숏폼 지옥 초록 자전거 7
신은영 지음, 시은경 그림 / 썬더키즈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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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영 글 ● 시은경 그림

숏폼지옥

5학년 딸 아이에게 늘 하는 잔소리

"엄마가 차라리 드라마를 보랬지, 쇼츠는 보지마라"

"너 또 쇼츠보지?"

이 책을 통해서 쇼츠, 릴스, 틱톡을 통틀어 숏폼이라고 한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유투브를 통해서 쇼츠만 보는 게 아니라 선정적인 영상도 많이 올라온다는 틱톡도 요즘 아이들은 경계없이 많이들 본다고 하더라고요.

다른 친구들은 인스타그램에 릴스나 틱톡 어플도 부모님이 깔아준다고 하는데, 본인도 깔아달라며 떼쓰는 5학년 딸내미에게 이 책을 쓱~내밀어 봤습니다.

네 명의 친구들이 등장해요.

로제, 대만, 힘찬, 예랑이 각각 숏폼에 빠져 허우적 대다가 스스로 디지털단식에 이르기까지의 내용이 담겨있어요.

아이돌을 꿈꾸는 로제는 자신의 삶과 틱톡 속 예쁜 다른 아이돌 연습생 엘리와 비교하며 머리부터 발끝까지 다 따라합니다. 그러다가 외모 집착까지 생겨버려서 다이어트까지 강행하게 되는데, 자신의 모습을 점점 잃어가는 로제의 모습이 안타깝기만 합니다.

먹방 쇼츠를 즐겨보는 대만은 '어젯밤 먹방에서 봤던 해물 라면' 생각에 엄마표 오이무침, 두부조림, 된장국에 눈쌀을 찌푸립니다. 반찬투정을 하는 거냐는 엄마 말에 '어젯밤 먹방 릴스에서 본 음식들이 먹고 싶다'고 얘기하며 거대한 탕후루, 캡사이신이 뿌려진 피자, 초콜릿 크림이 잔뜩 올라간 케이크까지 하나같이 자극적인 음식들뿐인 영상을 보여줍니다. 엄마가 해주는 음식 먹기 싫으면 내일부터 네가 직접 만들어 먹으란 말에 대만은 바로 핵짱 불닭볶음 라면을 먹습니다. 맛은 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배가 뒤틀리는데요. 점점 자극적이고 끔찍한 먹방 쇼츠 때문에 입맛을 잃은 대만의 이야기는 엄마인 저도 사실 간편하고 입에 단 음식을 좋아해서 식탁을 가만히 떠올리며 우리 가족의 건강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는 시간이었습니다.

폭력적인 영상 중독으로 일상에 무감각해진 힘찬이는 지나가다 넘어져 무릎에 피를 흘리는 꼬마 아이를 보고도 아무렇지도 않아요. 폭력적인 영상에 중독될 수록 예전에 즐겨했던 상상 놀이가 시시해지고, 보다 더 강력한 자극에 길들여지게 되면서 힘찬은 마음도 조급해지고, 기분도 덩달아 들쑥날쑥해집니다.

현실과 게임의 세계를 구분 못해서 흉기를 휘두르는 초등학생 기사가 떠오르네요. 아직 완벽하게 이성적 판단을 할 수없는 초등생들에게는 이러한 영상이 너무 위험해요. 우리나라도 국가적 차원에서 영상 검열 시스템을 좀 확대해서 청소년들에게 걸러져서 보여줘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돈 벌기에 급급한 어른들때문에 아이들이 병들어 가는 것 같아요.

이 책은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게 직관적으로 쓰여진 책인 것 같아요.

숏폼지옥을 통해서 숏폼 알고리즘에 갇힌 아이들이 스스로 헤어나올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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