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학교의 상상력
이한 지음 / 삼인 / 200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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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오래전부터 내 책상서랍에 있었지만 읽을 엄두를 내지 못했다. '책이 조금 이상해서 이해하기 힘들어' 라고 토로했던 후배의 말이 너무 깊이 박혀 난 재미없는 책으로 생각해버렸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책을 읽는동안 나는 큰소리로 웃거나 심각하게 법조문(?)을 읽어내려갔다. 이한씨와 몇번 만난적이 있는데 그는 말이 많지 않다. 목소리도 얼마나 작은지 소근소근 이야기하는 것이 귀를 기울이게 한다. 그런 그가 '쏠로달리떼'라는 이상한 용어를 쓰며 유머러스한 이야기들을 풀어놨으니 그가 쓴글인지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책 뒷부분에 또 기자와의 대화 형식을 빌려 자신이 쓴 소설임을 표명하고 있어 약간 궁금증이 풀리기는 했지만 말이다.

앞부분에 나와있는 가상의 이야기들은 우리사회를 날카롭게 꼬집고 있지만 내용이 너무 웃기고 재미있어 책이 빠져들게 한다. 그리고 뒷부분은 법적인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정말 그냥 흐르는데로 받아들였던 교육에 대해, 우리가 누군가에게 빼앗겨버린 청소년 그 소중한 시기의 권리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한다. 많은 사람들이 이책을 읽었으면 좋겠다. 한 젊은이의 절규에 가까운 이 책이 우리 가슴속에 깊이 깊에 들어와 희망을 찾아 함께 갔으면 좋겠다. 희망은 오지 않는다. 우리가 함께 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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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밀란 쿤데라 지음, 이재룡 옮김 / 민음사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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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 나는 이책을 선물로 받았다. 후배가 생일선물로 주었는데 당시 우리는 이런 책을 좋아하지 않았다. 이렇게 난해한것 같은 책, 포스트 모더니즘은 더 좋아하지 않았다. 그 후배가 조금 유별난 후배였던 것이다. 책을 조금 읽어보니 역시 재미없었다. 무슨 내용인지도 모르겠고 진도도 나가지 않았다. 나는 어렵지 않게 책읽기를 포기해버렸고 책은 오랫동안 다른 책들에 파묻여 있었다.

그리고, 1997년 나는 그냥 아무 생각없이 다시 이 책을 펴들었다. 있는 책을 읽지 않은채 그냥 둔다는 것이 마음에 걸렸고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첫부분은 역시 재미없었지만 참고 읽어나가니 의외로 재미가 더해갔다. 열심히 읽었다. 너무 오래되어 구절구절 기억에 남지는 않았지만 나는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재밌는 책으로 결론지었다. 한번 읽은 책은 잘 읽지 않는 사람이 나다. 나는 반복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런데 나는 다시 이 책을 펴 들었다. 그냥 , 읽고 싶었다. 재밌었던 책이었지, 하고.

역시 처음에는 재미없었다. 내게는 사변처럼 느껴지는 어려운 이야기들의 나열이었다. 어느정도 읽으니 줄거리라고 할 수 있는 내용이 보이기 시작하였다. 나는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이라는 말이 맘에 든다. 그것은 내 존재를 가볍지 않게 살아나가에 겠다는 경종과 같은 말로 느껴지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자유롭게 살기를 원하며 편하게 살기를 원한다. 하지만 그것을 갈구할 수록 삶은 가벼워짐을 느낀다. 쿤데라가 말하는 가벼움중 테레사고 토마스의 집 앞에서 토마스와 대면하는 순간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난 것을 가벼움으로 이야기 하는 것이 있는데 사실 그런 이야기는 약간 본질을 빗겨나고 본질을 가볍게 한다는 생각이 든다.

하나님이 인간의 형상과 같다면 하나님도 똥을 쌀것이라는 등의 이야기가 흥미롭기는 하지만 솔직히 이소설의 전체적인 내용을 파악하기가 힘들었다. 사랑에 대해서도 그렇고 삶과 철학에 대해서도 나는 소설속 이야기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 정말 어렵게 책장을 덮으며 다시 한번 나는 이책에 대해 결론을 내렸다. '재미없는 책'으로. 왜 이번에는 재미없었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이책을 특별히 권하고 싶지 않다. 감동적이고 좋은 책이 얼마나 많은가? 이 책은 감동적이지도 않고 재밌지도 않으며 철학적이지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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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안교육과 대안학교
이종태 지음 / 민들레 / 200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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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일하고 있는 맥지청소년사회교육원에 발을 딛은 것은 청소년들과 함게 하고자 했던 내 강한 의지 때문이었지만 나는 '청소년들이 이 험란한 사회를 살아가느라 참 외롭겠다.'는 생각을 했을 뿐 그 이상의 그 어떤 지식도 갖고 있지 못했다. 이곳에 와서 청소년상담실을 통해 청소년들의 고민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알게 되었고 청소년문제의 얽힌 실타래를 푸는데 학교가 얼마나 중요한 위치에 있는지도 알게 되었다. 우리 단체는 다른 청소년단체와 달리 '대안교육'을 하고 있다고 했는데 사실 나는 그 '대안교육'이라는 단어를 그 무렵 처음 들었다.

사무실에는 대안교육전문지 '민들레'가 격월로 들어왔는데 처음 '민들레'를 읽던 그 때 그 놀라움과 감정을 잊을 수 없다. 책장을 넘기며 알 수 없는 반감이 몰려왔다. 너무 부정적으로 학교와 교육을 바라보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도 들었다. 하지만 책을 모두 읽고 마지막 장을 덮었을 때 나를 속여오고, 구속했던 사회의 보이지 않는 철창에 분노했다.

나는 학교를 좋아하지 않았지만 초등학교때부터 고등학교 졸업의 그날까지 결석을 한번도 하지 않은 학교 신봉자였다. 선생님들에 대한 불신, 흥미없는 공부가 학교와 나의 충분한 거리를 유지하게 했음에도 한번도 학교를 떠나야겠다거나 구체적으로 어떻게 바꿔나가에 겠다는 생각을 하지 못한 것이다. 그런데, 이미 우리 사회에 대안교육이라는 담론으로 학교와의 싸움이 진행되고 있었고 싸움의 과정에서 속속 밝혀지는 학교의 무능력은 학교 안에 순종했던 내 자신을 채찍질했다.

대안교육과 나의 만남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대안교육이 공교육을 무너뜨리자는 것은 결코 아니지만 공교육 입장에서 보면 큰 바윗덩어리가 학교를 향해 굴러오는 기분일 것이다. 나는 바윗덩어리 위에 내 몸을 싣고 달리기 시작했다. 민들레를 꼼꼼히 읽었고, 대안교육연구회라는 모임도 함께 했다. 대안학교 탐방도 가고 민들레 독자모임에 가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기도 했다. 이제 나는 교육에 대해 나름대로의 철학을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때, <대안교육과 대안학교>라는 책이 나왔음을 알았다. <대안교육과 대안학교>는 저자인 이종태 박사가 말한 것처럼 대안교육을 실천하고자 하는 분들에게 실제로 도움이 될 만한 정보나 사례가 충분치 않다는 현실에서 나온 책이다. 이종태 박사는 이 책이 여러사람의 합작품이라 해야 옳을 것이라 했다. 한사람의 성과라 하기보다는 그동안 대안교육현장에서 함께 해온 모든 이들의 성과이기에.

대안교육의 등장과 현황, 문제의식, 철학, 전망과 과제로 두루두루 다루고 있는 이책은 대안교육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들에게 좋은 안내서가 될 것이다. 물론 이 책을 시작으로 해서 자신만의 고민과 성과가 충분히 뒤따라야 함은 필수적이다. 하지만, 모든 것이 완벽할 수 없듯이 이 책에서도 대안교육에 대해 전반적으로 다루고 있으면서 많이 빠져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대안교육에 대한 다양한 철학을 이 책이 모두 담고 있지 못하며 무수한 사람들의 노력을 빼지 않고 담고 있지도 못하다. 책에 나와있는 사례들이 대표적인 대안교육의 공간을 담고 있기는 하나 더 많은 교육공간이 존재함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그러므로, 책을 읽는 사람들이 이 책을 하나의 정론으로 생각하기보다는 자신의 고민을 깊게 하는데 보탬이 되도록 참고하는 것이 좋을 듯 하다. 어쨌든 나는 이종태 박사에게 감사한다. 한권의 책이 얼마나 큰 성과인지…. 이 책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교육에 대해 고민하고 함께 해 나갈 수 있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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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문화유산답사기 3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3
유홍준 지음 / 창비 / 199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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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에 가고 싶었다. 내가 언제부터 문화유산에 관심을 갖게 되었는지 뚜렷하게 기억나지 않지만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를 읽으며 다른 문화유산 관련 책자를 사 모으기 시작하였고 책을 읽고 난 후에는 또 내안의 무슨 끼가 발동하는지 짐을 챙기고 떠나고 싶은 마음에 몸이 근질근질 했다.

수학여행지로 한번도 불국사를 스친적이 없는 나는 불국사에 가고 싶었다. 아니 불국사 뿐만 아니라 경주에 가고 싶었다. 석굴암도 보고 싶고, 경주남산의 그 많은 탑과 불상들을 만나고 싶었다. 또 해질무렵이 가장 아름답다는 감은사지도 가보고 싶었다. 문무왕 수중릉도 그 유례가 없는 수중릉으로 내 호기심을 잔뜩 자극했다. 이 모든 것이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때문이었다. 잠시 직장을 그만두고 집에서 쉬던 나는 할일없이 지도를 펼쳐놓고 시간만 나면 여행 전략을 짜고 있었다. 돈 한푼 없는 백수가 말이다.

그리고, 어느 날 미리 콘도를 잡아놓고 주위의 선배, 후배들을 꼬시기 시작했다. 동해로 가자고... 낙산사 옆 낙산 해수욕장의 콘도에 묵으며 낙산해수욕장의 일출 낙산사의 예쁜 돌담을 둘러보고 우리는 동해를 따라 아래로 아래로 내려왔다. 밤새 운전하느라 지친 선배는 반죽음이 되어있었다. 하지만 나는 경주를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석굴암이라도 보자고, 난 한번도 못 봤다고, 절대 그냥 갈수 없다고 선배를 설득했다. 그렇게 석굴암에 갔다. 유리막이 쳐진 석굴암을 보며 책에서 이야기한 조화나 신비로움을 모두 느끼기는 힘들었다. 하지만 심하게 말하면 내 수준에 돌덩이로 생각했을 불상이 우리의 얼마나 위대한 문화유산인지 잘 알고 있었다.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를 읽었으니까.

석굴암만 보고 돌아왔다.너무 아쉽게도... 경주를 향한 내 열정때문인지 기회는 쉽게 또 찾아왔다. 아는 선배의 도움으로 경주답사팀에 끼어 경주를 다시 방문한것이다. 모래밭에 앉아 멀리 수중릉을 보며 역사에 대해 생각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감은사지에서의 노을을 잊을수 없다. 유홍준씨의 말처럼 붉게 물든 하늘 끝에서 오랜역사를 발하는 탑이 얼마나 아름다웠던지... 불국사는 또 가지 못했다.시간때문에... 내 속에 아직도 불국사 대웅전을 오르는 계단의 한복 저고리 곡선과 뒷담의 아름다움이 생생히 남아 그리움만 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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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세대의 무서운 아이들 - 디지털, 지식혁명의 신물결
돈 탭스콧 지음, 허운나.유영만 옮김 / 물푸레 / 199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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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일하는 곳이 대안교육을 하는 곳이고, 청소년들과 함께 하는 곳이라 청소년들의 문화에 관심이 많다. 게다가 몇몇이 모여 대안교육연구회를 만들고 1년여 동안 활동을 해오고 있다. 활발한 활동을 하진 못했지만 나름대로 뜻을 가지고 함께 하는 사람들인지라 보람이 있었다. 회원 한분이 <N세대의 무서운 아이들>이라는 책을 소개하며 우리들도 토론을 해보자고 했다. 대학에서 리포트 자료로 많이 쓴다는 말을 하면서...

<N세대...>라니 그들의 문화성향에 맞는 재밌는 이야기라고 나름대로 짐작하며 책을 샀다. 그런데 내 예상은 여지없이 빗나가고 나는 첫 토의모임의 발제를 해야 한다는 부담을 안고 책을 읽어 내려갔다.

이 책에서는 주로 미래 사회의 변화모습과 우리들이 거기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아이들이 컴퓨터 많이 한다고 혼내는 어른들을 꾸짖으며 미래사회는 학교도 없어지고 모든것이 사이버상에서 이루어지게 될 것이라는 것을 예견했다. 하지만 사이버생활이 어떤 단점을 가지고 있으며 아이들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모르는 것은 아니었다.

책에서 일관되게 정보화시대, 사이버시대를 외치고 있지만 나는 쉽게 거기에 동화되지 않았다. 왜냐하면 지금 흘러가고 있는 사회, 더구나 정보화시대는 정보의 집중화로 지금보다 심한 빈부차나 계급차를 유발할 것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 책이 거리를 오가며, 시내버스에서 어깨를 부딪치는 나의 이웃들을 향해 하고 지르고 있는 소리는 결국 시대를 어서 빨리 쫓아가라는 채찍으로 밖에 들리지 않았다.

그러나 행복이란 무엇인가, 니어링 부부의 전원생활에 많은 사람들이 공감과 지지를 보냈듯이 시내를 쫓아가는 것은 결코 행복의 길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사회를 주름잡는 권력을 가지고 싶고, 부를 영위하고 싶다면 물론 필요할 것이다. 꼭 그렇지 않다하더라도 인터넷이 우리생활을 얼마나 편리하고, 획기적으로 바꿔놓았는지 나도 잘 알고 있다. 아직도 e-mail 하나 없이 지내는 사람들과는 대화가 잘 통하지 않고 어떤 일을 함께 하는데 몹시 불편하며 가끔 짜증도 난단다는 것도 알고 있다.

그렇다고 그들보다 내가 더 잘난것은 아니며 행복한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이 책의 어투는 정보화를 뒤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무시가 깔려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골에서 중학교에 다니는 내 막둥이 동생은 도시 아이들 만큼 정보화교육을 받지 못하고 있으며 정보화시대의 큰 물줄기를 체험할 기회도 많지 않다. 하지만 그것이 그렇게 중요할까 싶다. 지금 동생에게는 내고향 작은섬에서의 서정 넘치는 청소년시기를 신나게 즐기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산골소녀 영자에게 우리가 그 무엇도 강요해서는 안됐던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사회에서 이루고자 하는 꿈을 가진 이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읽어서 해가 될 책은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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