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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깜짝할 사이 서른셋
하유지 지음 / 다산책방 / 2019년 3월
평점 :
미공개도서일 때 읽어보겠다고 신청했는데 참여할 수 없어 아쉬웠다. 그러나 다시 도전한 미공개 도서를 받게되어 너무 좋았으나 막상 받아보고서 어랏?

서른셋!!! 아 괜히 신청했을까 하는 생각을 했었다. 소설이라고 생각도 안하고 서른셋 관련 에세이라고 생각했기 떄문이었다. 나중에 표지를 다시 보니 #하유지 장편소설 이라고 적혀있어서 예전에 읽었던 로맨스소설을 가장한 칙릿소설이라고 하는 건가라고 생각했었지만 읽으면서 생각이 바뀌었다.
다 읽고 난 후 나는 눈물도 찔끔 흘렀다. 스포 만땅 리뷰일지도 모른다.
참고서 편집자 오영오는 작년 가을 아버지를 잃었다. 그리고 아버지의 유품을 찾아가라는 이야기를 듣고 찾아가서 받아 온 밥솥 안에 아버지 수첩에 적힌 이름
영오에게
홍강주
문옥봉
명보라
그래서 만나게 된 새별중학교 단기계약직 홍강주 사후 맞선이라는 형식으로 만나게 되고 남은 두 이름 문옥봉과 명보라를 찾아보게 된다. 그리고 오영오에게 계속 질문을 던지는 궁금이 새별중학교 졸업예정자 공미지는 고등학교 가지 않겠다는 뜻을 밝혀 치킨의 여왕 공미지의 엄마 신여사에게 쫒겨나게 된다. 개나리 아파트로 백수가 된 아버지와 함께 오영오에게 자주 전화하는 공미지는 영오와 함께 이야기의 주축이 된다.
그리고 급 날아온 이혼녀 문보라 알고보니 영오의 엄마의 나이차 많이 나는 동생으로 영오의 이모로 밝혀진다. 그녀는 죽은 듯이 잠을 자다. 일어나서 영오가 좀 더 편안하고 자유롭게 살 수 있게 바로 바로 행동으로 보여준다. 홍강주와 함께 찾아보는 문옥봉 김밥할머니로 영오의 아버지 호석이 문옥봉 할머니 남편의 아들 덕배의 자살을 막아주며 인연을 맺었고 그 인연을 영오에게까지 주게 된 것이다.
이제 작년이 된 지난가을 , 아버지는 죽었다. 영오의 아버지 호석은 추석 이틀 전, 오후에 죽었다. 친절하려라, 시골에 내려가야한다고 두어 시간 조퇴하기에 알맞았다. 휴가를 더 낼 필요도 없었다. 그다음 날부터 사흘간 연휴였으니, 오호석의 여식 오영오, 무남독녀 혼자 장례를 치렀다. 삼일장을 치르고도 휴일이 하루 남았다. 아무도 부르지 않았다.온 사람도 올 사람도 없는 빈소, 영오 한 사람만 상복을 입고 앉아 지켰다.
[중간생략]
영오는 준미와 세화에게도 소식을 전하지 않았다. 직장인에게, 더구나 좋잖은 회사에 다니는 이들에게 명절 연휴란 소중하다.
눈 깜짝할 사이에 서른 셋 p13-14
너무나도 현실적인 부분에 공감이 되서 너무 슬픈데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진짜 명절에 좋지 않은 일로 주변사람들을 알려야 될때 알리는 것에 고민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 그래서 초반 이부분이 많이 공감되었다.
오영오, 난 너라는 문제집을 서른 세 해째 풀고 있어. 정말 개떡같은 책이야 문제는 많은데 답이 없어. 삶의 길목마다. 일상의 고비마다. 지뢰처럼 포진한 질문이 당장 답하라며 날 다그쳐.
눈 깜짝할 사이에 서른 셋 p40
오영오의 문제집 학습서 참고사 편집자이기에 할 수 있는 표현이고 엄청 공감되었으며 표지문구로도 사용되었다.
오영오처럼 나도 여전히 문제집을 풀고 있지만 답이 있는 것인지 알수가 없어 이 문제를 버리고 다음 문제도 풀어봤지만 결국 다시 답을 찾지 못한 문제로 돌아오는 상황이 되고 있다.
가끔 전화도 걸고 그래 ......
다음 말은 입 모양만으로,
외로운 애야
미지는 들었다. 그리고 그건 꼭 미지에게 하는 말 같기도 했다.
눈 짬짝할 사이에 서른 셋 p307
미지는 영오의 참고서를 받아 전화를 걸었고 그리고 영오는 약속대로 미지에게 자신의 핸드폰 번호를 공개한다. 회사를 그만두게 되면 미지에게 핸드폰 번호를 주기로 했었다. 둘은 만났고 그리고 아버지의 수첩에 적힌 이름을 미지가 보게 된다.
영오에게
홍강주
문옥봉
명보라
몇 달 동안 영오의 인생에 새겨진 이 이름을, 어디부터 어디까지 털어놓아야 할까? 홍강주부터 명보라까지 아니면 영오부터 공미지까지? 이 다섯 사람은 어디가 시작이고 어디가 끝인지 모를 동그라미. 이들은 점으로 시작해 선으로 이어졌다. 점은 선이 된다. 선은 점이 된다.
눈 깜작할 사이에 서른셋 p302
참고서 편집자 영오의 삶에 인연을 불러다 주는 아버지와 너무 늦은 인연이 안타까웠다. 그리고 공미지 즉 공이라는 성을 일부러 그렇게 붙인 것이 아닐까하며 작가의 의도를 혼자 생각해보기도 했다.
궁금이 공미지도 새별중학교 경비실을 지켰던 영오아버지 호석이 딸 영오의 문제집을 미지에게 주면서 인연이 시작되며 새해 종 33번이 치는 그 날도 야근하던 참고사 편집자 대리 오영오 서른 셋이 되는 그 해에 있었던 이야기이다.
칙릿소설이라고 하는 그런 부분과 요기서 씬이 더해지면 로맨스소설로 넘어갈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다가 이 글은 연극으로 나오면 참 예쁘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예전에 봤던 #사춘기메들리 웹툰이 원작으로 연극과 드라마가 된 작품이었는데 #눈깜짝할사이서른셋 이 책도 연극이랑 드라마 장면들이 잘 떠오르는 글이었다.
다 읽은 후 나도 모르게 눈물이 찔끔 나왔는데 현실이 엄청 힘들었던 답이 없던 문제집을 풀고 있는 영오에게 약간의 여유가 생겼다는 것이 너무 좋았다. 결국 여유도 돈이라는 게 현실적으로 다가왔지만 말이다.
이 책은 다산북스서평단으로 받아 자유롭게 읽고 서술한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