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 마시고 자라
김인숙 지음 / 고즈넉이엔티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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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세 명의 여자 그들은 뚱뚱했다. 그러나 그들은 친구가 있었기에 같이 살아올 수 있었다.

 

 

강옥, 이숙, 보민

이숙은 방송작가로 식탐미인의 메인작가가 되어 직장인의 삶을 살고 있으며 강옥은 자신의 큰 몸을 바탕으로 플러스사이즈 옷을 판매하는 대박 쇼핑몰 빅 블랙 사장님 그리고 셋 중 가장 날씬한 보민은 취업을 위해 계속 고민을 하는 취준생이다. 여기서 가장 안 풀리는 이는 보민이다.

보민의 어쩡쩡함이 나랑 가장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강옥처럼 대차게 나갈 자신도 없고 이숙처럼 버티고 버텨서 자신의 것을 만들어 내는 전문직이 아니기에 보민에게 가장 대입하기 좋았다.

드디어 연애를 시작한 보민을 응원하고 싶었다. 랜선남친에서 헐... 설마 유부남은 아니겠지 했던 것도 그대로 맞아들어가서 안타까운 보민이 더 안타까워졌다. 그래도 보민은 강옥에게 도움을 받아 날씬해진 몸을 건졌다는 것에 위안을 삼았고 친구들과 거리가 멀어져간다고 생각하며 현재 사이즈와 비슷한 친구들을 사귀기 위해 노력하지만 그것이 더 쓸쓸해진다.

보민은 친구들과 함께 했던 그 시절 생각하며 SNS에 자신을 위로해 달라고 던지는 메시지를 친구들은 무시하지 않는다. 보민에게는 친구가 남아있다.

승승장구하던 강옥은 엄청난 일을 겪는다.자신의 성생활 동영상이 공개되어버린 것이다. 쇼핑몰에서 드디어 오프매장을 열었던 그 날 자신이 사귀던 전 남친이었던 현호가 강옥 엿 먹어보라는 심경으로 올렸고 결국 법정싸움도 하게 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강옥은 무너지지 않고 자신이 왜 힘들어야 하나며 강경하게 나간다. 거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보민과 이숙에게 새로운 삶을 살아보라고 전신 성형의 수술비용도 빌려준다.

이숙이 작가 생활에 힘이 되면서도 슬프게 만드는 새로온 피디 하성재와의 썸 아닌 썸을 통해 자존감이 무너지고 있었으며 그 옆에서 현호의 친구이자 성재를 아버지처럼 생각하며 뺏기기 싫어하는 명훈의 이간질로 마음이 더 힘들었다.

식탐미인 시즌 2를 이숙이 메인으로 진행하고자 했던 성재... 그리고 그렇게 하지 않고 자신이 떠나기로 했던 이숙은 팀을 위해 자신이 식탐미인을 포기하고 결국 보민 옆 수술대에 눕지만 뒤늦게 자신의 감정을 알아채고 달려온 성재로 인해 수술은 하지 않게 된다.

알고보면 이숙과 성재는 더 어릴 때 만난 사이로 이숙의 먹방 프로그램에 대한 비전을 성재도 공감하며 둘이 같이 프로그램을 하나 만들자고 했던 사이였다. 역시 인연은 미리 미리 쌓아야 하는 것이며  강옥의 대단한 긍정도 정말 본받아야 할 것 같다.

 

강옥과 이숙 그리고 보민의 삶이 현실에서 일어날 수 있지만 약간의 오버는 분명 존재한다. 그러나 늘 하는 고민이고 그렇게 생각이 되는 순간들이 있다. 강옥의 에피소드에서 자리 양보는 사실 좀 많이 통통 솔직히 뚱뚱하면 오해를 받는 것이  사실이다.

최근에는 좀 줄었지만 종종 그렇게 자리를 양보 받은 적이 있다. 뭔가 공감이 되면서 슬프지만 웃픈 우리의 강옥 이숙 그리고 보민 그녀들의 삶에서 하나씩은 분명 선택했고 그걸 이룬 것이다. 나는 아직 선택한 것도 없고 이룬 것도 없지만 그렇게 이룬 그녀들의 삶을 보며 대리만족은 하고 있다.

책은 술술 재미있게 잘 읽힌다. 드라마로 만들기 좋은 상황들도 많고 대본으로 쓰기 좋은 대사들도 많다.

 

어쩌면 지금 내 모습은 진짜 내가 아닐지도 몰라 이 성형 어플로 보정한 이 모습이 진짜 나일 수도 있잖아! 늬들도 그랬잖아. 내가 정말 이렇게 생겼으면 인생이 달라졌을 거라며!


먹고 마시고 자라 p196 보민의 말

처음 쇼핑몰을 열고 새벽에 혼자서 100개가 넘는 주문 박스를 포장하면서 꺠달았죠. 지금까지 이렇게나 많은 뚱뚱한 사람들이 도대체 어디서 옷을 사입었을까?


먹고 마시고 자라 p260 강옥의 말

성재는 그제야 알 것 같았다. 처음 마음을 열었던 옛 연인이 왜 성재에게 그렇게 질려했는지. 뚱뚱해도 상관없다. 어떤 모습이어도 괜찮다. 하지만 이숙은 뚱뚱하다는 자기가 만든 족쇄에 스스로 얽매여 있는 것이다.


먹고 마시고 자라 p254

사랑은 둘이 하는 거라지만 결국은 나를 기준으로 그 사랑의 가치가 결정된다는 것을 성재와 자신 역시 다르지 않았다 이 순간 두 사람이 서로에게 가장 많이 한 말이 바로 내가였다.


먹고 마시고 자라 p 255

 

먹고 마시고 자라 p 314


최근에 먹마자 같은 프로그램들이 나오고 있어서 종종 보고 있다.  똑같지는 않지만  밥블레스유를 보면서 언니들의 수다에  홀릭되고 같이 나오는 음식들도 한 번은 꼭 먹어보고 싶어지더라

우리의 이숙 우리의 성재피디 그리고 멋진 강옥과 안타까운 보민의 이야기로 5월의 시작이자 연휴 마무리를 잘 한 것 같다.

보민아 이왕 몸을 개조했으니 그 몸을 잘 유지해서 멋지게 살아보자

이숙과 강옥아 성재피디처럼 5년의 다이어트에  도전해보자

아자자 다시 시작하자 마음만이라도

이 책은 고즈넉이엔티 서평단으로 선정되어 책을 받아 재밌게 읽고 자유롭게 서술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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