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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 미래 보고서 - 빚으로 산 성장의 덫, 그 너머 희망을 찾아서
마루야마 슌이치.NHK 다큐멘터리 제작팀 지음, 김윤경 옮김 / 다산북스 / 2018년 4월
평점 :
절판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 생각은 "아, 진짜 재밌다."였다. 결국 잠을 포기하고 새벽 2시까지 완독하고 잠이 들었다.
왜 계속 성장해야 하는지 질문을 던지는 책이다. 오사카 경제학과 교수 야스다 요스케와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미국의 경제학자 조지프 스티글리츠, 체코의 경제학자 토마스 세들라체크, 세계적 투자자 스콧 스탠퍼드와의 자본주의에 대한 만담을 편집해놓은 책이다.
스티글리츠
“계속 성장해야만 하나요?” 저성장의 원인 중 하나는 불평등의 확산 문제라고 한다. 세계경제가 침체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다른 경제정책이 필요하다고 한다. 테크놀로지, 인프라, 교육 부문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경제구조의 전환을 촉구해 불평등을 시정하는 데 중점을 두는 정책이 필요하다.
현재의 시장경제는 이익 대부분을 특정 집단이 독차지하있다. 그로 인해 불평등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애덤 스미스의 유명한 '보이지 않는 손'은 없다고 말한다. 애덤 스미스가 아마 지금 상황을 본다면 다른 이야기를 했을 거라고.
기업이 시장을 지배하는 반면, 노동자의 위상은 계속 약해지는 것이지요. 따라서 고용이 줄어들 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임금도 계속 내려갈 가능성이 있습니다.
정말 암울한 내용이다.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경제학자가 노동자가 더 살기 힘든 세상이 될 거라고 하니 말이다.
토마스 세들라체크
24살 나이에 체코 대통령의 경제 자문 역할을 한 경제학자는 '경제는 계속 성장해야만 한다'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물론 성장하면 좋지요. 하지만 성장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라고 말한다.
예컨대 아이는 성장하지만 어른은 성장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경제는 대체 언제까지 아이의 상태인 걸까요? 어른을 억지로 성장시키려고 하면 키가 자라는 게 아니라 살만 찔 뿐입니다.
경제도 마찬가지에요. 이미 다 자란 어른이라 할 수 있는 선진국에서도 물질적 성장이 당연하다는 식의 논리는 경제학계가 가지고 있는 대표적인 신화에 불과합니다.
일본의 교육은 세계 최고 수준인데도 성장하지 못하는 이유는 이미 모두가 아이패드를 두 대씩 갖고 있기 때문에 누가 한 대를 더 공짜로 준다고 해도 누구도 원하지 않는 상황이라서 그렇다고 한다. 풍요가 넘쳐서 더 이상 원하는 게 없어진 상태 즉, '황금 천장' 상황이 되었기 때문. '황금 천장'은 자본주의적 성장의 종착점에 도달했다는 뜻이다.
불황일 때 경기를 살리고 싶다면 그에 대비해 호황일 때에도 경기를 적절하게 억제할 필요가 있다. 성장한 만큼 소비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채무를 감소시켜야 한다고 한다.
부유함이 아니라 여유가 필요하다. 과로사가 세계에서 가장 부유하기로 손꼽히는 국가에서 일어나는 것을 비판하고 있다. "경제성장이 둔화되었다면 경제가 아닌 다른 분야에서 성장하면 되는 겁니다. 예컨대 문화 예술이나 정신적인 면에서요. 인류가 좀 더 성장해야 할 분야는 그 밖에도 얼마든지 있습니다. 사회가 풍요로워질수록 일이 점점 늘어난다는 건 상당히 안타까운 일이에요. "
일본은 GDP 대비 230퍼센트나 국채를 안고 있는데 결국 빚은 갚아야 한다. 제로 금리라는 지속 불가능한 상태에서는 GDP 계산에 의미가 없다. 재정 적자가 GDP 성장률의 세 배가 될 때 성장률에는 더 이상 의미가 없다. 재정 적자가 GDP의 3퍼센트이고 GDP 성장률이 1퍼센트라면, 1퍼센트의 성장을 3퍼센트의 차입금으로 산 것과 같은 거다. GDP는 신성하고 견고한 수치처럼 보이지만 사실 손쉽게 조작할 수도 있는 것이다.
스콧스팬퍼드
기술혁신은 우리 사회에서 격차를 완전히 없애지는 못하더라도 전체 구성원을 더욱 편리하고 풍요롭게 만들어 줄 수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경제는 성장해야 한다, 성장해야 한다 하는데 정말 왜 계속해서 성장해야만 하나? 계속해서 성장만 하는 게 또 가능한 일인가? 이미 선진국에서는 물건이 넘쳐난다. 물건이 없어서 못 사는 게 아니라 필요도 없는 물건을 사기 위해서 일을 한다. 물건을 사고 싶은 욕망, 그것이 내 욕망이 맞는가? 세들라체크가 말한 '케인스의 미인 대회 투표'를 보면 인간의 욕망은 주체적인 것이 아니라 타인의 욕망에 대한 모방이며, 우리는 우리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이 원하는 것을 원하게 된다고 설명한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우리가 사고 싶어 하는 것이 진정 우리가 원하는 게 맞는가?
투자자인 스콧 스팬퍼드만 미래에 대해 낙관적이다. 내가 느낀 건 가진 자의 여유다. 이미 많은 걸 가졌으니 우위에 있고 4차 산업혁명에도 유리한 입장. 기술이 발달하면 노동자는 일자리를 잃지만 투자자는 돈을 벌지. 나는 한 개인의 평범한 노동자 입장으로 미래가 썩 낙관적으로 보이지 않는다. 경제뿐만 아니라 저출산 문제도 심각하다고 생각되고..
자본주의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게 해주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