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내 파이를 구할 뿐 인류를 구하러 온 게 아니라고 - 자기 몫을 되찾고 싶은 여성들을 위한 야망 에세이
김진아 지음 / 바다출판사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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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파이를 당연히 구하고 있는 쪽으로 나를 규정했다.

나는 결혼해서 아이를 키우고 있지만 직장생활을 하고 있고 남편에게 특별히 경제적으로 의존하고 있지 않다고 자신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당연히 다른 여성들(?)에 비해 파이를 열심히 구하고 있다. 는 확신.은 책을 읽고 나서는 어이없는 착각이 되었다.

 

'남자 중독'에 관해서 인상적으로 읽었다. 여성이 아무리 능력있어도 남성에게 또한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특성을 당연히 가져야 한다고 생각했었다. 그것이 만일 없다면 여성이 아닐거라는 남성적인 시선을 고스란히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나도 매력적인 여성이 되기 위해 많은 것을 투자했다. 그렇지 않았던 시간들을 보상받고 싶기도 했고 누군가에게 매력적이 되면 연쇄적으로 다른 사람에도 매력적으로 보일거라는 착각도 있었다. 물론 그런 기분을 즐기기도 했다. 기분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저자에 의하면 매력적인 여성으로 보이는 것은 기분만 잠깐 좋을 뿐 세상의 권력과 자본과는 아무 연관이 없다고 한다. 생각해 보니 그랬다. 내가 예쁘게 보인다고 해서 나에게 더 중요한 일이 주어지는 것도 아니고 나에게 부여된 많은 일들을 누가 해주는 것도 아니었다. 내 책임과 일은 고스란히 내가 책임져야 한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었다. 매력은 권력이 될수 없다. 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어렵기도 했다. 누군가 나를 당연히 도와줘야 한다고 내 책임을 덜어줘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 당연히 도와주는 사람을 남자라고 규정한다면 나는 당연히 남자 중독이었다. 생각해보니 여성에게는 도움을 청한 적이 없었다.

 

그것과 별개로 이 세상에서 (다른 남자들처럼) 내 자본과 내 소유의 재산과 일을 늘려가는 노력을 또한 해야 한다. 나는 계속 그것을 남편에게 미뤄두고 제한된 범위만 생각하고 있었다. 나를 남편과 분리해서 생각해보니 나는 이 사회에서 재산도 자본도 없었다. 그리고 그것을 늘리려 노력한 적도 없었다. 사회적으로 보면 직장을 다니고 있지만 그런 노력들은 남편에게 미뤄두고 다른 생각만 하고 있었다는 것이 약간 한심하게 느껴졌다.

만일 남편과 분리되면 나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가? 당장 살아야 할 집과 이동할때 쓰는 차와 약간의 목돈이 있던가?

에 대해서 생각할 필요가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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