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를 훔친 미술 - 그림으로 보는 세계사의 결정적 순간
이진숙 지음 / 민음사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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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한 그림들을 둘러볼 수 있는 책이라서 선택했는데 그림을 뼈대로 하는 역사책 이었다. 역사를 작가의 이런 관점으로 설명할 수도 있구나 했고 그 방법이 다른 역사책과 다르게 흥미로운 부분이 많았다.

내 인생 문제에만 전전긍긍 하다가 그림이 나오고 역사가 나오고 사람들이 살아온 보편적인 흐름을 보니 마치 지구 밖에서 한 발짝 떨어져 관찰하는 느낌이었다. 사소한 고민과 절망의 크기는 조금 작게 느껴졌다.

중세 르네상스 시대에서부터 프랑스 혁명, 산업이 발전해 오다가 세계대전 반발 까지 어떤 왕조가 무엇을 했는지의 나열이 아니라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왔고 관심사가 어떻게 변했는지에 대한 작가의 통찰이 크게 다가왔다.

 

프랑스 혁명 이후 프랑스는 강력한 혁명으로 왕조를 처단했다가 다시 왕조를 세우기도 하고 황제를 세우기도 하고 다시 혁명을 일으키기도 하고 또 다시 외세와 싸우기도 하고 하면서 지금의 프랑스를 만들었다. 지금의 우리나라 정치와 인권 현실을 생각할 때 사람들한테 투표권을 평등하게 주어졌는데도 왜 이렇게 발전이 더딘지 답답했었는데 프랑스의 혁명 역사를 보니 그것이 이해가 되었다. 프랑스는 우리보다 더 많은 시간을 많은 삽질과 희생으로 그들의 나라를 발전시켜 나갔었다. 그 과정이 생략된 나라의 인권과 정치의 발전은 없다고 보면 되겠다. 그 과정이 생략되어서 근대 산업화와 통일을 이룬 나라는 전쟁과 광기가 나라를 휩쓸고 난 이후에나 인권과 정치의 발전이 이루어 졌다. 정치와 제도의 발전은 반드시 그 통과 과정과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야 그것이 그 나라에 적합한 제도로 자리잡게 되는 것이다.

 

스페인의 종교재판소가 오래 남아 민주화를 더디게 만든 것처럼 나라의 독재는 어떤 이념을 강력하게 적용해서 민주화를 가로막는다는 보편적인 국가 독재 정치 스타일도 확인하였다.

여성의 참정권은 프랑스에서도 1946년에야 시작되었다고 하니 서유럽도 그 시작시기가 몇 년 안 된다는 사실에 또한 놀랐다. 우리 나라의 여성인권이 더디게 나가는 것도 이해 못할 일이 아니다.이것 또한 저절로 제도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당사자들의 투쟁과 시행착오를 통해 발전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 당시 화가들은 주로 남자들이였으니 철저하게 남성주의 시각에서 여성을 바라보고 원하는 모습만 그렸다는 단호한 문구들도 찾아볼 수 있었다.

 

나는 사실 글을 보고 많은 영감을 얻는다. 하지만 글보다 좀더 직접적으로 감정을 자극하는 것은 음악이다. 음악은 앞뒤 생각 없이 감정이 열리게 한다. 그렇다면 미술은 어떤가? 아직 답을 못 찾았다. 미술로 감동을 느낀다는 것은 어떤 느낌인지 사실 매우 궁금하지만 아는 만큼 느낀다는 말처럼 내가 좀더 많이 알게 되서 좀더 많이 풍부하게 느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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