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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리스 중학생
타무라 히로시 지음, 양수현 옮김 / 씨네21북스 / 2011년 9월
평점 :
절판
타무라 히로시, 양수현 옮김, 『홈리스 중학생』, 씨네북스, 2008.
만만히 볼 책이 아니다. 집에 가는 차 안에서 뒤적여보다가 집에 와서는 옷도 안갈아입고 끝까지 읽게 되었다. 다소 거친 문장(책의 뒷부분에 보면 자신의 학력이 짧기 때문에 문장이 형편없다며 사과하는 내용이 나온다. 그러나 나같은 경우는 이러한 짧고 거친 문장에서 대단한 진정성이 느껴져 글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졌다.) 흥미진진한 스토리나 복잡하면서도 감질나는 갈등구조가 나타나지도 않지만, 묘하게 흡입력이 있었다. 개그맨이라는 작가의 이력을 떠올려보면 그의 삶은 언제나 재미있고 흥미진진할 것만 같았다. 사실 중학생이 되기 전까지는 제법 유복한 생활을 했기에 낙천적이고 긍정적인 태도가 자리 잡았다. 그러나 갑자기 가족의 해산과 가난, 생존이 걸려있는 삶을 살다보니 삶의 의미를 잃기도 하고, 방황을 하기도 했다. 개그맨인 작가의 자서전인 이 책은, 자신이 겪은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었던 사건, 친구들, 가족, 선생님의 이야기를 담담히 풀어내면서 삶을 돌아보는 계기를 갖는다. 슬픈일이 있어도 남을 웃겨야만하는 것이 개그맨의 가장 큰 비애라고 하지 않던가. 삶의 진정한 어려움과 고통을 경험해본 타무라 히로시야말로 가벼운 웃음이 아닌, 삶의 의미를 곱씹어볼 수 있게 해주는 진정한 웃음 전도사일 것이다.
* 내 마음대로 밑줄 긋기
- 매정하다는 건 알지만, 앞으로는 각자 열심히 살아주세요. ……해산!! (13쪽)
- 똥의 신에게, 설사가 멈추지 않아요. 어떡하면 되나요? 3학년 2반 야마시타 신이치 (42쪽)
- 그 생각은 안이했다. 생각이 안이한 게 다행이었다. (57쪽)
- 히어로가 되려다 말았다. 차라리 우승을 안 하는 게 나았겠다는 묘한 분위기 속에서, 2학년의 마지막 행사는 막이 내렸다. (95쪽)
- 셀 수 없는 애정을 안겨준 엄마는 이미 충분히 애정을 쏟았음에도 불구하고 우리에게 준 애정의 강도를 기억하지 못하는지, 마지막 순간까지 애정을 쏟아부어 주었다. (115쪽)
- 겨우 15살인 나에게, 자신의 고민을 진심으로 상담하는 어른. 조금씩 마음을 여는 소년. (138쪽)
- 엄마와 보낸 11년간의 기억은 언제까지나 사라지는 일 없이, 생각할 때마다 그 색을 더해갑니다. (209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