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문화유산답사기 3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3
유홍준 지음 / 창비 / 1997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경주에 가고 싶었다. 내가 언제부터 문화유산에 관심을 갖게 되었는지 뚜렷하게 기억나지 않지만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를 읽으며 다른 문화유산 관련 책자를 사 모으기 시작하였고 책을 읽고 난 후에는 또 내안의 무슨 끼가 발동하는지 짐을 챙기고 떠나고 싶은 마음에 몸이 근질근질 했다.

수학여행지로 한번도 불국사를 스친적이 없는 나는 불국사에 가고 싶었다. 아니 불국사 뿐만 아니라 경주에 가고 싶었다. 석굴암도 보고 싶고, 경주남산의 그 많은 탑과 불상들을 만나고 싶었다. 또 해질무렵이 가장 아름답다는 감은사지도 가보고 싶었다. 문무왕 수중릉도 그 유례가 없는 수중릉으로 내 호기심을 잔뜩 자극했다. 이 모든 것이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때문이었다. 잠시 직장을 그만두고 집에서 쉬던 나는 할일없이 지도를 펼쳐놓고 시간만 나면 여행 전략을 짜고 있었다. 돈 한푼 없는 백수가 말이다.

그리고, 어느 날 미리 콘도를 잡아놓고 주위의 선배, 후배들을 꼬시기 시작했다. 동해로 가자고... 낙산사 옆 낙산 해수욕장의 콘도에 묵으며 낙산해수욕장의 일출 낙산사의 예쁜 돌담을 둘러보고 우리는 동해를 따라 아래로 아래로 내려왔다. 밤새 운전하느라 지친 선배는 반죽음이 되어있었다. 하지만 나는 경주를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석굴암이라도 보자고, 난 한번도 못 봤다고, 절대 그냥 갈수 없다고 선배를 설득했다. 그렇게 석굴암에 갔다. 유리막이 쳐진 석굴암을 보며 책에서 이야기한 조화나 신비로움을 모두 느끼기는 힘들었다. 하지만 심하게 말하면 내 수준에 돌덩이로 생각했을 불상이 우리의 얼마나 위대한 문화유산인지 잘 알고 있었다.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를 읽었으니까.

석굴암만 보고 돌아왔다.너무 아쉽게도... 경주를 향한 내 열정때문인지 기회는 쉽게 또 찾아왔다. 아는 선배의 도움으로 경주답사팀에 끼어 경주를 다시 방문한것이다. 모래밭에 앉아 멀리 수중릉을 보며 역사에 대해 생각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감은사지에서의 노을을 잊을수 없다. 유홍준씨의 말처럼 붉게 물든 하늘 끝에서 오랜역사를 발하는 탑이 얼마나 아름다웠던지... 불국사는 또 가지 못했다.시간때문에... 내 속에 아직도 불국사 대웅전을 오르는 계단의 한복 저고리 곡선과 뒷담의 아름다움이 생생히 남아 그리움만 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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