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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오지 않는 다리
배상열 지음 / 황금책방 / 2011년 5월
평점 :
절판


  "독도를 집어삼키려는 일본의 야욕! 한국을 중국의 방패막이로 활용하려는 미국의 숨은 진실을 파헤친다!"

 

  책을 소개해놓은 한줄이 참으로 자극적이었다. 무엇보다 "독도" 라는 한 단어!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그 단어에 신경이 곤두설 것이다. 독도는 자기네 땅이라며 갖은 발악을 하는 일본을 보며 "무슨소리야~ 말이 되는 소리를 해야지!" 하며 화도 났다가, 이젠 "우리가 독도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진짜 일본에게 독도를 뺏길수도 있겠다!" 하는 걱정도 된다.

  얼마전 독도에 갔었는데, 울릉도까지 500리를 배타고 가서, 울릉도에서도 뱃길따라 200리를 가야 볼 수 있는, 참으로 외딴 섬이었다. 독도는 늘 그 자리에 본연의 모습 그대로 당당히 서 있는데 인간들이 서로 자기네 땅이라 우기며 아웅다웅하고 있는 것이 부끄러웠다. 독도를 보기 전보다, 독도에 한번 발을 디디고 난 지금, 독도를 생각하는 마음이 더 무거워진 것이 사실이이다.

  독도를 삼키려는 일본의 야욕을 파헤치는 소설이 있다고 하니, 당연히 관심이 갔다. <돌아오지 않는 다리>... 그 다리의 정체가 궁금했다. 그렇게 한페이지 한페이지 읽어가다보니, 박하사탕을 입에 문 것 같은 후련함이 있다. 작가는 소설이라는 장치를 빌어 현재의 정치 현실을 매섭게 꼬집고 있는데, 그게 얼마나 시원한지 모른다. 사회 곳곳에 비리가 넘쳐나고, 정치인들은 썩었고, 국민들의 의식은 개도국만 못하고 정치도 경제도 사회도 모두 비틀비틀하고 있는 나라! 그것은 소설이 아니라 냉철한 우리의 현실이었다. 계속 이렇게 가다보면 그 종착지는 제2의 일제 식민지!  아, 끔찍하다.

  그런데 식물인간 직전의 대한민국을 구해내는 것은 다름아닌 조폭 두목이다. 수많은 영화를 통해 우리는 조폭 중에서도 정의파가 있다는 것을 아록 있다. 이 책에서도 "박정도"라는 인물이 정의에 앞장서는 실력파 조폭으로 나오는데, 그의 활약상에 국민들은 매료되고, 결국 시민혁명을 통해 그를 대통령에 앉히기에 이른다. 그가 대통령이 된 뒤 대한민국은 인공호흡기를 떼고 새 생명을 얻게 되는데, 그는 개혁을 넘어 이 나라를 완전히 개조하기에 이른다.

  철밥통을 자랑했던 공무원은 젊은 인력으로 대체되고, 공기업은 대기업에서 퇴출당한 고급인력으로 채워지고, 성폭행 살인범은 구속되자마자 시민들에게 맞아서 죽고. 나라를 위해 일한만큼 보상받는 세상! 무엇보다 비리를 저지른 정치인들은 재산을 몰수하고 사회봉사를 시키는데 물론 소설 속 이야기임을 알지만, 대리만족이 밀려온다. 올바른 환경이 구축되고 정당하게 경쟁할 수 있는 바탕이 마련되면

사회 전체에 생기가 보급되고 패배주의에 물든 풍토가 일신된다는 박정도의 정치 이념! 왜 현실에서는 그런 이념을 가진 대통령이 없는걸까. 만약 그런 대통령이 나온다면 종신 대통령으로 팍팍 밀어줄텐데...

  작가는 자신이 꿈꾸는 대한민국을 소설이라는 장치를 빌어 재대로 담아냈다. 
독자로 하여금 기분 좋은 상상을 하게 만든다. 그 중 최고의 하이라이트는 역사 다시 쓰기! 미래 지향으로 이루어지던 개혁이 유일하게 과거로 시선을 돌리는 부분이다. 이 부분에서 "독도"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독도가 뿜어내는 활성에너지를 이용해 타임터널을 만드는 것이다. 활성에너지?? 타임터널?? 그런 것들을 과학적으로 설명한 부분은 다소 난해했지만, 결국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간다는 사실 하나만큼은 짜릿한 일임이 분명하다. 우리나라 최고의 해군함인 "이순신함"이 역사적 사명을 띠고 <돌아오지 못할 다리>를 건너 과거로 향한다. 다소 환타지 같은 얘기지만, 그 중심에 "독도"가 있기에 "어쩌면~" 이라는 가능성을 더하게 된다.

  뿌리부터 썩어 있는 이 나라를 다시 똑바로 세우기 위해 선택한 과거로의 회귀! 그렇게 과거로 돌아간 시점은 교묘히도 1905년이다. 을사조약을 막고, 경술국치를 예방할 수 있는 딱 그 시점!

  과거로 돌아간 이순신함대는 현대식 무기와 장비를 이용해 일본을 무찌른다? 그리고 우리는 일본의 식민지가 되지 않는다? 일찌감치 패권을 잡은 대한민국은 아시아의 최강자른 넘어 세계까지 재패한다? 이보다 짜릿한 상상이 있을까? 하지만 거기부터는 독자의 몫이다.

  책을 덮는 순간, 한바탕 요란한 꿈을 꾼 듯 하다. 내 방 창을 통해 내다보는 세상은 하나도 변한게 없고, 현실은 여전히 썩은 냄새로 진동을 하지만, 이 책과 함께 한 시간, 이 책의 작가와 함께 꿈꿨던 그 이상만은 달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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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 사고력을 깨우는 진짜수학
오다 도시히로 지음, 박인용 옮김 / 플러스예감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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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아이들이 푸는 수학을 들여다보면, 초등학교 수학인데도 너무 어렵다고 말하는 분들이 많다. 특히 "사고력"이라는 세 글자가 붙으면, 이건 완전 다른 세상의 언어처럼 느껴진다고... 이렇게 어려운 수학 때문에 힘들어하는 아이들을 보면 때론 측은하다고... 부모로서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해 미안하다고...그러다보니, '사고력 수학 전문' 이라는 간판을 내걸고 있는 학원들이 성업 중에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런데 여기, 본래 수학은 그렇게 머리 아픈게 아니라고, 진짜 수학의 면모를 보여주겠노라고 출사표를 낸 책이 있다. 제목부터 당돌하다. <진짜 수학>!! 그럼 가짜 수학도 있단 말인가? 어떤 잘난 수학자의 궤변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접근을 하게 되는데, 책장이 한장 한장 넘어갈수록, '<진짜 수학>은 따로 있었구나, 아이들이 수학을 싫어하고 어려워하는 이유는 <가짜 수학>의 늪에서 허덕이기 때문이구나.' 하는 것을 알게 된다.

 
저자는 수학을 잘하기 위해서는 이제 수학을 '풀어야 한다'고 얘기한다. 수학은 당연히 푸는 과목인데 새삼스럽게? 그런데 저자가 말하는 '푸는 것'은 단순한 계산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계산하는 것은 '처리한다' 라는 용어로 따로 구분한다. 그러니 처리하는 수학이 아닌 푸는 수학이 진짜 수학인 셈이다. 맞닥드린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 그것이 바로 수학을 '푸는 것' 이다. 그러다 보니 수학을 잘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계산력이 아니다. 바로 센스다! 이 책은 '수학적 센스' 대해 주로 다루고 있다.

  계산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연산에 대한 연습을 많이 해야 한다? 천만의 말씀! 이 책의 저자는
계산을 빠르고 정확하게 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계산을 하지 않는 것이란다. 계산한 횟수만큼 틀릴 위험이 높아지는만큼, 계산을 틀리지 않기 위해서는 계산을 줄이는 게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야말로 수학에 대한 발상의 전환이다!

 
틈틈이 나와있는 예제들도 푸는 재미가 있다. 수학올림피아드 대회에 나올만큼 상당히 어려운 문제들도 있지만, 어렵고 복잡한 문제일수록 해결방법은 간단하다는 것을 스스로 터득하게 된다. 교과서에서는 알려주지 않는 수학 원리들을 알게 되었다는 쾌감, 나만의 노하우라고 생각했던 방법들에 대한 검증은 보너스다.

  이 책엔 수학을 잘하는 노하우가 담겨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가졌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수학을 잘하는 명쾌한 방법은 따로 없다. 대신 수학을 못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제대로 정곡을 찌르고 있으니, 원인 분석만으로도 어느 정도 답은 나와있는 듯 하다.

  과학자 뉴턴은 사과가 떨어지는 것을 보고 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했으며, 아르키메데스는 욕종서 넘친 물을 보고 아르키메데스의 원리를 발견했다. 수학은 먼 세상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말이다. 확실히 우리 생활과 가장 밀접한 학문임에 분명하다. 수학을 잘 하기 위해서는 수학적 센스만이 필요한 게 아니라, 생활속 커뮤니케이션 능력 또한 필요하다는 대목은 그것을 입증해준다. 상대방의 말을 잘 듣지 않고 상대방이 무슨 말을 하려고 하는지 이해하려 하지 않는 아이들은 수학을 잘 할 수 없다는 사실! 자녀가 수학을 못 한다면, 수학만 보강 할 것이 아니라, 커뮤니케이션 능력부터 키워야 한다. 

 
진정한 교육이란 지식을 주입하는 게 아니라, 문제 해결하는 능력을 키워주는 것일 게다. 어려운 문제를 만났을 때 머리를 쓰고자 하는 의지를 키우는 것, 그것이 수학의 존재 이유라면, 이젠 아이들에게 <진짜 수학>을 만나게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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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만 가지 책 100% 활용법 - 나를 변화시키는 88가지 실천적 독서법
우쓰데 마사미 지음, 김욱 옮김 / 북포스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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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장 한가득 꽂혀 있는 책, 우리집을 방문하는 이들은, "책이 많네~" 하며 감탄하지만, 그럴 때마다 난 뜨끔한다. 책장을 '장식' 하고 있는 책들 중엔 안 읽은 책들도 꽤 있기 때문이다. '저 책들, 빨리 읽어야 하는데...' 책장 앞에 서면 마음이 무거워진다. 그러면서도 끌리는 책이 있으면 서슴없이 구입해버리는 나... 분명 문제가 있다.

  그런데...책을 읽지 않고 책장에 꽂아두는 것만으로도 이미 독서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하는 이가 있다. '우쓰데 마사미' 라는 일본 작가! 그가 <수만가지 책 100% 활용법>이라는 거창한 제목을 책을 냈다. 책 한권을 100% 이해하기도 힘든데, 수만가지 책을 100% 활용하는 방법을 알려주겠다고?? 당연히 호기심이 갔다. 책은 너무나 술술술 읽힌다. 막힘없이, 거침없이... 그리고 마지막 장을 덮는 순간, 난 내 책장에 꽂혀 있는 책들을 흐뭇한 미소로 바라볼 수 있었다.

  무엇보다 확실한 건, 그동안 나의 독서법이 완전히 잘못되었다는 점이다. 독서라는 것은, 책 한권을 완전히 나의 것으로 만드는 일이라고 생각했었는데, 그것은 너무나 오만한 생각이었으며, 더불어 독서를 더디게 하는 방해꾼이었던 것이다. 저자는 책을 읽다가 이해 안되는 게 나오면 그것을 이해될때까지 읽고 읽고 또 읽지 말고, 그냥 과감히 넘어가라고 얘기한다. 그렇게 가볍게 독파한후, 그 책을 다시한번 읽어보라고... 다섯시간 동안 한번 읽는 것과 다섯시간 동안 열번 읽는 것, 어떤게 더 낫겠냐는 질문에, 그동안 내 안에 공고히 쌓여있던 벽 하나가 무너지는 것 같았다. 또한 여러책을 동시에 읽게 되면 독서시간도 늘어나고 자연스럽게 독서량도 늘어날 것이라는 그의 충고는 꼭 실천으로 옮기고 싶다.

  독서력을 키우는 첫걸음은 무엇보다 독서라는 행위에 익숙해지는 것이다. 저자는 "자기가 정말 좋아하고 자기 생활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에 독서를 대입해 보라" 고 제안한다. 내가 정말 좋아하는 여행, 틈만나면 여행갈 궁리를 하고, 시간이 허락되면 주변 사정 볼 것 없이 무작정 떠나는 여행! 그 여행의 자리에 '독서'를 대입해봤다. 틈만나면 책읽을 궁리를 하고, 시간이 허락되면 무작정 책을 집어든다... 아, 그렇게 생각하면 독서는 그렇게 어려운게 아니겠구나, 무릎을 치게 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독서의 방법에는 속독, 정독, 통독, 발췌독 외에 적독(積讀) 이 있다는 것도 알았다. 책을 쌓아두는 것, 그것도 독서의 방법이라고 한다. 처음엔 갸우뚱 했지만, 눈에 책 제목이 보이는 것만으로도 책을 읽고 있는 것이라는 주장이 참신하게 와 닿았다.

  평소 책을 읽으면서 책 속 내용이 머릿속에 오래 남지 않는 것이 큰 고민이었는데, 그것에 대한 명쾌한 해결책도 내려준다. 책 읽기 전 차례만 보고 내용을 유추하며 말하는 훈련을 해보라는 것이다. 그것만으로도 뇌 속에 그 책을 위한 폴더 하나가 만들어진다고 하니, 당장 실천해보고 싶다.

  <수만가지 책 100% 활용법> 이라는 책 제목이 다소 허풍이 가미되었을거라 생각했는데, 이 책에서 전하는 최고의 독서법은 결국 "책과 친해지기"다. 이젠 최고의 전략을 세웠으니, 남은 건 실천 뿐, 오늘부터 난 책과의 동거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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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강사 유수연의 원 포인트 잉글리시
유수연 지음 / 살림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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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벽에 영어회화 학원을 부지런히 다니고 있었다. 전날 있었던 일을 영어로 설명하는 시간이 있었는데, 옛친구로부터 온 전화를 받고 반가웠다는 얘길 하면서 " I receive the phone..." 이라는 말을 했다가 원어민 선생님을 웃기고 말았다. '내가 뭘 잘못했지?' 하는 표정을 짓고 있는 내게 선생님은 '전화를 받다'는 'answer the phone'이라고 말해야한다며, 'receive the phone'은 '전화기 라는 물건을 받는 것'이라고 설명해주셨다. 어찌나 얼굴이 화끈거리던지... 영어회화에 자신감이 조금씩 붙어가고 있는 때였는데, 내가 자신있게 알고 있는 것들이 모두 콩글리쉬일수도 있겠다는 두려움 때문에 영어에 대한 자신감은 바닥으로 떨어지고 말았다.   

  '언어'는 책으로 익힌 게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그 때 했었다. 어설프게 아는 것보다는 차라리 모르는게 낫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그 때 뼈저리게 느꼈다. 외국인들과 많이 얘기를 해봐야 단어들에 대한 '감' 이 생길 것 같은데, 내가 표현하는 게 틀린 표현일수도 있겠다는 공포, 나의 엉터리 영어를 외국인들이 들으면 얼마나 웃길까 하는 걱정에, 영어회화 공부를 조금씩 멀리하고 있을 즈음, 반가운 책 한권을 만났다. <유수연의 원포인트 잉글리쉬>. 우리 말로는 같은 뜻인 것 같지만, 단어들 사이의 미묘한 차이를 콕콕 집어 설명해주고 있었다.    

   가령 see 라는 단어는 '보다' 외에 '알다' 라는 뜻을 갖고 있으니 know 와 같은 뜻이라고 우린 배웠는데, 다른 이의 말을 듣고 내가 하는 대답이 "I see." 냐 "I know." 냐는 그 의미가 천지차이라는 것이다. "I see."는 몰랐던 것을 비로소 알게 됐을 때 쓰는 말이고, "I know." 는 그 사실을 진작부터 알고 있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는데, 그 진정한 의미는 모르고 앵무새처럼 "I see." "I know." 를 외쳤던 것이다.  그 외에도 대화상대가 있는 쪽으로 가는 것은 그것이 비록 "가는 것" 일지라도 "come" 을 쓴다고 알려준 부분은 영어를 처음 배우기 시작하면서부터 체한듯 막혀있던 답답함을 시원하게 풀어주었다

  이 책은 우리말로 먼저 생각해 무작정 그 뜻을 가진 단어를 찾아 쓸 게 아니라, 그 상황을 보다 섬세하게 고려해 그 상황에 딱 맞는 영어단어를 골라 쓰는 법을 키워보라고 독려하고, 영어회화에 필요한 단어의 수는 고작 1000개 밖에 안된다고, 그 1000개 만이라도 그 의미를 확실히 알아두라고 격려해준다. 이 책 한권에 모든 것이 다 담겨 있을 순 없겠지만, 적어도 우리가 얼마나 영어를 피상적으로 알고 쓰고 있는지에 대한 반성과, 하나씩 그 의미를 정확히 알아가는 재미는 분명 주고 있다. 이제 남은 갈증은 오랜 세월 내것임에도 결코 내것이 아니었던, 뽀얗게 먼지 쌓인 "영영사전"으로 풀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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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현
김인숙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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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드라마 <추노>를 재밌게 보았다. 중심이 되는 줄거리는 도망노비를 쫓는 이야기였지만, 그 시대적 배경이 소현세자의 죽음과 맞물려 있어 문득 궁금했던 소현세자의 삶! 그런데 내가 찾아보게 된 책은 역사서가 아닌 역사소설이었다.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기에, 제거의 대상이 되었던 소현세자의 삶이 역사에 명쾌하게 기록되어 있을리 만무하기에 어쩌면 소설이 더 역사의 진실에 근접해있지 않을까하는 어줍잖은 생각도 한몫했다. 
  그래서 읽게 된 책 <소현>! 책 표지엔 소현세자의 슬픈 눈빛이 담겨 있다. 책장을 열기도 전에 가슴 한켠이 저려온다. 소현세자의 이야기는 말한마디, 행동 하나가 조심스러웠을 청에서의 삶부터 펼쳐지는데, 숨죽여지내야 했던 인질로서의 답답한 삶이 글을 통해 그대로 전해왔다. 
  청에서는 적국의 인질로 파리 같은 목숨을 연명하며 지냈건만, 조선에 돌아와서는 청과 친했다는 이유로 버림받아야 했던 비운의 세자! 심양에서 볼모로 10년을 보내고, 조선으로 돌아왔지만 백성을 위해서 살고자 했던 소박한 욕심과 부국강병과 북벌의 큰 뜻을 펼쳐보지 못하고 갑작스러운 죽음을 맞이한다. 아비로부터도 버림받아야했던 소현세자의 마지막 모습은 책 표지 그림 속 그 슬픈 눈빛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책의 말미에 작가가 던지는 마지막 한마디. “이제 상상력은 독자 여러분의 몫이다.” 그 말에 책을 덮는 순간부터 내 상상력은 날개를 편다. ‘만약 소현세자가 죽지 않고 조선의 왕이 되었더라면 역사는 어떻게 바뀌었을까’ 하며 내 맘대로 조선의 역사를 바꾸어 볼 수 있었던 건 이 책이 주는 별책부록이었다. 
  이덕일님의 역사서를 선호했던 내게, 김인숙이라는 작가는 또 하나의 신선한 바람으로 다가온다. 소설가 김남일 씨가 이 책을 보고 “한국어가 이토록 정밀하다면 도대체 번역은 어찌 가능할 것인가 차라리 걱정이 되었다.”고 칭송했던 것처럼 소현세자에 대한 연민의 감정에 취할 수 있었던 데는 김인숙 작가의 섬세한 필체가 한 몫 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오랜만에 참 좋은 역사소설 한권을 만났다. <소현>이라는 이름 두글자를 오래도록 마음 속에 품게 될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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