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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만원 세대 - 절망의 시대에 쓰는 희망의 경제학 ㅣ 우석훈 한국경제대안 1
우석훈.박권일 지음 / 레디앙 / 2007년 8월
평점 :
품절
몇 년 전인가, 아마 MBC에서 하던 '느낌표'라는 프로그램으로 기억되는데, 지하철에서 책을 읽는 사람을 찾아서 상품을 주는 코너가 있었다. 아마도 지하철에서 책을 읽을 정도로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에게 상을 주고 다른사람들도 좀 본받으라는 의미였을 것이다.
이렇듯 불과 4~5년 전만 해도 연예인들이 지하철 칸을 돌면서 책 읽는 사람을 찾아서 상을 줄 정도로 지하철에서 책을 읽는 사람이 드물었다. 이경규가 나와서 횡단보도 정지선을 잘 지키는 차에게 상을 줬던 것처럼....
하지만 요즘 출퇴근 시간에 지하철을 타보면 저마다 자기개발서나, 영어책을 들고 귀에는 이어폰을 통해 흘러나오는 영어강좌를 들으면서 자투리 시간까지 쪼개서 쓰면서 정말 열심히들 살아간다. 하지만 그들의 표정을 지치고 피곤한 보면 지금의 '공부하는' 대한민국이 4~5년 전의 '공부 안하는' 대한민국보다 절대 행복해보이지 않는다.
'무한경쟁'이라는 야생의 정글로 내몰려진 그들은 이제 어제까지 함께 웃고 얘기하던 친구들의 목을 물어뜯어야 하기에 영어학원, 컴퓨터학원같은 곳에서 자신의 이빨을 날카롭게 간다. 일본 영화 <배틀로얄>에서 처럼 매일 같은 교실에서 함께 수업받고 함께 웃고 떠들던 친구들을 향해 총부리를 겨누는 그런 상황과 참 흡사하다.
중고등학생들의 삶은 어떠한가. 그들은 '입시지옥'이라는 닭장 속에 갖혀서 '0교시'부터 밤늦게 '야자'에 학원까지 도저히 쉴 틈도 없이 하루종일 병든 닭마냥 꾸벅꾸벅댄다. 더 이상 그들에게 청소년 다운 패기와, 활기, 명랑함을 기대하기는 어렵지않을까.
필자는 대한민국의 이런 우울한 현실을 소위 선진국이라 불리는 다른 OECD가입국의 사례와 비교하며 경제학 용어를 쉽게 풀어써가며 잘 설명한다.
이 책을 읽는 내내 우울했다. 참 우울했다. 미래에는 더 나아질거라는 희망조차 가지기 어려운 이런 현실에 갇혀있는 우리가, 나또한 이런 88만원 세대에 속해있다는 사실이 더 없이 우울했다. 지금까지 애써 외면해고 피해왔던 우리의 현실이 이처럼 우울하고 어두운지는 몰랐다. 아니 모르고 싶었다.
아마 이 책을 선택하는 당신도 우울해질 것이라 확신한다. 아니면 '과장이 너무 심하구만' 하는 생각을 하며 애써 현실을 외면하고 싶어지거나.
나는 당신이 나처럼 이 책을 읽고 우울해졌으면 한다. 하지만 좌절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 책을 통해서 나름의 희망과 방법을 찾아냈으면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