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어느 해보다 굵직한 일들이 많이 있었습니다만 역시 제게 가장 큰 뉴스는 스티브잡스의 타계소식이었습니다. 한사람의 기업인, 나쁘게 말하면 한명의 장사꾼이 세상을 떠났지만, 세상은 그의 사망소식에 깊은 슬픔과 함께 애도를 표했습니다.


애플의 신제품 발표때마다 애플스토어에 밤을 새워 줄을 서있는 사람들의 모습은 더이상 신기한 모습이 아닙니다. 애플의 무엇이 사람들을 그토록 열광하게 하는걸까요. 어떤 차이가 애플을 특별하게 만드는 걸까요.









1. 고전 영웅신화의 현대판같은 드라마틱한 삶.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의 영웅신화는 대부분 비슷한 형태를 띱니다.


첫째. 특이하게 태어나거나(알에서 태어난다거나, 20달만에 태어난다거나), 태어나서 버려진다.

둘째. 누군가가 데려다 키운다.

셋째. 그의 능력을 알아본 누군가가 죽일 계획을 세운다.

넷째. 모든 역경과 고난을 이겨내고 드디어 영웅이 된다.


 그의 삶은 이런 드라마틱한 요소를 갖췄습니다. 태어나자마자 친부모를 떠나 입양보내지고, 대학교를 중퇴합니다. 동네 친구와 함께 차고에서 만든 역사상 최초의 개인용 컴퓨터를 만듭니다. 뛰어난 능력으로 인해 젊은 나이에 큰 부와 명예를 손에 넣습니다. 하지만 부모에게 버림받았다는 마음의 상처와 지나친 거만으로 인해 많은 문제를 일으키고 결국 회사에서 쫓겨납니다.

 방황하던 잡스는 재기를 다짐하며 <넥스트>라는 교육용컴퓨터 회사를 세우고, 자신의 재산을 털어 <픽사>라는 애니메이션 회사를 인수합니다. 이 픽사라는 회사를 통해서 세계최초의 3D애니메이션을 만들어 큰 성공을 거둡니다. 

 그리고 그를 쫓아낸 후 몰락의 길을 걷던 애플이 그에게 도움을 청합니다. 망해가던 회사에 복귀한 스티브잡스는 아이팟을 필두로 하는 혁신적인 제품을 연달아 내놓지만, 암에 걸려 건강이 악화됩니다. 결국 그는 회사를 떠나게 되지만, 석유회사 엑손 모빌을 재치고 세계최고의 시가총액을 가진 기업이 됩니다. 그리고 젊은 나이에 세상을 뜹니다. (그의 사망 후 주가가 하락해 현재는 다시 엑손모빌에 이은 2위입니다)

애플에 대한 사람들의 열광은 제품자체에 대한 것도 있지만, 21세기 버전의 영웅신화인 그의 삶에 대한 열광도 크다고 봅니다.





2. "Less is more", 장인정신이 빚어낸 아름다운 디자인



    


 어렸을때 아버지로부터 "좋은 목수는 보이지 않는 곳에도 좋은 재료를 쓴다"는 말을 듣고 자랐던 스티브잡스. 애플의 첫 매킨토시를 만들 때는 모서리의 곡면각도를 결정하기 위해 며칠동안 고민을 했다고 할 정도로 디자인에 지나칠 정도의 집착을 보입니다. 나사의 갯수조차 최대한으로 줄이는 꼬장꼬장한 장인정신. 자신을 사업가가 아니라 예술가로 생각할 정도의 그의 디자인에 대한 집착이 두고두고 회자될 아름다운 명작들을 만들어냈습니다.













3. 뛰어난 마케팅


TV광고 역사에서 가장 훌륭한 광고라고 평가받는 애플의 1984년 매킨토시 광고입니다. 리들리 스콧이 연출했습니다.

 

 


 

그리고 스티브 잡스가 복귀한 후 애플의 이미지 회복을 위해 벌인 "think different" 광고캠페인 


 

"광고는 기술을 자랑하는게 아니라 감성에 호소해야한다"는 스티브 잡스의 철학에 맞는 훌륭한 광고입니다. 애플은 이런 마케팅을 효율적으로 잘 활용해서 지금도 적은 광고 지출로 큰 효과를 거두고 있는 기업입니다




4. "현실왜곡의 장"이라고 불리는 엄청난 카리스마와 설득력


스티브잡스가 매년 직접 무대에 올라와 진행했던 애플의 신제품 발표는 애플의 팬이나 IT업계 관계자들 뿐만 아니라 일반인에게도 큰 화제가 되곤 했습니다.



이 것은 맥북에어를 발표하던 당시의 그 유명한 퍼포먼스입니다. 애플이 새로운 노트북을 발표하기로 한 무대였습니다. 스티브잡스는 등장할 때 서류봉투 하나를 들고 나와서 사람들의 궁금증을 자아냈습니다. 그러더니 저 서류봉투에서 놀랍도록 얇은 노트북을 하나 꺼냈죠. "세상에서 가장 얇은 노트북"임을 효과적으로 잘 보여준 장면이었습니다. 


 "프레젠테이션의 신"이라고 까지 불리는 스티브 잡스는 슬라이드의 색상까지도 세심하게 신경쓰고, 수십번 리허설을 한다고 합니다. 이런 철저한 준비를 통해 스티브 잡스는 그의 발표를 지켜보는 사람들에게 매번 "꼭 사고싶다"는 생각을 들게 만드는 최고의 세일즈맨입니다.


 그리고 음반업계 사람들을 만나 끈질기게 설득한 끝에 현재 세계음악시장의 50%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아이튠즈 뮤직스토어를 탄생시켰습니다. 불법복제로 시름하던 음반업계는 이 합법적이면서도 편한 새로운 음악시장 덕분에 새로운 삶을 찾았고, 내년 2월 그래미 시상식은 그에게 공로상을 안기기로 결정했다고 합니다.



5. 끝없는 열정과 자긍심

 내가 쓰고 싶은 제품, 누구에게나 자랑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드는 것이 스티브 잡스의 철학입니다.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은, 위의 사진을 보면 자신이 이런걸 만들었다는게 너무나 기뻐 어쩔수 없는 표정을 볼 수 있습니다. 어떤 제품이 인기가 있을지, 어떻게 이걸 한대라도 더 팔지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훌륭한 제품을 만들면 돈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는 철학을 가지고 있습니다. 제품에 자신의 철학을 담는 사람. 





6. 새 틀을 짜는 사람, Frame maker.

 스티브 잡스가 이 세상에 없다는 것이 가장 아쉬운 이유입니다. 위의 다른 것들은 다른 사람들도 한 두 가지 가질 수 있겠지요. 하지만 이것만은 그를 따라올 사람이 없습니다.

 아이팟이 나오기 전의 MP3플레이어가 어땠나요.... 핸드폰은.... 태블릿은.... 스티브잡스는 이런 제품들의 프레임을 만들었습니다. 핸드폰에 들어가는 센서와 메뉴방식들 모두 세부적인 것들은 전부 아이폰의 범주에서 벗어나지 못합니다. 스티브잡스가 새로운 영역을 만들어놓으면 모두 그 안에 갇히고 맙니다. 핸드폰으로 할 수 있는 일엔 어떤 것들이 있는지 더 새롭게 고민하고 만들어내지 못합니다. 신기할정도로 아이폰과 닮아지거나 조금의 차이점만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을 뿐입니다. 

 모두들 그저 더 빠른 프로세서, 더 좋은 카메라, 더 얇은 두께만을 위해서 밤낮으로 노력하고 있죠. 핸드폰은 어때야하는지, 핸드폰으로 무슨일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 근본적인 고민을 하는 곳은 애플말고는 없습니다. 

 스티브 잡스가 없는 애플이 계속 이렇게 전혀 새로운 영역을 계속 개척해 낼 수 있을까요.. 내년에 나올 iTV부터가 본격적인 애플의 시험대가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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