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가본드 1
이노우에 다케히코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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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작가의 또다른 작품 ‘슬램덩크’에 매료되어 주저함없이 집어든 이책. 슬램덩크의 그것에서 진일보한 실사에 가까운 그림체가 내눈을 먼저 사로잡았다. 그렇다고 해서 스토리라인이 엉성하다는 것은 절대 아니다. 논픽션과 픽션을 적정한 수준으로 배합하여 긴장을 늦출수 없게 만드는 이야기 전개는 보는 이로 하여금 다음 권을 항상 애타게 기다리게 한다.

펜터치 한선 한선에 느껴지는 작가의 작화력은 차치하기로 하자. 이미 슬램덩크 말미에 설명이 필요없는 역량을 작가는 우리에게 보여줬으니까…그것보다는 미야모토 무사시라는 어찌 보면 조금은 진부할(너무 많이 써먹었기 때문에) 수도 있는 무협지적 인물을 이 혹성위에서 고뇌하는 많은 군상중 하나의 인간으로 그려낸 작가의 역량에 박수를 보낸다.

개인적으로는 코믹적인 요소가 조금만 더 가미되었더라면 하는 지극히 만화적(?)인 소망이 있지만 어떻게 말하면 무미건조할 수도 있는 이 만화는 그 나름대로의 위치를 차지할 것이라고 생각된다. 이노우에의 작품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만족 100퍼센트의 기쁨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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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 1 이외수 장편소설 컬렉션 6
이외수 지음 / 해냄 / 200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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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가 크면 실망도 기대의 크기에 비례하는 법이다. 이외수의 신작 '괴물'을 받아들고 설레는 마음 누르며 책장을 넘겼으나 마지막페이지를 덮으며 내가 느낀 감정은 실망감 그 자체였다. '꿈꾸는 식물'에서의 잔인한 희열이나 '들개'에서의 아름다운 고통,'벽오금학도'의 기분좋은 도피등 이외수작품들만의 독특한 정화감을 느껴보고 싶었지만 이번 작품에서는 그것이 힘들었다.

일단은 스토리와 인물설정이 대단히 방만하다. 2권에 들어서는 '도대체 이렇게 펼쳐놓고 어떻게 이 이야기를 마무리하려나'하는 걱정마저 들었을 정도니까. 한마디로 이야기한다면 두권으로 끝낼수 있는 작품이 아니었던것 같다. 허술한 결론부분도 이외수 답지 않았고... 그러나 이외수 특유의 언어유희나 위트는 여전했다. 생소한 네크로필리아라던가 천부경등 여러 소재들에 대한 연구도 상당했었을 것이라 생각되고...이외수의 팬이라면 그의 모든 작품이 나름대로의 소장가치는 있을 것. 그의 다음 작품을 즐겁게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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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개
이외수 지음 / 동문선 / 198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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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운 두 사람이 만난다. 외롭다기보다는 스스로 외롭기를 바라는 두사람이라고 해야 옳을지도 모르겠다. 그런 두사람이 만나 기묘한 동거를 시작한다. 선문답과도 같은 구름따먹기식 대화와 간간히 이루어지는 두 육체의 결합(그이상 그이하도 아니다). 그둘의 생활은 그렇게 이루어진다.

꿈꾸는 식물의 잔인한 희열을 느낀 후 이책을 접했다. 역시 이외수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작품이었다. 들개에서는 꿈꾸는 식물에서와는 또 다른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된다. 키워드는 고통. 너무나도 아프다. 우리네 살아가는 모습이나 그 모습이 싫어 떠난 사람들의 모습이나 모두 아프다. 그런데도 아름답다. 너무나 아름다워 아프다면 궤변일까?

모두 길들여지며 살아가는 인생들이다. 이책의 두주인공들은 그것의 거부하려한다. 남자는 자신의 인생의 청사진을 들개벽화로 남기고자 한다. 수차례의 실패끝에 마침내 길들여질 수 없는 들개들의 벽화를 완성하고 죽음을 택한 남자. 그는 자신의 그림에 길들여져가는 자신을 목도할 수 없었을 지도 모른다. 이 겨울, 다른 세상의 아름다움을 느끼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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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사전
이외수 지음 / 동숭동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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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란 늘 절대성의 원리로만 이해가능한 세상인 것처럼 느껴졌다.하지만 이외수씨의 글 속 세계는 상대성 원리로 충만하다.
모든 글 속에 이외수씨가 편재해있기 때문이다.(어쩌면 이 우주와도 편재가 가능한 사람일지 모른다.)

감성사전이라는 어찌보면 너무나 낭만적이고 어찌보면 너무나 딱딱한 제목의 이 책을 펴기 전에는 이 책이 나에게 별달리 던져줄 것을 가지고 있지 않은듯 생각되었다.
하지만 사물을 다르게 보는 시각, 교과서에서는 절대 가르쳐주지도 않고 그렇게 보지 않기를 바라는 시각마저 나에게 갖게 해주었다.

특히 뉴욕테러 이후에 봐서 더욱 뇌리에 와닿았던 글귀가 있다.
약소국의 군대는 자국민의 안전과 재산을 지키지만 강대국의 군대는 약소국 국민의 안전과 재산을 노린다는...어쩌면 내가 미국같은 강대국 시민이었다면 절대로 이해하지 못할 논리일 것이다.이런것이 상대성이란 단어가 갖는 매력인지도 모르겠다.

그렇다고 이 책에 이런 반교과서 적인 삐딱한 글귀들 만이 있는 것은 아니다. 묘사의 대가 이외수씨 답게 그 농밀한 묘사가 녹아있는 시각 하나하나가 아름다운 글귀들은 또 얼마나 많은가...
누구라도 한번쯤 읽고 세상에 대해 삶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해 볼 수 있도록 하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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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칠 것이 없어라 : 김종서 평전 - 불우했던 완전주의자 김종서의 비장한 생애
이덕일 지음 / 김영사 / 199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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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칠 것이 없어라' 우리 도서계에 흔치 않은 평전이고 김종서란 인물을 대충은 알고 있었지만, 역사적 자료를 근거로 전문가가 쓴 일대기를 알고 싶었다. 북방 개척의 업적을 두고 많이 듣던 말 중에 '내가 있어도 종서가 없었더라면 사진을 능히 개척하지 못했을 것이요, 비록 종서가 있었더라도 내가 없으면 이 일을 주장하지 못했을 것이다'라는 세종대왕의 말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아 있었다.

책을 읽어 가면서 세종대왕과 김종서 두 인물의 절대적인 신뢰를 느낄 수 있었고, 과연 역사에 이름이 남을만한 군주와 신하라는 감탄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우리 나라 역사 중 가장 많이 회자되는 사건이 수양대군이 왕위를 찬탈한 계유정난일 것이다. 그래서 그와 관련된 많은 서적들이 출판되었고 그 중, '한명회'라는 책을 전에 읽어 보았다. 그 책에서 수양대군을 비롯한 한명회의 무리들은 역사의 소명을 받아 활약한 일세의 영웅으로 묘사되고 있으며 계유정난을 미화하고 있기까지하다.

사실 글쓴이의 필법도 나무랄데 없는 훌륭한 작품이었다고 기억한다. 그래서 한명회 등과 같은 계유정난의 공신들이 오히려 새 역사의 주인공인양 긍정적인 평가를 하기도 했다. 아마도 사실(史實)을 바탕으로 하긴 했지만 소설 형식의 글과 더욱 정확하고 철저한 역사의 고증을 거쳐 쓴 평전과의 차이점일 것이다. 역시 역사는 승리자의 기록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 할 수 있었다.

어찌 됐든 줄곧 생각해 왔던 계유정난에 대한 나의 판단이 이 책으로 인해 제대로 자리잡을 수 있었다. 전문 지식과 한 인물에 대한 철저한 연구를 한 이덕일씨의 의견을 쫓지 않을 수 없다. 우리 역사뿐 아니라 세계 역사 속에도 잘못된 고증이나 권력자들의 횡포에 의해 지워지지 않는 오명을 남긴 인물들이 많은 것 같다.

변방에서 임무를 수행하며 보여준 그의 실천적 행동과 헌신적인 희생은 어느 시대이든 위정자라면 반드시 본받아야 할 자세이다. 나라와 백성의 안위와 군주에게 충성하고자 하는 흔들리지 않는 신념이 어떠한 도전에도 기개가 꺾이지 않는 베짱과 두려움을 모르는 대호로서의 용감무쌍함을 가질 수 있게 했다고 저자도 평가하고 있다. 초지일관이라고 하듯 자신의 깊은 심지를 죽을 때까지 지켜온 흔치 않는 인물이 김종서이다.

좀 아쉬운 것은 너무 명분에 집착한 나머지 수양대군 무리의 계유정난을 짐작하고 있으면서도 미연에 방지하지 못한 것이다. 그러나 역이든 순이든 역사의 큰 흐름을 누군들 바꿀 수 있을것인가? 객관성과 사실을 위주로 한 김종서 평전의 마지막 장을 넘기는 순간 크나큰 아쉬움과 안타까움이 밀려드는 것은 무슨 까닭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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