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비바, 천하최강 - 제6회 창비청소년문학상 수상작 ㅣ 창비청소년문학 49
정지원 지음 / 창비 / 2013년 3월
평점 :
절판
학창시절에 껌처럼 붙어다니던 친구들. 몇몇은 여전히 만나고 있지만 몇몇은 얼굴도 가물가물하다. 뭐가 그리 재미있었는지. 낙엽 구르는 소리에도 까르르 웃었다. 멤버 중 한명이 억울한 일을 당하면 우르르 달려가 싸워주기도 하고 별것 아닌 친구의 가정사에 엉엉 울고. 한명이 연애를 하면 다 같이 고민해주어 누가 연애를 하는지도 모를 지경이었다.
남자아이들의 우정은 어떨지 궁금해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여자애들처럼 단짝이 있는지, 비밀을 시시콜콜히 나누는지, 뭘 하고 노는지 궁금했다. 조금 차이는 있겠지만 한데 뭉치면 요란해지고 막강해진다는 것에선 다를 바가 없는 것 같다.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일을 넷이 뭉치면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무섭기로 소문난 선생님의 차바퀴 밑에 콩알탄을 심는 일 같은 것 말이다.
어디에나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연애편지 대필. 글씨를 잘쓰거나 문장력이 좋은 아이들이 주로 맡는 것 같은데 연애편지를 대필하는 순간, 그 아이도 그들의 연애에 동참하는 셈이니 얼마나 재미있는 일들이 벌어질까.
아쉽게도 가장 멋진 캐릭터인 성운이 아파서 나는 성운을 보러 가는 길이다. 그렇게 강하고 멋진 성운이 왜 병에 걸렸을까 궁금해하며 읽었다. 남학생들의 학창시절에 역시 빠지지 않는 포르노 비디오. 여학생들같으면 혼자 볼텐데 남학생들은 같이 보고 돌려보고 한다. 삼십대 고시 준비생의 지루한 일상은 전철 안에서의 회상을 통해 상당히 위로받는 듯하다. 이런 학창시절을 간직한 사람은 행복하지 않을까. 우리 모두가 소중한 학창시절을 간직하고 있지만 잠시 잊고 있을 뿐이겠지만. 그 친구가 있어서 아름다웠어,,,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행복한 사람일 것이다.
영화 <친구>의 경우는 솔직히 너무 비현실적이란 생각이 들었는데 이 책은 평범한 보통 사람들이 공감할 만한 학창시절 이야기를 담고 있었다. 오래 전 학창시절을 회상해본다. 한동안 잊고 있었지만 내게도 분명 그런 친구들이 있었다. 내 일이라면 자기 일인 것처럼 분노하고 고민을 함께 나누고 그러면서도 이성을 두고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던 친구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