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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작은 것들로 - 장영희 문장들
장영희 지음 / 샘터사 / 2024년 12월
평점 :
<<샘터 출판사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서평을 쓰기 위해 작가님의 이력과 정보를 간략히 알고 싶어서 검색하던 중 알게된 사실인데, 작가님은 이미 고인이 되신 분이세요.
삶은 작은 것들로 는 장영희 작가님이 살아 생전 남기신 작품 중에서
<자연>
<인생>
<당신>
<사랑>
<희망>
이라는 5가지의 키워드를 새롭게 엮어낸 문장집입니다.

장영희 작가님은 서강대 영문과를 졸업 후 뉴욕 주립대에서 영문학 박사 학위까지 취득하고,컬럼비아대에서 번역학을 1년간 공부했으며,서강대 영미어문 전공 교수이자 번역가,칼럼니스트,중고교 영어 교과서 집필자로 정말 왕성한 활동을 하셨어요.
화려한 이력만 보면 인생이 탄탄대로 였을 것 같은 엘리트지만 한 살 때부터 소아마비로 두 다리를 쓰지 못하셨습니다.
아픈몸으로도 어떻게 이런 보석같은 책들을 써 오신건지,
부모님에 대한 이야기를 보면 그 열정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작가님의 어머님은 "기동력 없는 딸이 이 세상에 발붙일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목숨 바쳐 싸워야 한다"고
눈이 오면 눈 위에 연탄재를 깔고,비가 오면 한 손으로는 딸을 받쳐 업고 다른 한 손으로는 우산을 든 채 오랜시간 딸의 길과 방패가 되어 주셨다고 해요.
"상급 학교에 갈 때마다 장애를 이유로 입학시험 보는 것조차 허락되지 않던 학교들... 나 잘할 수 있다고,제발 한 자리 끼워 달라고 애원해도 자꾸 벼랑 끝으로 밀어내는 세상에 그래도 악착같이 매달릴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어머니의 사랑 덕분이었다고.
자식을 향한 애틋한 사랑이 단 몇 줄의 글로도 절절히 느껴졌습니다.
작가님은 그런 어머님의 사랑을 받고 자라 이렇게 아름답고 예쁜 글을 쓰실 수 있었던 것 아닌가 생각해요.
아직 까지 건강히 살아 계셨다면 작가님의 보물같은 새로운 책을 더 볼 수 있었을텐데,독자로서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건 어쩔 수 없네요.


기존에 있던 책에서 짧은 문장을 발췌해 재편집한 책이라 글이 길지도 않고,
대단한 집중력을 요할 필요가 없어서 글이 술술 읽히더라구요.
평소에 독서를 멀리 하시는 분도,책을 읽을 때 집중과 이해가 어려운 분들도
정말 편안하게 읽으실 수 있는 책으로 추천드리고 싶어요.
책,영화,드라마 혹은 신문,광고 등에서 스치듯 들은 한마디 말,
별생각 없이 듣고 있던 노래 가사 하나가 마음에 큰 진동을 줄 때가 있죠.
그런 마음을 울리는 한마디 한마디를 잘 엮어 정리해 놓은 책이 바로
<삶은 작은 것들로> 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이 책은 제가 앞으로도 몇 번이고 다시 읽을 책으로 자신있게 손 꼽을 수 있어요.
집에 비상 상비약 몇 가지씩 구비해 놓잖아요.
요리를 하다가 손을 베여서,걷다가 넘어져 무릎에 상처가 생겨서,갑자기 열이 나거나 몸살이 와서 등 여러가지 이유로 몸이 다칠 때를 대비해 연고나,밴드,소독제 같은걸 보관 하는것처럼,
<삶은 작은 것들로> 라는 책은 마음이 힘들고 아플때 필요한 비상 상비약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언제든 내 마음이 다쳤을 때를 대비해 가까이 두고 지내야 할 책.
지금 딱히 힘든 일은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음의 평화와 위안을 많이 받았어요.
읽어보신 분들은 제 말에 다 공감 하실 것 같습니다.
가끔 행복이 멀게만 느껴지고 내가 잘 살고 있는건가 인생에 대한 깊은 회의감에 휩싸일 때 꼭 이 책을 읽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행복이란 특별한 것이 아니라
그저 이 세상에서 숨 쉬고,
배고플 때 밥을 먹을 수 있고,
화장실에 갈 수 있고,
내 발로 학교에 다닐 수 있고,
내 눈으로 하늘을 쳐다볼 수 있고,
작지만 예쁜 교정을 보고,
그냥 이렇게 살아 있는 것이 행복이라고 굳게 믿는다.
큰 노력 없이도 누리는 일상의 모든 것들을 나는 너무나 당연하게 여기지 않았나,장영희 작가님의 말씀에 내가 건강하게 살아 숨쉬는 이 순간을 감사하게 느끼게 됩니다.
<삶은 작은 것들로>
마음의 평화와 치유를 주는 책,
짧지만 한 마디 한 마디가 위로를 주는 책,
소중한 사람에게 선물하기 좋은 책으로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