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누구인가 - 현대인과 기독교의 만남을 위하여
손봉호 지음 / 샘터사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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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과 기독교의 만남을 위하여

마치 숲속에만 있으면 나무는 알아도 숲은 모르는 것처럼, 과학의 세계 속에만 머물면 과학 그 자체를 제대로 알기 어렵다. 과학자는 연구 대상에 대해서는 전문가이지만 과학이 무엇인가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다. 우리 인간의 삶 전체를 알기 위해서는 인간 세계를 초월하는 어떤 관점이 필요하며, 그것을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이 제공해줄 수 있는 것이다._91p

사실 죄를 용서하는 조건으로 제시된 믿음은 하나님이 처음부터 인간에게 기대했던 것이다. 즉, 그것은 하나님에 대한 인간의 신뢰와 의존을 뜻한다. 스스로 자신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다는 교만과 환상을 버리고 하나님만을 의지하고 순종하라는 말씀인 것이다. 이것이 기독교에서 가르치는 바 인간이 하나님으로부터 죄를 용서받을 수 있는 유일한 조건인 동시에 하나님과 정상적인 관계를 회복하는 길이다._123p

이제 죄를 지은 인간이 죄인으로서가 아니라 하나님과 정상적인 교제를 가지려면 반드시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의 덕을 보아야 한다는 것을 믿었다. 그것이 하나님의 요구였고, 그렇게 성경이 가르치고 있다. 그 덕을 보는 방법이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것이다._127p

인간의 인간다움이 자신의 운명을 책임지는 것이고, 자신의 한계 상태와 자신이 하는 일을 스스로 의식하는 것에 있다면, 삶의 가장 중대한 문제에 대해서 물어보지 않고 살아가는 것은 인간의 존엄성에 어울리지 않는 것이라 할 수 있다._200p

사랑의 관계에서 우리는 진정한 '나'가 되고 다른 것과 대체될 수 없는 독특한 존재가 된다._212p

'나'는 누구인가? 그것은 어떤 문장으로 표현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다만 다른 인격체와 '나'와 '너'의 관계를 맺을 수 있을 때 태어나는 것이며, 하나님의 사랑 속에서 천하보다 더 귀한 존재임을 인정받는 것이다. 그 사랑의 빛 아래서 부끄러운 나는 바로 그 때문에 감격하고, 그런 '나'를 가능케 한 사랑을 실천함으로 다른 '나'들을 탄생시키는 것이다. 이것이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을 받은 나의 본래의 모습이다._221p


모태신앙이고 어릴 적엔 꽤 교회를 충성스럽게 다녔지만 어른이 되고 나서야 문득 드는 생각이 '나는 왜 하나님을 믿는다고 말하고 다니는가?'다. 하나님이 천지창조하시고 남자의 갈비뼈로 여자를 만들었다고 하는 말들에 대해 전혀 믿어지지 않는다. 십자가에 못 박혔다가 사흘 만에 살아나셨다거나 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 5천 명을 먹였다는 기적적인 이야기도 사실 믿어지지 않는다. 모태신앙이라는 것이 부모의 의해 강제적으로 '하나님을 믿어'라고 어릴 적부터 새김을 받는 것 같아 내 아이에게 해주고 싶지도 않다. 마치 다른 종교들을 접할 기회도 없이 기독교를 믿으라고 소리 없이 강요한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어쨌든, 이 책은 내게 우연히 오게 되었고, 아마 이렇게 오지 않았다면 절대 읽지 않았을 것 같다. 내용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좀 웃겼다. 교회가 인류를 구원해주기 위해 있는 것 마냥 마치 그저 좋다고 쓰여만 있는 것 같아서다. 굳이 기독교만을 싫어한다거나 그렇진 않다. 스님들이 범죄 뉴스, 목사들의 범죄 뉴스, 종교단체의 탈세의혹, 신부는 여자가 될 수 없다는 사실,  교회에서 일어나는 정치싸움 따위를 알게 된 후 어떤 종교든 믿지 않는다. 하나님을 믿지 않고 나만 믿고 살아가는 것 자기 기만?에 빠진다면 죽고 나서의 삶은 좋지가 않다나 뭐라나. 사후세계에 대해서도 말이 많은데 죽다 살아났다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다 믿을 만한 건가? 착한 일 하면 천국 가나? 아니, 하나님을 진심으로 믿으면 천국 가나? 사실상 세상은 정말 착한 인간들만 데려가는 거 같은데? 불신과 편견이 있는 상태인 나에게 종교 서적은... 스스로에게 비추하고 싶다. 전체적인 흐름으로 봐서는 현대인에게 왜 기독교가 필요한지에 대해 지루하지 않게 우리의 언어로 적어놓아 편견이 없다면 읽어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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괌 셀프트래블 - 2019-2020 최신판 ㅣ 셀프 트래블 가이드북 Self Travel Guidebook
정승원 지음 / 상상출판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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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괌을 한 번도 가보지 않았지만 마치 가본 것 같은 착각이 인다. 그만큼 주변에서 태교여행, 가족여행으로 많이들 떠난다. 괌 카페에 가보면 2괌, 3괌, 4괌 이렇게 부르면서 괌을 한 번도 가지 않은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간 사람은 없다는 우스갯소리도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괌은 왜 그렇게도 매력적인 여행지가 되었을까? 모두들 알고 있다시피 한국에서 비싼 옷, 가방, 화장품 같은 물건들이 굉장히 싸다고 한다. 블랙프라이데이 같은 세일 시기에 맞춰서 간다면 그야말로 대박이라고. 그리고 좋은 호텔에서의 휴식. 호텔 안에 모든 것이 있으니 아이와 가서도 엄마 아빠가 좀 편안하게 즐길 수 있지 않을까. 비교적 짧은 비행시간. 영어를 사용하니 의사소통도 크게 무리 없는 환경. 이 정도로 생각한다. 괌이 워낙 인기가 많으니 한국 사람들도 많아 음식이 입맛에 맞지 않아도 별 걱정이 없을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괌에 가는 이유, 작가는 정확히 파악하여 책을 냈다. 보통 괌 여행 가면 투몬 비치를 많이 가는데 투몬 이외에도 볼거리들을 소개해 놓았다. 내가 가게 된다면 사람이 바글바글한 투몬 비치보단 다른 곳을 갈 것 같다. 호텔 가격도 성수기와 비성수기, 평일과 주말에 따라 다르겠지만 한 방에 정리해놓아 대충 가격도 어림잡을 수 있으며 어떤 여행을 선호하느냐에 따라 고를 수 있게 해놓았다. 물을 무서워하고, 쇼핑을 좋아하지 않는 내게 괌은 그다지 매력적인 여행지는 아니지만 수상 액티비티를 즐기고, 쇼핑을 좋아한다면 괌은 최고의 여행지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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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왕이 온다 ㅣ 히가 자매 시리즈
사와무라 이치 지음, 이선희 옮김 / arte(아르테)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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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날름날름하는 새까만 혀. 기다란 머리칼. 길쭉한 목. 보라색 잇몸. 들쑥날쑥 늘어선 이빨. 얼굴보다 큰 입. 보기왕이다.

심사위원들의 만장일치로 일본 호러소설대상 대상 수상작이다. 1부의 주인공은 샐러리맨 다하라. 2부의 주인공은 다하라의 아내 가나. 3부의 주인공은 오컬트 작가인 노자키다. 보기왕은 손님처럼 다가온다. 대답을 해선 안된다. 산으로 끌고 간다. 서양에서 건너온 요괴. 다하라는 어릴 적 경험해본 적이 있다. 할아버지와 단둘이 집에 있는데 누군가 찾아와서 할머니를 찾는다. 없다고 말하니 예전에 죽은 외삼촌 이름을 꺼낸다. 문으로 살짝 보니 회색 형태의 사람 같지 않고 이상하다. 뇌출혈로 정신이 온전치 못한 할아버지가 절대 문 열지 말라고 소리친다! 이후 잊고 지냈으나 결혼 후 보기왕의 공포가 다시 다가온다. 3부로 나누어져 있어 반전에 반전이 있고 흡입력이 대단하다. 상상을 자극하는 필체, 늘어지지 않고 빠르게 쫓아갈 수밖에 없게 만드는 스토리! 다하라가 처음엔 정말 아내와 딸에게 잘하는 아버지로 묘사가 되어 있지만 뭔가 이질감이 느껴졌는데 그것은 혼자만의 생각이었다. 보기왕은 '틈'을 이용해 사람을 괴롭히는데 가나가 참고 있을 뿐이지 가정은 전혀 화목하지 않았기 때문에 엄청난 틈이 있었던 것이다. 다하라가 보기왕에게 잡아먹혀 죽고 나서 "드디어 남편이 이 집에 없다!"고 좋아하는 가나의 모습을 보니 그동안 얼마나 괴로웠을까? 오죽하면 요괴한테 처참하게 남편이 살해당했는데 홀가분한 기분을 느낄 수 있을까? 보기왕이 다하라에게 오게 된 경위도 폭력적이고 가부장적인 할아버지에게 그 시대 상황 때문에 전혀 저항하지 못하고 살아온 할머니가 저주를 오랫동안 해서 찾아온 것이었다....! 교훈이 있는 소설이다... 이제 소설이 끝이 나나?하면 또 다른 반전이 있고... 책을 덮을 때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었던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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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이혼 2
모모세 시노부 지음, 추지나 옮김, 사카모토 유지 원작 / 박하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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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은 인생의 일부에 지나지 않지만 이혼에는 인생의 전부가 있습니다. 앞으로 영영 봄 따위 오지 않을 것 같습니다.

부부는 헤어지면 끝이라 생각하면 큰 착각이야. 혼인신고서가 결혼의 시작인 것처럼 이혼신고서는 이혼의 시작이지. 이겨내는 데 시간이 걸린단다.
최악인 건 이혼이 아니에요. 바로 쇼윈도 부부죠.

각기 다른 환경에서 20년 넘게 자라온 남녀가 결혼하여 함께 산다는 것, 그건 결코 간단한 것이 아니다. 일본이나 한국이나 보수적인 면이 있어서 가족끼리의 결합이라는 인식도 강하고 법적으로 서류에 찍혀 나오는 것에 중시한다. 유카가 성급하게 이혼 서류를 내고 온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지만 전혀 공감을 하지 못하는 남편과 살면서 오죽했으면 그럴까 싶기도 했다. 물론 남편인 미쓰오도 집을 잘 치우지 못하고, 게으르고, 요리도 못하고, 덤벙대는 아내가 마음에 들지 않을 수 있다. 그런데 남편이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 면은 굳이 '여자가 할 일'이라고 규정해놓고 생각해서 그런 거 같단 생각이 든다. 아카리는 남편이 여러 여자들과 바람을 피는 걸 알면서도 참고 지내다 결국 헤어지자고 한다. 이제 와 변하겠다고 하는 료. 아카리의 마음은 변함이 없었지만 임신 소식을 알게 된다. 이게 참 억울하다. 왜 임신은 여자만 하는 건지. 아카리는 애정도, 사랑도 없지만 아이의 아빠니까, 그를 받아준다. 이것 또한 내 상식으론 이해가 안 간다. 1%의 믿음이 있으면 진행하는 게 맞겠지,라고 혼잣말을 하는 아카리. 물론 바람 한 번 피고 안 피는 놈도 있겠지만.. 사실 긍정적인 미래가 상상이 가진 않는다. 이혼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뀌었다고 해도 아직까진 이혼녀, 이혼남이라고 하면 색안경부터 끼는 게 사실이다. 결혼이 자신의 선택으로 이루어져 있다면, 이혼 또한 자신이 선택할 수 있다. 남편에게 가정폭력을 당하거나 살해당한 기사를 읽으면 결혼을 하지 않았다면 그녀들은 더 나은 삶, 혹은 살아있진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부모님들의 반응도 재미가 있다. 아버지들은 안 된다고 날뛰고 어머니들은 그럴 수 있다 넘긴다. 살기는 더 편해지고 있는데 마음이 아픈 사람, 정신이 아픈 사람은 더 많아지는 세상에서 전혀 모르는 타인을 만나 보금자리를 꾸려 함께 살아간다는 것은 도박이다. 결혼은 했지만 결혼에 대해서 회의적인 게 아이러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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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귤
김혜나 지음 / 은행나무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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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학대와 모멸을 통해서라도, 고통을 통해서라도 살아 있음을 간절히 확인하고 싶은, 부서지기 쉽고 연약한 존재들. 불확실한 기억과 싸워낸 상처와 흉터들로 삶의 의미와 그 알리바이를 찾아가는 인물들. 그 인물들을 통해 김혜나는 고통이 곧 삶의 증명임을 보여준다. 만약, 김혜나의 소설이 이 공허하고 궁핍한 일상을 살아가는 독자들에게 위안이 된다면, 이런 이유 때문이리라._강유정

 

 단편소설로 이루어져 있지만 모두 이어진 이야기처럼 느껴졌다. 단편 여러 개와 중편 '그랑 주떼'로 이루어졌다는 건 나중에 해설을 보고 알았다. 마치 행복한 사람은 세상에 없다는 듯이 고통받는 사람들이 나온다. 그 고통이 너무나 자세히 묘사되어 있어서 책을 읽는 내 발가락에 힘이 들어간다. 어릴 적 뇌수막염을 앓아 사시가 된 '나'  초등학교 때 성추행을 당했으나 그 사실마저 부정당하고 마치 왕따는 나의 일인 듯이 자연스러워진다. 나를 이렇게 만든 사람들. 그들을 죽여야만 …… 내 안의 모든 원망과 분노가 사라질 것 같았어요. 그렇게 되어야만 내가 좀 제대로 살 수 있을 것 같았어요. 그런데…… 아무리 그래도, 사람을 진짜 죽일 수는 없잖아요. …중략…이 세상에서 내가 실제로 죽일 수 있는 사람, 다른 누구의 힘도 빌리지 않고 오로지 나 혼자만의 힘으로 죽일 수 있는 사람. 그것은 오직 '나'뿐이었어요.
가난한데 목회를 하겠다고 떠난 아버지가, 아버지가 떠난 와중에 젖몸살이 왔다고 아기에게 계란후라이를 먹인 엄마가, 그로 인해 뇌수막염을 앓아 사시가 되고 머리가 나빠진 '나'는 고통스러워 죽이고 싶지만 죽일 수 없기에 나를 죽이는 것을 선택한다. 왜 이런 고단한 삶이 '나'에게 주어진 건지 다른 사람들은 멀쩡히 행복하게 살아가는 것 같은데 자신은 '병신'같이 되는 일도 없고 몸도 '병신'이라 세상을 도저히 곱게 바라볼 수가 없다. 청귤은 보기엔 예쁘지만 먹을 수 없는 귤, 청귤에 빗대어 나오는 미영. 미영이 보기에 지영은 진짜 귤 같다. 겉도 예쁘고 속도 알찬 먹을 수 있는 진짜 귤. 그러나 지영도 겉으론 '선생님'소리를 듣는 작가이지만 그 벌이로 먹고살기 힘들어 아르바이트를 하고 힘겹게 살아간다. 진짜 귤이란 게 있을까. 우리 모두 귤처럼 보이게 살고 있지만 사실은 다 청귤이 아닐까.

* 어릴 적 뇌수막염, 학교 부적응, 인도로 도피,, 이 모든 이야기가 작가의 실제 이야기라고 한다. 그래서 더욱 더 고통이 가까이 다가오게 읽히는 지도 모르겠다. 이 작가는 고통으로 독자와 소통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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