의 멸시와 혐오를 받지만
현우는 엄마 아빠로부터 보호를 받아요.
사춘기가 어쩌면 사회에 나가기 전에 사랑과 절대적인 지지 그리고 믿음을 확인하는 과정이 아닐까요.
우리 집 4학년에게 사춘기에 대해 물어봤어요.
부모님한테 화 내는 것.
혼자 있고 싶은 것.
아무도 모르는 나만의 비밀을 만드는 것.
너는 지금 사춘기니 라고 물어봤는데 아직 아니래요.
그러면서 쑥스러운지 배시시 웃어요.
사춘기를 앞두고 아이의 모든 경험을 응원해 줄 멋진 엄마가 되기 위한 준비를 저도 해야겠어요.
사춘기는 엄마 아빠가 만든 세계에서 발을 빼내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어 가는 과정이라는 것을 유머러스하게 그려낸 나 혼자 사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