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어바웃 치즈 - 10가지 대표 치즈로 알아보는 치즈의 모든 것
무라세 미유키 지음, 구혜영 옮김 / 예문사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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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즈에 대한 이야기가 뭐 그리 많을까 싶은데 여러 나라에서 우리의 김치만큼이나 식생활에서 떼어놓기 힘든 음식인 만큼 치즈에 대한 이야기는 끝이 없고 각 지방마다 만드는 방식, 치즈와 연관된 이야기들이 다양했다.

 

이탈리아에서 가장 오래된 치즈인 페코리노 로마노는 양젖으로 만든 경질치즈다. 옛날 치즈는 짠맛이 강했다고 한다. 로마군의 식사에는 매일 27그램 정도의 큰 치즈 덩어리가 지급되었다. 몸을 많이 움직이는 군인들의 염분을 보충해준 것이다. 경질치즈이므로 칼슘도 많았고 피로회복에 좋은 비타민비도 포함되어 있어서 병사들은 치즈 덕분에 감기도 안 걸리고 건강하게 지낼 수 있었다. 게다가 숙성되면서 단백질이 감칠맛성분으로 바뀌므로 조미료 대신으로도 쓰였다. 이탈리아에 가면 페코리노 로마노를 사용해 만든 카르보나라를 꼭 먹어봐야겠다. 진짜 본고장 카르보나라는 생크림이 아닌 페코리노 로마노를 넣은 파스타란다.

 

페코리노의 산지에서만 먹을 수 있다는 양젖푸딩. 듣기에 이름이 좀 어색하지만 양젖은 마실수 없을 정도로 고형분이 많은 진한 우유기 때문에 음료로는 적합지 않다. 그래서 양젖에 응유효소를 넣고 굳혀서 푸딩을 만든다. 이런 푸딩은 아침식사로 인기가 많은 모양이다.

 

카사노바와 인연이 있는 치즈도 있다. 프랑스 대표 치즈인 로크포르는 턱쏘는 자극이 특징인데 옛날 이탈리아의 유명 플레이보이 카사노바가 이 치즈를 최음제로 간주하고 자신의 회고록에 근사한 음식이라고 극찬했다. 그래서 이 치즈가 엄청나게 팔려나갔다고 한다.

 

물소젖으로 만든 모짜렐라 치즈는 어떨까. 이탈리아 나폴리 동남부의 바티팔리아에는 유기농 인증을 받은 유명 물소목장이 있다. 이곳에는 물소에 마이크로칩을 달아 세심히 관리하고 있다.이들은 착유를 하기 전에 릴렉스존이라고 불리는 길을 지나가면서 자동으로 샤워하고 브러시로 빗질을 한다. 이렇게 마사지를 해주면 소가 기분이 좋아져서 질 좋은 우유를 생산한다고 한다. 품질 좋은 모차렐라 치즈를 위해 귀족대접받는 귀여운 물소들 부럽다.

다양한 치즈에 대해 알게 해준 책 <올어바웃 치즈>를 읽는 동안 입안에 침이 고여 혼났다. 언젠가는 화이트와인 한 잔에 페코리노 로마노 치즈를 넣어 만든 카르보나라를 먹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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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하는 현대미술 컬렉팅
베아트릭스 호지킨 지음, 이현정 옮김 / 마로니에북스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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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품 수집이라고 하면 일반 사람들은 자신과 큰 관련이 없는 일이라고 생각할지 모르겠다. 나 역시 미술품 수집은 돈이 많은 사람들이나 가져볼 만한 취미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하지만 이 책을 읽어보면 미술에 관심만 있다면 누구나 미술품 컬렉션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처음에는 너무 비싸지 않은 저렴한 제품부터 관심을 가지면서 미술을 보는 안목을 높여간다면 언젠가 나도 멋진 컬렉터가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아무래도 비싼 물건이 좋은 물건 아닐까 생각하게 되지만 그렇지도 않은 모양이다. 중요한건 안목을 갖추는 일이다. 미술품 수집에 관심을 갖는 사람이 없다면 미술의 발전도 힘들 것이니 후원자가 된다는 자부심을 가져도 될 것 같다.

 

개인적으로 관심 있는 이머징 아티스트의 작품을 살 때 어떤 것들을 고려해야 할까. 활동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작가에게 투자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기도 하지만 기분좋은 일이다. 저자는 명확히 개성이 드러나며 신선한 양식과 독특한 정체성을 가진 작가를 찾으라고 조언한다. 또한 기교에 유혹당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그것이 단지 충격을 위한 충격인지, 그 영향력이 지속될 수 있는 진정한 파격인지 분석해야 한다. (이런 안목을 가지려면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릴까!)

 

미술품을 구입할 때는 무엇보다 자신의 마음에 드는 작품을 구입해야 한다. 내가 뭘 볼줄 아나... 하며 자신의 취향을 과소평가할 일이 아니다. 작가에 대해 관심을 갖고 많이 조사한 후, 소장가치가 있다고 확신이 가는 작품에 투자하라. 단순히 투자목적으로 미술품을 구입한다는 것은 위험하면서 어리석은 행동일 것이다. 원래 예술품이란 것은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는 것인데 말이다. 정말 돈을 벌고 싶다면 다른 곳으로 눈길을 돌리는 것이 나을 것이다. 자신이 원하는 미술 작품을 구입했을 때는 가치가 떨어진다 해도 크게 노심초사하지 않을 것이다. 자신도 좋아하면서 다른 사람들도 그 작품의 가치에 공감할 수 있는 작품에 투자하는 것. 말은 쉽지만 쉽지만은 않은 일 같다. 하지만 그 경지에 이를 때면 나도 미술품에 대한 나만의 안목이 형성되어 있지 않을까. 이제 작은 전시회에 가더라도 좀 더 유심히 작품을 둘러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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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 서민주, 바쁘다 바빠! 반갑다 사회야 4
안점옥 지음, 유설화 그림 / 사계절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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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

 

 

국회의원들은 어떻게 하루를 보낼우아하게 의원실에 앉아 전화만 받을까? 국회의원에 당선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 텔레비전 뉴스를 통해 자주 접하는 국회의원들에 대해 어린이들이 궁금해할 법도 한데 정작 자세히 알려주는 책은 찾기 힘들었던 것 같다. 이 책은 만화를 곁들여

 

재미있게 구성해서 아이들이 쉽고 재미있게 국회의원이라는 직업에 대해, 또 국회의원이 하는 일의 중요성에 대해 깨닫도록 해주고 더불어 투표와 선거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해주는 책이다.

 

원래는 의사라는 직업을 갖고 있었던 서민주는 사고로 장애인이 된 환자를 보고 국회의원이 되려는 꿈을 꾸게 된다. 주변의 이웃의 어려움을 직접 보고 그들을 대변하는 국회의원이 되고자 하는 서민주에게서 진정성이 느껴진다. 서민주는 국회의원이 되어 장애인이동권에 대한 법률을 만들어 국회에서 통과시킨다. 법안을 발의하고 본회의를 통과하고 법률로 확정되기까지의 과정을 쉽게 배울 수 있다.

 

아무래도 국회와 법에 대한 내용이라서 어려운 단어가 많이 나오는데 뒷부분에 쉽게 풀이해놓고 있어 이해를 돕는다. 새삼 법의 중요성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이 책을 통해 미래를 책임질 어린이들이 법에 대해, 법을 만드는 국회의원이라는 직업에 대해 바른 이해를 할 수 있다면 좋겠다. 아이들은 국회의원들에 대해 어떻게 알고 있을까? 티브이에서 싸우는 모습이 자주 나와서 완전히 잘못 이해하고 있는 건 아니겠지? 결국 이 책에서 말하는 국회의원은 우리 이웃의 목소리를 듣고 올바른 법을 만드는 사람이다. 다른 다양한 직업들도 시리즈로 많이 나오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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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를 말하다 - 세계의 문학가들이 말하는 남자란 무엇인가?
칼럼 매캔 엮음, 윤민경 옮김 / 처음북스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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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는 여자로 태어나는게 아니라 만들어진다고 했던가. 그건 남자에게도 해당되는 말일 것이다. 남자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우리시대 80인의 작가들이 쓴 글을 모은 이 책은 목차를 훑는 것만으로도 큰 기대를 하게 해준다. 좋아하는 작가들의 이름들이 무수히 많이 눈에 들어온다.

 

좋아하는 작가라서 가장 먼저 읽었던 이언매큐언의 글은 폭소가 터진다. 너무나 남자다운 사람이 바로 그가 쓰고있는 소설속 등장인물이었다니. 남자답게 계속 진행하라는 친구의 말에 그는 못한다고 하다가 어떻게든 해보겠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남자답지 못하게 왜 우니? 하는 식의 우리가 습관처럼 내뱉는 말들에 남자들이 알게 모르게 상처받았을 것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다. 여자답지 못하다는 말에 여학생들이 짜증을 내면서도 자신의 행동거지를 다시 한번 돌아보게 되는 것처럼 말이다. 타고난 성의 역할에 부합하지 못한다는 것은 때론 개인에게 커다란 고민거리를 안겨준다. 트라우마가 형성될 수도 있고 대인관계에 어려움이 생길 수도 있다. 돌아보면 우리의 아버지들이 남자답지 못한 혹은 가장답지 못한 모습을 자식들에게 들켰을 때 본인은 물론이거니와 그것을 목도한 우리들이 얼마나 큰 당혹감과 아픔을 느꼈던가.

 

그동안 별다른 생각을 해보지 않았던 남자라는 존재, 남자이기 때문에 겪는 크고 작은 고통들에 대해 흥미롭게 읽어낼 수 있었다. 물론 이 책속에 등장하는 남자들은 비단 뽀빠이처럼 근육이 솟아오르는 마초남의 모습은 아니다. 결국 남자가 되어야 한다. 남자답게 이 모든 역경을 헤쳐나가야 한다...라고 생각하면서 각각의 남자들은 모두 개성 넘치는 자신만의 남자를 찾아 간다. 과연 어떤 모습이 가장 남자다운 모습일까? 개인적으로는 남자이기 이전에 인간이므로 어떤 상황에서건 좌절하지 않고 자신만의 길을 가는 남자. 인간냄새 물씬나는 남자의 모습이 가장 기억에 남았던 것 같다.

 

특별히 고정된 형식 없이 쓰여진 재치가 번득이는 짧은 글들을 읽다보면 이들이 과연 작가구나,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이 책은 성별을 막론하고 주변사람들에게 재치있는 선물이 될 것 같다. 바야흐로 독서의 계절, 흥미로운 책과 함께 시작하게 되어서 기분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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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깨너머의 연인 - 제126회 나오키상 수상작
유이카와 게이 지음, 김난주 옮김 / 예문사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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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참 솔직한 연애소설을 읽었다. 그 솔직함이 지나쳐 보수적인 사람이라면 불편할 수도 있겠지만 나로서는 너무나 재미있게 읽은 소설이다. 유치원때부터 알고지낸 두 여자. 그들이 서로 주고받는(?) 남자들. 그럼에도 훼손되지 않는 우정. 모에와 루리코는 상반된 캐릭터지만 둘다 나름의 매력이 있다.

 

관심이라고는 명품과 겉모습 꾸미기, 남자에게 사랑받기 밖에 없는 루리코. 세 번째 결혼식날도 첫결혼처럼 수줍게 미소지을 수 있는 여자. 동물로 태어난다면 부잣집 고양이로 태어나 온갖 사치를 누리고 싶다는 그녀. 친구의 남자도 아무렇지 않게 가로채고 예전에 자신과 잠자리를 한 남자가 친구인 모에와 잠자리를 해도 그리 개의치 않는 쿨한 여자.

 

모에는 루리코보다 한수 위다. 자신의 남자를 친구 루리코에게 빼앗겨놓고도 그들의 결혼식에 가서 하객과 원나잇스탠드를 하는 시니컬한 커리어우먼. 남자들보다 열심히 일해 직장에서 승진도 하지만 남녀차별의 조직문화에 반발해 회사를 그만둔다. 그녀에겐 유부남 섹파도 있고 18살짜리 연하남과의 로맨스도 있다.

 

줄거리만 듣고는 거부감을 가질 독자도 있겠지만 모에도 루리코도 그리 밉게 느껴지지 않는다. 피해의식 없는 루리코는 질질 짜는 청승맞은 여자보다 매력적이고 육체관계에 그리 얽매이지 않는 모에는 나름 멋지다. 하지만 그런 루리코라고 해서 아픔이 없지는 않다. 외적인 아름다움으로 남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아온 만큼 고통스러운 피부관리도 꾸준히 받아야 하고 결혼식과 같은 이벤트에만 목을 메다보니 자신이 진짜 원하는 남자가 누군지도 잘 모르는 거 같다. 그렇다고 루리코를 비난하고 싶지 않다. 어쨌든 그녀는 자신의 욕망에 누구보다도 솔직한 여자니까.

 

작품속 남자들은 대부분 두 여자와 관계가 있는데 야망을 위해 사장 딸과 결혼한 가키자키라든가 18살에 가출해서 모에와 관계를 갖게 되는 남자라던가...두 남자는 모에와 루리코 모두와 친분이 있다. 이런 것은 두 여자가 유치원 때부터 친구이기에 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쨌거나 연구가 필요한 관계다. 두 사람은 자매보다 더 가깝다는 생각도 든다.

 

읽다보면 현대사회에 사랑이란 이미 낡은 가치인가, 더 이상 그것에 기대할 것은 없는가 하는 생각도 하게 되지만 현대 남녀의 솔직한 마음을 들여다본 것 같아 유쾌하다. 그 안에는 물론 진실한 사랑도 있을 것이고 그야말로 밀당에 불과한 가벼운관계도 있을 것이다. 쿨해보이는 남녀들은 결국 모두 외로운 존재들이다. 당신과 나 모두 그들과 그리 다르지 않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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