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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노보 혁명 - 제4섹터, 사회적 기업가의 아름다운 반란
유병선 지음 / 부키 / 2007년 12월
평점 :
지난 1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서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 회장은 기업들이 정부, 비영리단체들과 함께 가난한 사람들을 돕는 '창조적 자본주의(creative capitalism)'를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10여년 동안 세계 부호 순위1위를 굳건히 지켜오던 빌게이츠 회장은 사실 독과점과 끼워팔기 등의 그리 '착하지' 않은 전략으로 전세계 컴퓨터 소프트웨어 시장을 독점해온 인물이다. 하지만 또 반면에 그렇게 모은 엄청난 재산으로 '빌&멜린다 재단'을 세워 아프리카 에이즈 환자 치료 등에 힘쓰고 있는 세계 최고의 자선 사업가이다.
어쨌든 빌게이츠의 '창조적 자본주의' 발언 이후 국가, 기업, 시민을 넘어선 제4 섹터에 속한 기업들이 주목받고 있다. 일명 '사회적 기업.' 작년에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방글라데시의 그라민 은행이 이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이 책은 이런 사회적 기업을 소개하는 책이다. 철저하게 위계질서를 만들고 권력과 폭력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침팬지와는 다르게 공동으로 새끼들을 기르고, 문제가 생겼을 때 섹스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별난 유인원 '보노보'를 비교하며 인간의 본성에는 두 유인원의 측면이 모두 담겨있지만 평등과 평화를 사랑하는 보노보의 생활양식과 비슷한 사회적 기업을 소개한다.
사회적 기업의 가장 큰 미덕은 개인적 욕망의 추구가 사회에 해악을 끼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빌게이츠처럼 '개같이 벌어서 정승같이 쓰는' 것이 아니라 '정승같이 벌면서 정승같이 쓰는' 집단을 추구하는 것이 진정한 '창조적 자본주의'를 하는 기업이고, 그것이 사회적 기업이 아닐까.
우리나라에서도 올해부터 노동부에서 사회적 기업을 인증하고 지원하고 있다. 아직은 이 책에 소개된 기업들처럼 적극적인 의미의 사회적 기업들은 거의 없지만, 우리나라에서도 '그라민 은행'같은 아름다운 기업들이 많이 생겨나길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