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 팔레스타인의 독립은 정당한가 고정관념 Q 13
오드 시뇰 지음, 정재곤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8년 1월
평점 :
절판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것은 고상한 무지와 양심적 어리석음이다.
- 마틴 루터 킹 


무지에 의한 고정관념은 관심에 의한 고정관념 보다 쉽게 없어질 수 있다. 전자는 맹목적으로 얻어진 것이지만 후자는 의식적으로 선호된 것이기 때문이다.
- 조지 밴크로포트 


 본인의 의도와 상관없이 의식이나 표상()에 거듭 떠올라 그 사람의 정신생활을 지배하고 행동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관념을 말하는 심리학 용어로, 고정관념이라고도 한다. 강박관념과 더불어 강박신경증의 징후인 경우도 있으나 반드시 병적인 것만이 아니라 정상적인 관념일 수도 있다.
- 네이버 백과사전


 
위는 '고정관념' 혹은 '고착관념'에 대한 사전적인 뜻풀이이다. 이렇듯 고정관념이라는 것은 자신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자신의 의식을 지배하는 관념으로 주로 부정적 의미로 많이 쓰인다. 자의에 의해서든 타의에 의해서든 잘못된 정보를 토대로 형성된 이러한 관념은 또 다른 오해와 대상에 대한 몰이해를 불러 일으킨다.

 이 책 '팔레스타인'은 [웅진지식하우스]라는 출판사의 [고정관념Q 시리즈]라는 기획물 중의 한권이다. 기획의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하나의 주제에 대하여 세상의 잘못된 통념과 왜곡된 고정관념에 대해 이야기한다.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보여 주는 깊이 있는 통찰과 균형 잡힌 지식을 통하여 읽는 이들로 하여금 진실과 사실에 입각한 상식을 전달하고자 기획된 것이다.


  원 시리즈의 기획 의도도 그렇지만, 단순히 오늘날 퍼져 있는 고정관념을 집대성하자거나 기존 상식에 도전하자는 것이 아니다. [고정관념Q 시리즈]는 한 주제에 관한 일련의 통념들을 출발점 삼아 왜 그런 통념들이 생겨났는지, 그리고 그런 피상적인 상식들이 어느 정도의 진실을 담고 있는지를 알아보려고 한다.
- 기획의 말 중에서... 


 이 책은 [팔레스타인]은 그런 기획 의도에 맞추어 독자에게 몇가지 질문을 던지고 그것에 대해 답하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 소단락의 제목이기도 한 이러한 질문들은 흔히 우리가 진실이라고 알고 있는 고정관념에 관한 것들이다. 


-팔레스타인 분쟁의 원인은 종교문제다?
-팔레스타인인들은 항상 테러를 통해 투쟁해왔다?
-팔레스타인인들은 모두 이슬람교도다?
-팔레스타인인들은 예루살렘을 원한다?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은 전혀 교류하지 않는다? 


 이 책은 막연히 그렇지 않을까 혹은 정황상 그런것이 당연한 것이 아닌가라고 생각하기 쉬운 문제에 대한 이런 질문과 그에 대한 답을 통하여 우리들이 얼마나 잘못된 상식과 관념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가를 깨우치게 해준다. 일례로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팔레스타인'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자. '팔레스타인 지역은 아랍 민족과 유대인들(혹은 이스라엘)이 영토 문제를 둘러싸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중동의 화약고이다.' '팔레스타인의 아랍세력은 이스라엘의 막강 군사력에 대항하여 자살 폭탄 테러나 요인 암살과 같은 방식으로 자신들의 의지를 관철시키려 한다.' 등의 생각들이 가장 먼저 떠오를 것이다. 이는 특별히 이 문제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쉽게 품을 수 있는 생각이다. 저자는 이런 잘못된 통념에 대하여 일부 수정을 가한다. PLO(팔레스타인해방기구)로 대표되는 팔레스타인 아랍진영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게 단순한 역학 관계에 놓여 있지 않다는 것이다. 즉, 작금의 팔레스타인 문제를 단순히 이슬람과 유대교, 아랍과 서방 세력의 대결 구도로 생각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일례로 팔레스타인의 아랍 진영에는 우리가 알고 있는 'PLO'를 제외하고도 '무슬림 형제단'이나 '하마스'와 같은 세력이 존재하며, 서로간의 협조와 반목을 통하여 각자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레바논이나 이집트, 요르단과 같은 주변의 이슬람 국가들의 일치 단결과 전폭적인 지원을 통하여 유대 세력과 대립하고 있는 것도 아니라는 것이다. 즉, 팔레스타인 지역의 분쟁은 이슬람과 유대교의 단순한 종교적 대립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렇지만 '팔레스타인'이라는 주제를 좀 더 깊이 있고 명확히 알기 위해서는 '이슬람'과 '유대교'(혹은 유대인)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같은 시리즈의 [유대인]과 [이슬람]이라는 책을 함께 읽는 것도 추천할만한 독서법이라는 생각이 든다. 비록, 같은 저자가 쓴것도 아니고 기획 단계에서 부터 서로 간의 유기적인 관계에 기반을 두고 집필된 책이 아니기 때문에 그것들을 하나로 아우르는데는 약간의 노력과 수고로움이 필요하더라도 말이다.

 앞서 언급한 이 두 책 [유대인]과 [이슬람]이라는 책도 같은 기획물인만큼 그 구성과 의도가 이 책[팔레스타인]과 그 궤를 같이 한다.  


-아랍사람은 모두 이슬람교도이다?
-이슬람교는 단일하고 순수한 종교이다?
-이슬람교는 언제나 기독교에 맞서 싸웠다?


-유대인이 예수를 십자가에 못 박았다?
-유대인은 하나의 민족이다?
-유대인은 국제적 희생양이다?
-유대인은 돈을 좋아하는 타고나 사업가들이다? 


 위와 같은 질문들을 통하여 각각의 주제에 대하여 좀 더 심층적인 접근을 시도한다. 그렇다고 그것이 그 분야 전문가들에게나 필요할 정도로 굉장히 현학적이고 어렵다는 것은 아니다. 모든 사람이 같은 생각과 지식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기에 확언하기는 어렵지만, 일반 상식보다는 조금 더 깊은 정도의 수준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이다. 그만큼 어렵지 않게 다가갈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이 세권의 책 외에도 더 많은 주제에 관한 책들이 더 출판될 계획이라고 하니 이 시리즈물에 대해선 좀 더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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