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히 앉아있어도 후텁지근한 시간, 몇번씩 곰씹어 읽으며 이해하느라 낑낑댄 수고가 있었던 만큼 인상적인 육아서다. 이 책이 분리를 강조하는 건, 아이와 당장 정을 떼라는 말이 아닐 것이다. <엄마보다 큰 세상을 너에게 줄게>는 제목 그대로 엄마가 아이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사랑이란 아이에 대한 집착이 아니라, 아이에게 엄마도 결핍과 욕망을 가진 존재라는 것을 알게 함으로써 엄마 너머의 세상에 대해 관심을 갖고 탐구해나갈 수 있는 능력, 그래서 스스로 온전히 자립할 수 있는 힘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엄마의 레이더를 엄마 자신의 삶으로 돌릴 수 있게 하고, 먼저 세상을 존중하는 태도를 보여주면서 성숙한 부모의식을 심어주는 의미있는 책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나와 남편이 직접 지은 내 아이 이름은 "기둥이 완전하다"라는 뜻을 가진다. 세상을 널리 이롭게 하기 위해서는 먼저 스스로 주체적으로 단단히 서 있을 수 있어야 한다고 믿기 때문에, 이 이름은 내가 아이에게 '바라는' 이상향에 가장 가깝고, 마음에 든다. 아이에게도 이름의 의미를 말해주곤 한다. 그래서 책의 이 마지막 문장은 읽고 또 읽어도 코끝이 찡하다. 하지만, 슬픈 건 아니다. 그게 진짜 엄마의 행복이란 걸 아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