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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 더 레터 - 편지에 관한 거의 모든 것에 대하여
사이먼 가필드 지음, 김영선 옮김 / 아날로그(글담) / 2018년 5월
평점 :
절판

구시대의 유물이 된 편지. 어릴 적 학창시절에 편지를 참 많이 주고받았었다. 그러다 핸드폰이 대중화가 되고 문자를 주고받으면서 조금 뜸해졌다가 스마트폰 보급으로 편지는 보기 힘들어졌다. 그렇다면 편지는 언제부터 누가 쓰기 시작했을까? 이 책의 부제는 편지에 관한 거의 모든 것에 대하여다.
빈돌란다에서 서기 105년에 쓰인 것 같은 서판을 처음 발견, 그러나 이 편지들은 간결성, 직접성, 세속성은 본견적인 편지보다는 휴대전화 문자나 트위터 메시지에 더 가까워 보인다. 고대 로마에서 진정한 편지 작가들을 찾아내고 편지에는 이전에는 없었던 인사말이 들어가 있다고 한다. 지금까지도 계속해서 보편적으로 쓰이는 시작은 "A가 B에게, 안녕하세요." 끝맺음은 단순하게 "안녕히.","행운을 빌며."다.
편지는 시대를 지나며 발전에 발전을 거듭해서 계속 변화해왔다. 문맹률이 높은 시절에는 특권층만 편지를 쓰다가 편지를 쓰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편지의 중요성에 대해 더욱 부각된다. 그에 따라 편지 쓰는 법이라는 책들도 개편되어 나온다. 우편물이 사라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우편국이 개설되고, 우체통이 만들어지고 발신자 수신자 다 요금을 지불하는 방식해서 선불(우표)로 변했다.
편지는 색다르고 귀중한 뜻밖의 역사다. 즉, 현재 시제의 역사, 그 역사의 참여자가 쓴 역사다. 그것은 커다란 진실을 드러낸다. 흔히 우리가 셰익스피어와 오스틴을 읽으며 느끼는 것과 똑같은 진실 말이다. 우리가 우리 스스로를 제아무리 독창적이라 생각해도, 우리의 감정, 동기, 욕망이 과거의 그것을 그대로 반복하는 것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우리는 그다지 특별하지 않다. 우리보다 먼저 그런 감정, 동기, 욕망을 지녔던 다른 누군가가 있었음은 거의 틀림없다. (257p)
문맹률이 낮고 누구나 종이와 펜과 우표를 쉽게 구매할 수 있지만 편지는 많이 쓰이지 않고 있다. 심지어 이젠 이메일도 잘 쓰지 않고 즉각적인 SNS를 이용한다. 빠르고 편리함이라는 게 있지만 편지를 쓸 때 그 사람을 생각하는 설렘, 답장을 받기 전까지의 기다림 같은 낭만은 사라진지 오래다. 빨리빨리 세상에서 SNS로 주고받는 편지 아닌 문답식의 대화들은 감정이 빨리 오르고, 그만큼 빨리 가라앉게 만드는 것 같다. 뭐든지 쉽게 할 수 있고 빨리 처리되는 디지털 시대에 신물이 느낀다면 가만히 앉아 고요히 생각하며 편지를 써 내려가는 것도 좋겠다. 점점 더 발전하는 세계 속에 인간이 유일하게 할 수 있는 일 또한 사색하여 생각하고 창조해내는 편지쓰기도 포함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