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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화를 둘러싼 불편한 진실 - 왜 콩고에서 벌어진 분쟁이 우리 휴대폰 가격을 더 싸게 만드는 걸까?
카를-알브레히트 이멜 지음, 클라우스 트렌클레 그래픽, 서정일 옮김 / 현실문화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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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이 책은 '리더스 가이드'에서 이벤트도서로 받은 책입니다.]

 

 

 '세계화'의 사전적 의미는 '세계 여러 나라를 이해하고 받아들임. 또는 그렇게 되게 함.'이다(네이버 국어사전에서 발췌). 언뜻 보기에는 그리 나쁜 의미같이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세상사 대부분의 일이 그렇듯이 한두 문장으로 정의되는 사전적 의미만 가지고는 그 진실을 파악하기는 힘들다. 그렇기 때문에 어떠한 사실에 대해서 다각도로 바라보는 습관을 가질 필요가 있는 것이다. '세계화'를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면 전혀 다른 느낌을 받게 된다. 위키백과에서 설명하는 '세계화'가 그렇다. 위키에서는 세계화를 '강대국 중심의 세계 질서의 재편이다. 이미 정치적, 경제적 권력을 지닌 강대국들이 구조적으로 취약한 제3세계를 비롯한 타 국가들과 장벽을 허물고 시장을 확대한다. 이는 결국 제3세계의 구조적 취약성을 더욱 강화한다.'라고 설명한다. 앞서 보인 국어사전의 정의와는 너무나도 다른 관점이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현시점에서의 '세계화'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후자의 관점에서 이해되고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 책 [세계화를 둘러싼 불편한 진실]은 그런 '세계화'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일단 세계화와 개발정책에 관해 진지하게 관심을 갖기 시작하는 사람이라면 이 주제를 더는 외면할 수 없을 것이다. 잊을 수 없는 무수한 장면이 있고, 진지한 질문들이 떠오른다. "어째서 훨씬 더 많은 돈이 개발도상국에서 거꾸로 북반구 선진국으로 흘러가는 걸까?", "어째서 콩고에서 벌어진 분쟁이 우리가 사용하는 휴대폰 가격을 더 싸게 만드는 걸까?", "어떻게 병 속에 든 생수가 사람들을 목마르게 하며, 어째서 해양 남획이 물고기 양식업을 더욱 부추기는 걸까?", "우리 식탁에 올라온 스테이크가 원시림의 벌목과는 대체 무슨 관련이 있는 걸까?"

- 서론 중에서...

 

 

 혹자는 자신과는 관계없으며, 저 바다 건너 남의 나라의 일들이라고 이야기 할지도 모른다. 정말 모르고 그런 소리를 한다면 그 사람은 (우석훈 교수의 말처럼) 방관자이거나, 거짓말쟁이 일것이다. 오늘 하루도 많은 수의 아이들이 테러나 전쟁이 아닌 기아와 예방 가능한 질병으로 목숨을 잃고 있다. 우리의 식탁에 고기 한점을 올리기 위해서. 정작 자신들은 그 맛을 모르는 커피와 초콜릿을 위해서 하루 종일 농장에서 시달리며, 자신들의 나라가 가진 풍부한 천연 자원이 오히려 독이 되는 현실에서 신음하고 있다. 북반구와 남반구의 불균형, 선진국과 비선진국 사이의 기형적 종속 관계로 인해 아파하며 고통 받고 있는 것이다. 한쪽에서는 굶주림과 결핍으로 생존이 위협받고 있고, 다른 한쪽에서는 과잉과 잉여에 따른 부작용을 걱정하고 있는 것이 '세계화'가 불러온 지구촌의 현실이다.  

 이 책은 재미있지도 흥미롭지도 않다. 읽고 있노라면 제목처럼 불편하다. 그래도 읽고 알아야 한다. 비겁자나 방관자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요컨대, 우리는 일체의 이데올로기적 편견을 배제하고 중요한 데이터를 토대로 무수히 넘쳐나는 개발정책 논의 속에서 본질적인 사실에 대한 관심을 이끌어내고자 한다. 독자들은 이로써 세계화와 개발정책에 관한 견해를 스스로 세워나갈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 서론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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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시르와 왈츠를 - 대량학살된 팔레스타인들을 위하여, 다른만화시리즈 02 다른만화 시리즈 2
데이비드 폴론스키, 아리 폴먼 지음, 김한청 옮김 / 다른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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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이 책은 '리더스 가이드'에서 이벤트도서로 받은 책입니다.]


 

 

 이 책의 배경은 '사브라.샤틸라 팔레스타인 난민 학살 사건'이다. 1892년 이스라엘은 자국 북부에 대한 위협을 제거하고 시리아를 견제하기 위해 레바논을 점령한다. 이스라엘 방위군은 베이루트를 봉쇄하고 레바논 주둔 팔레스타인 무장 세력을 그 곳에서 몰아낸다. 팔레스타인 무장 세력이 물러난 레바논은 이스라엘에도 우호적이며 기독교 민병대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제마엘'이 대통령으로 추대된다. 그러나 취임을 9일 앞둔 시점에서 '제마엘'이 폭탄 테러로 살해 당함으로서 사태는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된다. 누구의 소행인지 오늘날까지도 밝혀지지 않고 있다는 폭탄 테러로 흥분한 레바논의 기독교 민병대들은 무장 세력이 완전히 물러난 사브라와 샤틸라 지역에 진입하여 팔레스타인 난민들을 무참히 학살한다. 여기까지만 본다면 이 사건은 단순히 레바논에서 일어난 '내전'중에 일어난 안타까운 동족상잔의 비극으로 보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대량학살 사건에는 또 다른 진실이 숨어 있었다. 민간인에 대한 대량학살이 자행되던 그 사흘 동안 이스라엘군은 사브라와 샤틸라 지역을 완전히 포위하고 있었으며 조명탄까지 쏘면서 기독교 민병대를 지원했다는 것이다. 또한 그 지역은 무장세력이 완전히 떠나고 노인들과 여자들, 그리고 아이들만 남아 있는 지역이라는 것을 알면서 대량학살을 방조했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이 책 [바시르와 왈츠를]의 부제는 '대량학살된 팔레스타인인들을 위하여'가 된 것이다.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Post traumatic stress disorder, PTSD)'를 겪고 있는 주인공(저자 자신)이 잃어 버린 자신의 과거 기억을 찾으며 서서히 밝혀지는 진실들. 애써 외면해 왔던 추악한 진실들을 알게 되면서 괴로워하는 주인공과 조금씩 다른 생각과 모습으로 현재를 살아가는 그의 전우들이 묘한 대비를 이루면서 사건의 전말은 조금씩 모습을 드러낸다. 책의 막바지, 조각난 기억의 퍼즐이 모두 맞추어지고 당시 주인공의 얼굴이 클로즈업된다. 그리고 그 다음장은 학살된 노인과 부녀자들의 시체, 오열하는 한 노파의 당시 실제 사진으로 채워진다.

 

  2008년, 이스라엘 아카데미 상 6개 부문 수상을 시작으로 2009년, <외국어영화상>수상까지. 세계적인 반향을 일으켰던 동명의 다큐멘터리 애니메이션을 편집한 이 책은 단순한 양심고백이나 사건고발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한 개인이 바라본 거대하고 추악한 역사에 대해, '전쟁'이라는 극단적 폭력의 늪에서 허우적대던 한 인간에 대해서 이야기 함으로서 읽고, 보는 이로 하여금 쉬이 지워지지 않을 깊은 울림을 남겨준다. 그러나, 그 끝을 알 수 없을 뿐더러 안과 밖의 구분이 모호한 '뫼비우스의 띠'처럼 이 불편하고 슬픈 역사는 지금도 그 땅위에서 다시 재현되고 있다. 아니, 그것은 머나먼 이국 땅에만 한정되는 것은 아니다. 내가 발 딛고 서 있는 이 땅에서도, 그리고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도. 겉모양만 조금 다를뿐, 똑같은 일들이 반복에 반복을 거듭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일까? '영화'가 아닌 '책'을 보았는데도 귓가에 사람들의 아우성과 비명이 들리는듯한 착각이 드는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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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워드 진의 만화 미국사 다른만화 시리즈 1
마이크 코노패키 외 지음, 송민경 옮김 / 다른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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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리더스 가이드'에서 이벤트도서로 받은 책입니다.]


 

"미국 정부는 9/11 사태를 기존 사고방식을 새롭게 변화시킬 기회로 삼기보다는 미국 제국주의가 또 한번 발호할 수 있는 기회로 삼았습니다!"

미국의 대학교수이자 사회 운동가이며 역사학자인 하워드 진의 말이라고 한다. 이라크 전쟁과 아프카니스탄 전쟁을 보면서 사람들은 더 이상 미국을 '세계의 경찰국가'따위로 부르지 않는다. 냉전체제의 붕괴 이후 보여왔던 미국의 제국주의적 행보는 이제는 감출수 없는 악취를 풍기며 전세계인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미국 정부와 군수업자들의 검은 커넥션은 공공연한 비밀이 되어 온지 오래이며, 미국이 개입하고 주도하는 전쟁들의 이면에는 항상 그들이 있어왔다는 것은 이제 누구도 부정하지 못한다. 미국은 더이상 '자유와 기회의 나라'나 '민주주의의 선진국'이 아니다.

 

이 책 [하워드 진의 만화 미국사]는 그런 미국에 대해서 말하고 있다. 과거 미국이 저질러온 만행을 민중의 시각에서 바라보고 있다. '운디드니의 학살'에서 '9/11 테러'까지.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거대한 제국으로 성장한 미국이라는 나라의 추악한 과거사를 돌아보면서 지금도 현재진행형인 그들의 기만과 침략행위를 고발하고 있다. 비록 마지막 장에서 희망적인 결론으로 끝마치긴 하지만 책의 전체적인 내용은 다소 어둡다. 하지만 미국이라는 나라를 '영원한 동맹국'이나 '자유민주주의 맹주'등으로 이해하고 있는 우리의 우편향(?)된 시각을 고치기 위해서는 이런 책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 책은 하워드 진의 저서 [미국 민중사]를 근간으로 그의 또 다른 저서인 자서전 [달리는 기차 위에 중립은 없다]라는 책에 대한 이야기를 만화 형식으로 다시 펴낸것이다. 하지만 '학교에서 가르쳐 주지 않은 미 제국주의 역사'라는 소개가 무색할 정도 아이들이 읽기에는 조금 어려운 감이 있다. 아무리 짧다고는 하지만 한 나라의 역사를 기록하고 더군다나 이미 출판된 책을 모델로 하여 그 내용을 다른 형식으로 전달하고자 했던 것이니 다른 일반 학습 만화들과는 다를수 밖에 없을 것이다. 다만 이 책이 '쉽지 않은 만화'라는 특성 때문에 사람들에게 외면을 받지 않을까하는 걱정은 하게 된다.

 

 

어려울 때에 희망을 갖는 것은 어리석은 낭만주의가 아닙니다. 그것은 인간의 역사가 잔인함의 역사만이 아니라 열정과 희생, 용기와 관용의 역사라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는 태도 입니다.

-마무리 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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끌리고 쏠리고 들끓다 - 새로운 사회와 대중의 탄생
클레이 셔키 지음, 송연석 옮김 / 갤리온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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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책은 '리더스 가이드'에서 이벤트도서로 받은 책입니다.]


 

 책의 뒷표지에 보면 '이 책을 반드시 읽어야 할 사람들'이라는 부분이 나온다. '새롭게 조직되는 소비자의 공격에 방어해야 할 CEO, 조직의 비용을 줄이고 창의성을 높여야 하는 관리자, 스쳐가는 유행과 메가트렌드를 구별해야 할 시장분석가, 새로운 비즈니스모델과 거대한 틈새시장을 고민하는 기업인, 타깃 고객층과 효과적인 마케팅툴을 마련해야 할 마케터, 그럴듯한 약속으로 고객을 유혹해야 할 상품 및 홍보 기획자, 어디서 어떻게 여론이 형성 분출되는지 알아야 할 정치가, 소비자와 대중을 끌어 모아야 할 모든 사람들.' 이 책을 만든 사람들이 제시한 이 책을 읽어야 할 사람들이다. 언뜻보면 별로 관련성이 없어 보이기도 하지만, 그들이 아닌 그들이 상대해야 할 사람들을 생각하면 왜 그들이 이 책을 읽어야 하는지 알게 된다. 여기에 도입부의 저자의 집필 동기를 들어보면 상대방의 존재가 좀 더 명확해진다.

 

 "하나의 기술이 혁명적 역할을 수행하는 데에는 대략 10년의 시간이 걸니다. 새로운 도구가 더 이상 새롭지 않고, 흔치 않던 도구가 모두에 손에 들려, 사람들이 대단하게 생각하지 않을 때, 비로소 대단한 변화가 시작된다."

- 저자의 말 중에서...

 

 저자인 클레이 서키는 오늘날의 세계를 움직이는 역동과 혼란은 하나의 뿌리에서 분출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바로'조직이 없이 조직된 상태'를 유지하는 새로운 대중이 탄행하였다는 것이다. 조직이 없이 조직된 상태, 주모자와 주동자가 없는 시위대. 얼마 전까지도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땅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모습이었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형성된 여론과 그것을 표현하고 뜻을 전달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모인 대중들. 거대 언론의 횡포에 맞서 조직적인 광고주 압박과 불매운동을 벌이던 사람들. 그들이 바로 저자가 말하는 새로운 대중이며, 이 책의 실질적인 주인공인 새로운 사회를 살아가는 일반 대중들이다.

 

 과거에는 돈이 되던 서비스가 이제 소비자들이 직접 할 수 있는 일이 되어 가고 있다. 쉽게 가라앉던 소비자의 분노와 사소한 정치적 문제는 뜨거운 마그마가 되어 시장과 사회를 흘러 다닌다. 혁신적인 조직 운영 모델로 주목을 받던 기업들이 새로운 원리로 무장한 조직들과의 경쟁에서 뒤처지고 있으며, 정부와 시민단체 등 개인의 삶을 틀어쥐고 있던 독점적 힘이나, 사회를 장악하던 권력은 약해지고 있다. 

- 책의 소개 중에서...

 

 이 책 [끌리고 쏠리고 들끓다]는 그런 대중들이 어떻게 트렌드를 형성하고 여론을 조성하는지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인터넷이나 개인 이동통신과 같은 사회적 도구들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그 사회적 도구들을 통해 대중들은 어떻게 변모하는지를 분석하고 있는 것이다. '혁명의 시대를 살아가야만 하는 우리들'을 위해서....

 

 사회적 도구가 획기적으로 개선되면서, 이런 도구에 대한 통제는 카약 조종과 훨씬 더 비슷해졌다. 기술적 환경에 크게 좌우되는 물길을 따라, 빠르게 떠밀려 내려가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이 도구들의 확산에 대해 약간의 통제력은 가지고 있지만, 우리가 가고 있는 방향을 되돌리거나, 멈추거나, 하다못해 홱 돌릴 수 있는 정도의 힘도 갖고 있지 못하다. 우리의 가장 큰 도전은 목적지를 결정하는 일이 아니라 목적지까지 가는 동안 중심을 잃지 않고 몸을 똑바로 세우는 일이다. 그룹 형성을 촉진하는 도구들의 발명은 일반적인 기술적 변화라기보다는 이미 일어나 버린 사건에 가깝다. 따라서 여기서 중요한 질문은 “과연 이런 도구들이 확산될 것인가”, 또는 “사회의 모습을 바꾸게 될 것인가”가 아니라 “사회는 어떻게 변해 가고 있는가” 이다.'

- 에필로그 중에서...

 

 변해가는 우리의 모습, 달라진 대중과 사회를 이해하고 알고 싶다면 꼭 한번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더불어 자발적으로 모인 성난 일반 시민들 중에서 주모자와 배후를 찾고, 아직도 색깔과 좌,우 방향에 집착하는 고매(?)하신 그 분들이 꼭 한번 읽어 보셨으면 하고 헛된 기대를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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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화 2008-10-09 1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추천인의 말대로 이 시대를 살면서 꼭 한번 읽어봐야 할 책!!!!!
 
촌놈들의 제국주의 - 한.중.일을 위한 평화경제학 우석훈 한국경제대안 3
우석훈 지음 / 개마고원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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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리더스 가이드'에서 이벤트도서로 받은 책입니다.]


 

 '88만원 세대'로 유명한 우석훈박사가 쓴 책이다. '88만원 세대'와 '샌드위치 위기론은 허구다'에 이은 '한국경제대안 시리즈'의 세번째 책이라고 한다. 난 그 유명한 '88만원 세대'도 아직 읽어보지 않았고, '샌드위치 위기론은 허구다'라는 책은 제목조차 들어보지 못한 상황에서 이 책을 처음 접하게 되었다. 물론, 우석훈박사가 쓴 책은 이 책이 처음이다. 나름의 흐름을 가지고 있는 시리즈의 중간부터 읽으려니 처음엔 약간 걱정이 되기는 하였지만 아래의 저자의 말처럼 그건 큰 문제가 되지 않았던것 같다. (다른 책들을 먼저 읽고 읽었더라면 또 다르게 느껴졌을지도 모르지만..)

 

 

 여러분 중의 일부는 이미 첫째권을 읽었을 것이고, 그 중의 일부는 둘째권을 읽기도 했을 것이다. 그리고 또 그 두 권과는 전혀 상관없이 이 책을 펼쳐 든 분도 있을 것이다. 물론 전체적으로는 연결되는 이야기지만, 개별적으로 각권을 보시더라도 내용 전개상 큰 무리는 없으니, 앞서 나온 두 권을 읽고 나서야 이 책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걱정할 필요는 없다. 우연히 집어 들었든, 혹은 이 시리즈를 따라오면서 집어 들었든, 책을 읽고 즐기는 데 크게 불편함이 없도록 이야기가 진행될 것이다.

- 여는글 중에서...

 

 

 이 책의 부제는 '한,중,일을 위한 평화경제학'이다. 제목의 '촌놈들'은 이 나라 대한민국과 그 이웃에 있는 중국과 일본을 지칭하는 말이다. 두 번의 큰 전쟁을 거치고 구소련의 붕괴로 냉전체제가 종식된 이 시기에 '제국주의'라는 시대에 뒤떨어진 촌스런 단어를 쓴 이유는 무엇일까? 거기다 뜬구름 같이 생소한 '평화경제학'이라는 말은 무엇일까? 물론, 답은 책에 모두 나와있다. 저자가 설명하는 동북아의 상황과 그들이 행하고 지향하고 있는 정책들. 그리고, 그것들이 우리에게 가져다 줄 암울한 미래. 애석하게도 그건 부정하기 힘든 사실이고 언뜻 그렇게 될것 같아 보인다. 한국의 경제를 이대로 둔다면, 동북아 3국의 국제적 긴장관계가 지금과 같이 흐른다면 '촌놈들의 제국주의'는 실현될 것이고, 더 나아가서는 동북아지역은 새로운 제국주의 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릴 것이라는 것이다. 여기까지는 저자가 이 시리즈의 모티브로 삼고 있는 레모니 스니켓의 '불행 시리즈'(하나의 불행이 끝나면 더 큰 불행이 온다는...)와 그 궤를 같이 한다.   

 

 

 '국익'이라는 개념은 상당히 추상적이기는 하지만, '국익이 있느냐, 없느나?'라는 논의 자체가 파병과 전쟁이라는-일반적인 경제적 범주에서는 잘 포함되지 않는-특수한 관계로까지 연결되는 것은 다분히 제국주의적 현상이다. 이익이 있어도 대부분의 국가들은 전쟁에 참여하지 않는다. 여전히 대의와 명분 같은 것으로 참전 혹은 파병 같은 일을 결정하게 된다.

-본문 중에서...

 

 여러 경제협약 중의 하나일 뿐인 한미fta에 노무현 정부가 그토록 집착한 것은-그리고 많은 반대에도 불구하고, 더 많은 국민들이 이를 열렬히 지지한 것은-일종의 식민지 없는 제국주의가 이로써 가능하다고 여겼기 때문이며, 이것이 사실상 국정홍보처가 얘기한 '경제영토'의 실질적 의미일 것이다. 그들은 '오버'한 것이 아니라, 가장 정확히 현실을 짚었던 셈이다. 미국을 등에 업은 '경제영토'의 확장, 그것이 바로 '촌놈들의 제국주의'가 아니고 무엇이랴.

-본문 중에서...

 

 

 이러한 암울하고 절망적인 미래에 대한 대안과 해결책으로 제시된 것이 바로 '평화경제학'이다. 바로 '평화'라는 것을 공공재로 만들자는 것이다. 전쟁을 방지할 동북아 평화체제를 만들고 지금부터 구축해 나가는 것이 촌놈들의 제국주의로 인한 동북아 3국 사이의 전쟁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권력을 가진 몇몇의 뛰어난 위정자들의 합의나 지도층들의 돌연한 생각의 변화에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 결코 아니다. 그 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전체 구성원, 아니 다수의 구성원들에 의해서만 가능하다. 그렇기때문에 저자는 지금의 10대들을 위해 이 책을 집필했다고 한다.

 

 

 이 책을 집필하면서 가능한 한 '지금의 십대'들이 독자가 될 수 있도록 노력했는데, 이는 한국 경제의 장기적 평화를 위해서는 이들의 선택이 핵심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불행히도, 쉬운 내용은 아니다. 그래서 경제적 분석에 익숙하지 않은 십대들에게는 이 책이 꽤 큰 도전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래도 십대들이 참고 읽어주기를 바라는 것이, 저자로서의 솔직한 소망이다.

-'책머리에' 중에서...

 

 

 저자가 이 책에서 써 놓은 것은 하나의 가상 시나리오이다. 그것도 향후 2~30년을 바라보는 장기적인 예상이다. 하루가 다르게 바뀌어가는 이 사회에서 꼭 그렇게 되리라는 보장은 없다. 하지만, 현재 한.중.일 세 나라가 보여주고 있는 모습은 이런 저자의 주장을 부정하기 힘들게 만들어 주고 있다. 저자가 이야하는 그 제국주의 전쟁은 언제 시작될지 아무도 모른다. 그런 의미에서 '평화'는 이제 우리의 생존과 관련된 단어가 되었다. 그러하기에 이 책은 '지금의 십대'뿐만 아니라 '오늘날의 우리'가 한번쯤은 읽어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누군들 전쟁을 좋아할까? 정말로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면 국민경제 문제의 대부분이 풀리고, 최소한 '인간의 얼굴을 한 자본주의' 정도로 상황을 유지할 수 있게 된다. 그게 나의 믿음이다.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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