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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빈과 청교도 영성
원종천 / 하나 / 1994년 8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논문으로 씌여진 전문서적이지만, 청교도를 이해하고 이를 연구하는데 관심을 가진 사람들에게 도전을 주리라 생각한다. '그리스도와의 연합과 교제'라는 주제에 대한 청교도의 교리를 설명하고 있는데, 특별히 칼빈으로 부터 그 출발점을 삼아 비교 분석하는 것이 이 책의 특징이다. 또한 청교도 가운데서 윌리암 퍼킨스, 리차드 십스, 존 카튼, 토마스 굿윈, 존 오웬, 이상 5명에 국한시켜서 그들의 사상을 소개하고 있다. 이들 중 윌리암 퍼킨스와 존 카튼의 저서는 아직 소개되지 않았기에 여기 실린 그들의 글들이 더 소중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물론 짧은 인용이기에 그들의 진수를 맛보기는 어려웠다.
이 책의 핵심내용은 칼빈의 교리가 청교도들에게 전반적인 영향을 주었다는 것과, 그리스도의 연합과 교제라는 중대한 주제에 있어서 칼빈은 연합에 초점을 맞추고(구원론적) 청교도들은 교제에 강조점을 두었다는 것(신자들의 삶에 적용), 또한 청교도들은 그리스도에 대한 헌신과 영성을 발전시켜 나가는데 중요한 수단으로 아가서를 사용했는데, 칼빈과는 달리 종교개혁 이전의 영적, 은유적 해석을 따르고 있다는 점 등이다.
이와 같은 논지에서 16,17세기의 시대적 배경과 각 인물의 생애, 주제에 대한 일반적인 고찰, 성만찬적 고찰, 그리고 그 강조점(개별적으로 조금씩 차이가 있음)을 차례로 소개하고 있다.
때로는 이러한 학문적인 책이 주는 즐거움을 경험하는 것도 좋을 듯 싶다. 이 책을 통해서 말씀에 정통하고 적용에 탁월했던 칼빈과 청교도들의 심원한 바다에 발을 내딛는 기분이 들었다. 그들의 복음적 깊이와 열정에 마음이 동요되었다. 존 오웬은 하루에 4시간씩 자면서 연구에 평생을 바쳤다는데, 그의 두배로 잠을 자는 부끄러운 인생은 앞으로 청교도들을 연구하면서 잠을 줄여야 겠다는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