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아프니까 청춘이다 - 인생 앞에 홀로 선 젊은 그대에게
김난도 지음 / 쌤앤파커스 / 2010년 12월
평점 :
절판
"인생앞에 홀로선 젊은 그대에게.." 란 부제가 붙은 것만 해도 그렇듯 왠지 이 책은 젊은이들에게 보내는 선생님의 편지와도 같다. 젊은이라 하면 대학생 내지는 대학을 갓 졸업한 취업 준비생 등등을 떠올리게 되는데, 그렇다면 지금 현재 거기에 해당하지 않는 나 같은 사람에게는 적당하지 않은 책일지도 모른다. 그래서인지 지난 날 한 번 쓱 읽고는 한 동안 책에 손이 가지 않았다.
그러다가 인생의 어느 한 순간에 발생한 사건 때문에 혼자 고민하다가 누군가의 조용한 충고가 그립기도 해서 약간 망설이다 서재에 손을 데어 다시 읽은 책이다. 책을 읽을 때는 적어도 내가 많은 말을 하지 않아도 되고, 나에게 이야기 하는 사람(작가) 말을 천천히 음미하며 들을 수 있으니 위로가 되기도 한다.
그중에서 기억에 남은 부분이 몇가지 있다. 먼저 '기적이란 천천히 이루어 지는 것이다' 라는 챕터에서 '작심삼일' 하고 자신에게 늘상 실망하는 사람들에게 보내는 메세지이다.
"우리는 대개 무언가를 하기 위해 먼저 작심, 즉 마음을 먹는다. 삶을 사는 방식이 '결의'에 의해 이루어진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살아야겠다'고 굳건하게 결의하면 실천은 따라 온다는 식이다. 그리고 그 실천에 실패하면 자신의 의지가 나약하다고 자책한다.
하지만 삶의 방식은 결의가 아니다. 연습이다. 마치 수영을 배우는 것과 비슷하다. 수영 잘하는 법에 대한 책을 달달 외우고, "내일부터 수영을 잘할 테다!" 하고 결의하면 박태환 선수처럼 될 수 있을까? 물론 천만의 말씀이다. 수영을 잘하려면 연습해야 한다. 매일매일 연습하면서 조금씩 자기 자신을 바꾸어나가야 한다. 중간에 일이 생겨서 하루이틀 거르더라도 새롭게 마음을 다잡고 다시 시작해가면서.
아직 3일 연습해서 수영 잘하는 사람은 본 적이 없다. 그러므로 작심삼일했다고 너무 자책하지는 말 일이다. 중요한 것은 처음의 결심을 며칠 실천하지 못했더라고도 실망하지 않고 다시 계속해나가는 태도가. 공부, 금연, 다이어트 등 유혹을 이겨내야 하는 습관들은 결의로 해결할 문제가 아니라, 지속적으로 관리해나가야 할 문제다. p.152 -153 "
듣고보니 맞는 말 같다. 무슨 일이 이루어 지는 것은 그 일을 하기로 '결심' 했느냐의 여부가 아니라 실제로 그 일을 "실행" 했느냐의 여부에 따라 달라진다. 먼저 큰 결심을 하고 치밀한 계획 세운 후에 일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우연히 하게 되었더라도 그 일을 지속적으로 열심히 하게되면 익숙해 질 수 있고, 그러면 그 일을 잘하지 않겠는가? 물론 결심하지 않고 일을 시작하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고 계획을 세우면 일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다. 하지만 결심했다고 해서 그 일이 저절로 실천되는 것은 아니다.
저자가 이야기 한 것처럼 공부, 금연, 다이어트 등 습관에 관련된 일에서도 그렇겠지만, 조금 더 확장해보면 인생을 전반을 생각할 때도 도움이 되는 조언인 것 같다. 하루 이틀이 아니라 몇 달, 심지어 몇 년을 쉬었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다시 시작하는 자세가 결국에 가서는 차이를 만들지 않을까 싶다. 조금 실패하고, 더디게 가더라도 방향이 중요한 것 같다. 실망하지 않는 것이 꿈을 이룰 수 있는 열쇠이다. 그렇다면 나의 인생 방향을 어디로 향하고 있을까? 바르게 가고 있는가?
내가 가고 있는길이 맞는지 끝없는 의구심이 들 때.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언가 새로운 일을 꿈꾸거나 생각할 때 "만약의 실패" 가 한없이 두렵다면 들어 볼 만한 조언도 있다. '바닥은 생각보다 깊지 않다' 챕터에서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다.
"그대는 지금 어느 마른 우물안에서 외줄을 잡고 대롱대롱 매달려있다..이 줄을 놓치면 저 깊은 바닥 아래로 떨어져 온몸이 산산이 부서질 것 같다. 무섭다. 힘은 점점 빠져 오는데 여기서 탈출할 방법은 도무지 생각나지 않는다...그대라면 어떻게 하겠는가?
나라면 이렇게 하겠다. 줄을 놓는다. 그렇다. 포기하고 줄을 놓는 것이다. 그러면 바닥으로 떨어질 것이다. 죽거나 크게 다치지 않겠느냐고? 그렇지 않다. 우물에서는 아닐 수도 있지만, 인생에서는 항상 그렇다. 우리는 겨우 30cm 정도 위에서 죽을 줄 알고 대롱대롱 매달려 있다. 항상 그렇다.
문제의 핵심은 바닥이 보이지 않는다는 데 있다. 깊은 바닥이 두려운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바닥이 두려운 것이다.
정말로 포기하고 줄을 놓아보라. 생각보다 많이 다치지 않는다. 인생에서 온몸이 산산이 부서질 만큼 깊은 바닥이란 많지 않다. 그대가 정신만 똑바로 차리고 착지한다면.
줄을 놓은 후 발이 땅에 닿으면, '어, 생각보다 깊지 않잖아?'하는 생각이 들 것이다. 잠시 쉬어라, 다시 밧줄을 잡고 밖으로 나갈 만큼 기운을 차릴 때까지. 혹시 가능하다면 어둠 속에서 연습도 좀 하라. 좀 더 쉽고 빠르게 올라갈 수 있도록. 충분히 밖으로 나갈 힘을 모았다고 생각되거든, 그때 다시 밧줄을 잡고 오르기 시작하라. 아마도 이번엔 중간에서 대롱대롱 매달리는 불상사 없이 탈출할수 있을 것이다. p.96 - 97 "
실패에 대한 병적인 두려움이 있는 사람이라면.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잘못된 듯한 느낌에 시달리는 사람이라면, 무언가 시도하려 할때 너무 많은 생각을 하는 경향이 있다면 새겨 봄 직한 글이다. 당시에는 힘들고 절박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그리 중요한 일도 아니었던 경험이 누구나 있지 않은가? 시간이 지나면 별 일 아닌 것처럼 느껴지는 이유는 "과거의 우물"에서 어려운 때의 그 바닥을 이제는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지금 당장은 "현재의 우물"에서 끊임없이 줄을 놓지 못하고 있는 듯한 나를 보고있기는 하지만.
한가지 더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떨어질 때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착지해야 한 다는 점이다. 또한 땅에 있을 때 힘을 충분히 모으고 연습도 좀 해야하는 점이다.
달리고 있을때는 보이지 않던 것이 멈추어 서면 보일때가 있다. 만약 당신이 인생에서 그런 순간에 와 있다면 조급해 하지 말고 숨을 한 번 고르자. 그리고 좀 더 멀리보도록 하자. 매일매일 달리고 있다면 달릴 수 있는 건강 주심, 기회 주심에 감사하며 오늘도 열심히 해 보자.
이 책이 나에게도 도움이 되는 걸 보니 나도 아직은 "새파란 젊은이"인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