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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공찬이 - 우리나라 최초의 한글 필사본 소설
김주연 그림, 김재석 글, 채수 원작 / 고래가숨쉬는도서관 / 2021년 6월
평점 :

설공찬전!
들어보기는 했는데..
내용은 잘 몰랐던 소설이예요.
조선왕조실록에 여섯 번이나 언급된 유일한 고전소설이자
조선 최초의 금서인
우리나라 최초의 한글 필사본 소설
< 설공찬이 >를 읽어보았어요.
사실과 허구의 경계를 넘나들며 전개되는 이야기를 읽다보니
몰입되어서 더위도 잊게 되더라구요.
그럼.. 설공찬이가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 함께 만나볼까요?!

이책의 제목에 등장하는 설공찬은
사실 죽은 인물이에요.
설공찬이 이승을 떠난 지, 5년이 되는 해에
사촌인 공침이의 몸에 빙의되어
저승 이야기, 즉 사후세계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지요.
공찬이 저승사자의 인도를 받아 하늘로 올라가
죽기 직전에 만났던 증조할아버지 설위를 만나게 되지요.
증조할아버지를 따라 간 올라간 하늘에는 신선이 사는 비경이 펼쳐졌어요.
폭포수가 밑을 알 수 없는 절벽 아래로
하염없이 떨져지고,
큰 정자 주변에는 복숭아 꽃이 만발하고
연꽃 정원이 펼쳐져 있었지요.
그곳을 지나 솟을대문으로 들어가니
그곳은 또 전혀 다른 세상이었어요.
마치 임금님이 집무를 보는 근정전 같은 느낌이 들었고,
돌계단 양옆의 해태는 조각품이 아니라 살아 있었지요.
그리고 염라왕의 연회에 증조할마버지 설위를 따라 참석하게 됩니다.
그 곳에서 본 모습들은 신과함께를 떠올리게 했어요.
사경대를 비추면
그 사람의 삶이 주마등처럼 흘러갔고,
그걸 보고 혼령은 심판을 받게 되는 것이 말이예요.

사실 공찬에게는 초희라는 누이가 있었어요.
누이는 누구보다 총명하고 지혜로웠지만
조선시대의 여자의 삶이란
그리 자유롭지 못했지요.
가족의 출세를 위해 정략결혼을 해야만 했고,
머리가 좋아도 글공부를 할 수 없었어요.
양반집 자제인데도
아녀자의 몸으로 태어나면 달리 일이 없이
그저 시집갈 일만 남았다고 하니..
참으로 안타깝더라구요.
공찬과 초희의 어머니인 부인 이씨는
왕가의 혈통이기도 했고, 시경에 두루 능해 규방가사도 곧잘 써내는
지혜로운 어머니셨어요.
그래서 초희에게 한문과 한글 둘 다를 익힐 수 있도록 가르치셨지요.
그러면서 세상의 이치를 깨치는 데는 꼭 한문을 익혀야 되는 것이 아니라고..
우리 임금 세종께서 만드신 훈민정음으로도
얼마든지 세상 이치를 깨치고 나타낼 수 있다고 하셨답니다.
초희는 모내기를 할 때 부르는 들소리들을
그대로 채록할 수 있는 한글에 매력을 느꼈고,
농사꾼의 아이들에게도 한글을 가르치고 싶어 했지요.
하지만 이것은 그 시절 양반의 체면을 깎는 일이었지요.
후에 초희는 시집을 가서 자식을 낳지 못하고
일찍 죽었어요.
누이에 대한 미안함과 그리움으로 병을 앓아
결국 공찬도 약관의 나이에 그만 세상을 뜨고 말지요.
하지만 후에 공찬이 저승에서 만난 누이는 누구보다 행복해 보입니다.
기특하고도 가련했던 초희가 사후에 행복하게 잘 사는 모습을 보니
참 마음이 흐뭇하더라구요.
ㅎㅎㅎㅎ
처음에 책을 읽으면서
'아니! 근데 공찬이는 왜 자신의 사촌인 공침의 몸에 들어가서
저렇게 저승의 이야기를 들려줄까?'
하고 의문을 가졌는데..
책을 읽다보니 이해가 되더라구요.
그가 왜 이승으로 돌아와서 자신의 가족들에게 저승의 이야기를 해주는지 말이죠.

순창의 인물들이 책 속에 등장하고,
지금은 사라져버린 순창의 세시풍속과 공간까지 살려낸 이야기들을 읽다보니
어느새 순창이라는 곳이 궁금해 지더라구요.
책 뒤에
<설 남매와 함께 걷는 15세기 말 순창 문화 테마 여행>이라는 부록이 함께 실려있어
순창으로 여행을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
도저히 끝이 보이지 않는 코시국.
집 밖은 위험하니
집에서 에어컨 틀어놓고 시원한 커피를 마시면서
이승과 저승을 오가는 조선의 판타지 <설공찬전>을
재해석하여 현대적 의미를 담아낸
<설공찬이>를 읽으면서
여름을 보내시는 것 어떠세요?
'고래가 숨 쉬는 도서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