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전적타락
아더 핑크 / 청교도신앙사 / 198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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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스 만의 <선택된 인간>에서 주인공은 자신이 신으로부터 가장 죄 많은 인간으로 선택된 사람이라고 고백한다. 근친상간으로 인한 죄의식과 그것을 씻기 위해 고행하는 모습은 인간 이하의 비참한 상태로 묘사된다.인생이 본질적으로 비극으로 향하는 것과 그 운명에 저항하지 못하는 인간을 규명하는데 있어서 원죄 의식과 인간 안에 잠재되어 있는 죄는 서양 문학의 중심 주제이다.

그러나 문제를 해결해 주지는 않는다. 고통받는 인간의 모습을 보여 주면서 문제를 잘 설명해 주는 역할만 할 뿐이다. 자연주의 문학에서도, 실존주의에서도 인간을 끊임없이 탐구했지만, 발버둥치던 모든 주인공들을 기다리는 것은 파멸뿐이었다. 그렇다면 무엇이 문제의 원인이며 또 해답인가? 인류에게 가장 근본이 되는 그 문제에 대한 성경의 답변은 인간은 죄를 짓기 때문에 죄인이 아니라 죄인이기 때문에 죄를 짓는 다는 사실이다. 인간 스스로는 그것을 극복할 아무 방법이 없는 것이다. 그 진리를 칼빈은 인간의 전적 타락으로 설명한다.

성경의 중심되는 이 교리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형편에서, 아더 핑크의 이 저서는 분명한 설명서 역할을 해 주고 있다. 방대한 분량 속에서 인간부패의 교리, 인간 불능의 교리로 크게 나눈 후, 상세하게 해설하고 있는데, 어려운 부분도 있고, 조금 비약되는 부분도 있기는 하지만, 전체적으로 인간 이해에 대한 올바른 틀을 확립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가치가 있다.

인간은 죄중에 출생했고, 완전히 죄에 오염이 되어 자신의 죄의 한 터럭도 희게 할 수 없는 전적으로 무능한 존재이다. 이 부분에 대한 깊은 이해가 있어야 나 자신을 포함한 인간을 올바르게 인식할 수 있다. 그 때 다른 사람들을 품을 수 있으며, 상처 받지 않을 수 있을 것이다. 인간은 원래 그런 존재이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구원을 경험하기 전까지는.

또한 구원받은 자녀에게도 죄의 굴레에서 완전히 벗어나 정복하는 인간적인 신념과 의지는 존재치 않는 것이다. 전적으로 타락한 나를 구원하신 하나님의 은혜에 대한 감격만이 자리잡고, 성령과 동행하여 날마다 죄를 죽이기 위해 분투하는 싸움만이 있는 것이다. 여전히 인간은 연약한 존재이다.

이 교리가 인기 없는 것이 사실이지만, 인간의 가능성과 진보에 기대를 거는 21세기 종말의 시대에 더더욱 재인식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며, 특별히 영혼을 인도하는 사역자를 꿈꾸는 이들에게 적극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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