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개
이외수 지음 / 동문선 / 1989년 5월
평점 :
절판


외로운 두 사람이 만난다. 외롭다기보다는 스스로 외롭기를 바라는 두사람이라고 해야 옳을지도 모르겠다. 그런 두사람이 만나 기묘한 동거를 시작한다. 선문답과도 같은 구름따먹기식 대화와 간간히 이루어지는 두 육체의 결합(그이상 그이하도 아니다). 그둘의 생활은 그렇게 이루어진다.

꿈꾸는 식물의 잔인한 희열을 느낀 후 이책을 접했다. 역시 이외수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작품이었다. 들개에서는 꿈꾸는 식물에서와는 또 다른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된다. 키워드는 고통. 너무나도 아프다. 우리네 살아가는 모습이나 그 모습이 싫어 떠난 사람들의 모습이나 모두 아프다. 그런데도 아름답다. 너무나 아름다워 아프다면 궤변일까?

모두 길들여지며 살아가는 인생들이다. 이책의 두주인공들은 그것의 거부하려한다. 남자는 자신의 인생의 청사진을 들개벽화로 남기고자 한다. 수차례의 실패끝에 마침내 길들여질 수 없는 들개들의 벽화를 완성하고 죽음을 택한 남자. 그는 자신의 그림에 길들여져가는 자신을 목도할 수 없었을 지도 모른다. 이 겨울, 다른 세상의 아름다움을 느끼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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