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역사의 아픔을 고스라니 지닌 이름 점례!!

황토
조정래 지음 / 해냄 / 2011년 5월

그 시대를 살아보지 않은 우리가 그 시대를 살아간 이들을 평가 할 수 있을까??  살아내기 위해서는 무슨일이든지 할 수 밖에 없는 시대...그 시대를 대표하는 사람 점례!! 

점례는 일제 강점기 말에 끝없이 남자들은 징용으로 끌려가고 여자들은 정신대로 끌려가는 시대에 자신보다 더 소중히 여기는 가족을 위해 일본인 '야마다'의 첩이 되어 살수 밖에 없는 현실을 담담히 받아드린다. 일본인의 앞잡이가 되어 날뛰는 사람이 아닌 일본인의 자식을 낳고 절망할 수 밖에 없는 점례..해방과 함께 일본인이 모든것을 버리고 도망치 듯 사라졌을 때 아이와 남겨진 점례는 다시 살아남기 위해 일본인의 핏줄인 '태순'를 버리고 좌익청년 박항구와 결혼을 한다 하지만 해방과 함께 남과 북이 이념적인 갈등이 첨예하게 대립 될 때 점례는 박항구의 딸 세연과 세진을 낳고 전쟁과 함께 박항구도 떠나간다...그리고 박항구의 처라는 사실 때문에 경찰서에 끌러가 고초를 당하고 딸 세진을 살리기 위해 미군의 첩이 되어 다시 아들 '박동익'을 낳아 기른다. 

이런 가족사에서 자녀들간의 갈등 뿐만 아니라 혼자서 성씨와 민족성도 모두 다른 자식 3명을 기른다는건 점례의 운명이 아니면 받아들이기 어려운 갈등구조를 지녔다. 

하지만 점례는 그 시대를 살아남은 여인답게 자녀들간의 갈등을 딸 세연과 함께 얼킨 실타래를 풀어내듯 조용히 조용히 풀어내는 모습이 참 안쓰럽고 어디에도 당당하지 못하는 그 시대를 살아남은 자의 고통을 수반하는 삶이 "삶"이라는 시를 욻주리게 만든다. 

작가는 토속적인 제목'황토'에서 우리가 역사속에서 점례처럼 살 수 밖에 없었던 역사적인 삶의 질곡을 담담하게 그려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