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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스맨
대니 월러스 지음, 오득주 옮김 / 민음사 / 2008년 12월
평점 :
절판
대니 월러스, 오득주 옮김, 『예스맨』, 민음사, 2009.
이 책은 하나의 실험보고서이다. 작가 자신이 실험 당사자가 되어 예측할 수 없는 결과를 얻기 위한 1년간의 기록이다. 그러나 특별한 목적을 가지고 시작한 것이 아니라 순전히 ‘우연히’ 만난 한 남자로 인해 타의적으로 한 성격이 강하다. 그러다보니 그 과정들이 좌충우돌은 기본이요, 걷잡을 수 없이 일이 한도 끝도 없이 확대되곤 한다. 이 실험은 단순하다. 모든 일에 ‘네’, 예스를 외치는 것이다. 아주 단순한 원칙이지만, 위험한 원칙이기도 하다. 일례로 영국에 살고 있는 작가가 네덜란드, 오스트레일리아, 싱가폴 등지로 날아갈 수 밖에 없었던 것도 이 ‘예스’원칙 때문이었다. 이 실험을 우습게 보고 그를 골탕먹이려는 무리가 있어서 혹은 그의 실험을 무모하고 안타깝게 여기는 이들이 실험을 중단시키려 했기 때문이다. 뭐, 어쨌든. 그는 ‘예스’를 날리며 모든 것을 받아들였다.
이 책이 나온 비슷한 시기에 영화 ‘예스맨’도 개봉되었다. 영화는 시간적 제약이 있기 때문에 보다 극적인 몇몇 사건에 초점을 맞추어 집약적으로 그려내었다. 이 책을 모티프로 영화화한것이기 때문에 유사점도 많았으나, 책에 나온 것과 같이 실험을 시작한 동기부터, 싫은 일에도 ‘예스’를 외쳐야 하는 내적 갈등과 고민, ‘예스’라고 해서 생긴 안좋은일(영화에는 좋은일만 부각된 것은 사실이다) 등 1년동안 생긴 정말 다양한 실험과정을 상세하게 그려내었다. 혹시라도 영화를 보고 예스맨이 되려는 자극을 받은 분들은 이 책을 읽고, 예스맨이 되었을 때의 고민, 갈등, 어려움에 대해서도 미리 알아두는 것이 좋겠다.
결론적으로, 작가가 ‘예스’를 외치는 이유는 ‘행복해지고 싶어서’이다. 실제로 예스라고 더 자주 말하게 됨으로써 예전보다 행복해졌다고 한다. 이것이 예스가 가져다준 행복일까? 예스가 가져온 우연의 연속이 이러한 행운을 불러온 것일까? 여기에 대한 답을 인용하며 글을 마무리한다. “내가 곧장 깨닫게 된 것은, 우선 왜그는 이 모든 것을 행운에 돌린다는 점이었다. 그렇지만 그러한 행운이 일어나게 만든 것은 바로 ‘그’였다. 다만 그가 그것을 깨닫지 못하고 있을 뿐이었다.”(437쪽)
* 내 마음대로 밑줄 긋기
- 넌 또 똑같은 문자를 보내겠지. 못 나와서 미안하고 너네끼리 재미있게 잘 놀아라, 뭐 그런 문자 말이야. 문자 기다리마. 그럼, 안녕. (24쪽)
- Say Yes More. (29쪽)
- 닫힌 마음도 병이죠. 열린 마음을 가질 필요가 있어요, 안 그러면 삶이 그저 당신을 지나쳐 버릴 거예요. 인생의 참가자라기보다는 그저 방관자가 될 테니까요. 이해가 되나요? (129쪽)
- 몇 시간 후에 나는 배신과 강간과 죽음에 대한 공연을 세 번째로 보고 있었다. 마지막이길 바라면서. (362쪽)
- 예스가 베푼 것은 예스가 다시 거두어 가는 게로군. (371쪽)
- 그렇지만 내가 ‘노’라고 말하는 것에 대해 ‘노’라고 한다면 나는 ‘노’라고만 말하는 것에 대해 ‘예스’라고 말하게 될 거야. 나는 오로지 ‘노’만 하고 있을 테니까 말이야. ‘노’라고만 말하는 것에 ‘노’라고 할 수 있다면 그 때문에 그게 무효가 된다고. (387쪽)
- 당신을 잘 아는 사람들은 당신의 약점을 아는 사람들이죠. (552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