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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에게 (반양장) - 기시미 이치로의 다시 살아갈 용기에 대하여
기시미 이치로 지음, 전경아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8년 10월
평점 :
절판
마흔에게 이 책이 마흔에게로 나오기 전의 제목을 들으면서 뭐 그런 제목이 있지 라고 생각했다.
어머니는 병상에서 독일어 공부를 하고 싶다고 했다. 라는 제목이었는데 지금의 제목이 더 와닿는다. 다산초당의 제목짓기는 참 예술이라고 생각하면서 책을 읽기 시작했다.

마흔에게.... 다시 살아갈 용기에 대하여 라는 제목이 옆에 잘 붙어있다. 책을 읽기 전에 삽화와 책이 정말 잘 어울린다고 생각해서 책 읽기 전에 삽화부터 찾아서 본 후 다시 읽었다.
마흔에게 한국어판 서문도 참 좋아고 [2장 어제 못한 일을 오늘은 할 수 있다]라는 목차가 눈에 가장 먼저 들어왔다. [6장 부모와 자식 사이 적당한 거리 두기]이 부분은 계속 고민하고 있는 부분이기에 흥미가 더 생겼다. 그리고 [9장 나는 나부터 챙기기로 했다.]
시작하기도 전에 못해라고 하는 건 거짓말
공감이 되는 부분이지만 그걸 안하지는 못한다. 그럴 것이다 대부분 그래도 많이 나아진 것은 해보고 나서 못해라고 하자라고 하는 부분이 조금은 생겼다는 것이다.
안하는 게 아니라 해봐도 못하면 못하는 것이고 하다가 나아지면 더 하는 것이며 아니면 그만둬도 된다 다만 할 수 있는 것들은 돈이 안 들거나 커버할 수있는 부분내에서 하자.... 예전같으면 무턱대고 장비를 다 샀을텐데 이것도 나이가 들면서 생기는 장점이라 할 수 있을까나

[제4장 다시 살아갈 용기 어머니는 병상에서 독일어 공부를 하고 싶다 했다]
요부분이 바로 제목이 될 수도 있었던 장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기시마 이치로 작가가 대학생일 때 학교를 휴학하면서 어머니의 병간호를 하게 되었다는 점.... 그리고 어머니가 돌아가시기 전까지 뭔가를 하려고 했다는 부분에서 나는 오늘을 충실하게 살지 않고 과거에 못한 것만 생각하고 있었구나라는 것을 또 깨달았다.
부모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
타자에게 평가와 인정을 바라지 않고 자신과 부모와의 과제를 명확히 구분하며 부모는 자신의 이상과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사는 존재가 아니라는 걸 안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부모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는 뜻이라고한다.
나는 있는 그대로 부모님을 받아드린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그들에게 인정받는 딸이 되고 싶은 장녀로서 착한딸이 되어 인정받고 싶다는 생각이 많았기에 나이를 먹을 수록 더 무섭고 떨렸으며 그들이 원하는 대로 하지 못하는 내게 자괴감이 들었다. 그리고 여전히 부모님이 간절히 바라는 것은 되지 않고 있다.
그걸 바라지 않는 것은 아니다 바라는 것은 나 역시 마찬가지지만 그게 그렇게 쉽게 되었다면 여전히 인정받지 못한다는 감정으로 갑자기 북받치는 눈물을 남에게 보이지 않았을 수도 있다.
아무리 애를 써도 과거는 변하지 않는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늘 '지금 여기'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뿐입니다.
부모를 간병하는 것은 후회의 연속입니다.
어머니의 급작스런 응급실행으로 인해 병원에서 시간을 보내게 되었을 때, 마흔에게를 펼쳤다. 시간을 잘 보내기 위해서였지만.... 읽으면서 지금 내상황에 잘 맞는다고 생각했다. 이 타이밍에 책이 내 손에 들어온 것도 내 운이구나 라고 생각했다.
잘 해드린다고해도 어머니의 맘에 차지 않는 상태... 내가 착한 딸로 열심히 하고있는데 왜 라는 생각을 하다가도 저 단어 부모를 간병하는 것은 후회의 연속이라는 것과 인정을 받고자 하는 욕구가 여전히 있어서 그렇구나 라고 생각했다.
다행히 어머니는 입원생활을 끝내고 일주일 만에 집으로 돌아오셨고 건강은 찾으셨지만 많이 약해진 모습이다 퇴원 후 어머니가 "고맙다"고 하셨다. 그 말을 들으니까 걍 웃음이 나왔다.
모르는 걸 순순히 인정하는 용기
다양한 의미에서 사람들의 본보기가 될 수 있게 꾸준히 성장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그 과정에서 명심해야 할 것은 완전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 겁니다. 아무리 나이를 먹어도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솔직하게 인정하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많이 알아야 한다고 그래서 아는 것에 강박을 가졌던 시기는 솔직히 지나가고 있다.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말할 정도까지는 아직 되지 않지만 그래도 확실하게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대답한다. 어설프게 아는 것도 모르는 것에 가깝다겠지만 약간의 허세...완전해야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놓지 못하는 게 있다.
p24 " 열여덟 살 시절로 돌아갈 수 있다면 돌아가고 싶습니까? 라는 질문에 50대~60대 분들은 돌아가고 싶지 않다고 답한다고 적혀있었다.
나이 들며 노력을 거듭해 온 지금이라서 할 수 있는 일이 많다고 기시마이치로씨가 답했다. 만약 제게 기시마이치로씨가 물어본다면 나는 대답할 것 같다 "제 경험을 가져간다면 돌아가고 싶어요. 가게 되면 진짜 영어공부를 비롯해서 두배로 열정을 불태워보고 싶습니다"
책의 방향과는 조금 다를 수 있지만 나는 마흔에게를 통해 부모님과의 거리두기를 좀 더 해볼 수 있는 용기가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