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들한들
나태주 지음 / 밥북 / 2019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태주 시인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시는 <풀꽃>이라는 시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풀꽃

몇 문장 되지 않는 짧은 시가 가슴 한편을 따뜻하게 만들어준다. 시의 힘이 그런 것 같다. 시를 쓰는 사람이라면 마음이 몰랑몰랑 할 것 같다. 그렇지 않으면 이런 시를 쓸 수 없을 거 같으니까. 나태주 시인은 선생님으로 오랫동안 일하면서 시를 쓰셨다고 한다. 지금은 자연 속에 살면서 시를 쓰고 있다. 그가 쓴 사랑에 관한 시를 읽다 보면 구구절절 적어내려가지 않아도, 선물을 준비하지 않아도 그가 아내를 사랑하는 마음이 느껴진다. 가장 마음속에 오래 머물러있는 시를 계속 보고 싶어서 첨부했다. 시 <이기심> 아무도 모르게 마음 구석 깊숙이 숨겨놓은 마음이 들킨 것 같아 찌릿했다. 시 <첫눈> 낭만적인 이미지의 대명사 첫눈을 통해 나는 어떤 사람이 될 것인가 고민해보게 한다. 우리는 모두 부족한 인간이다. 쓸데없이 화를 내어 남의 마음에 생채기를 내기도 하고 남의 불행을 보며 안심하는 위선적인 인간이다. 부족한 인간임을 자각하고 있기에 우리는 변하기 위해 좋은 글을 읽어야 한다. 늘 장문만 읽다가 시를 읽어보니 시만의 매력이 느껴진다. 글이 짧으니까 눈에 더 오래 머물게 된다. 머무는 시간 만큼 내 마음에 잔상을 남긴다. 좋은 글을 읽고 쓰면서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참는 게 죽기보다 싫을 때 읽는 책 - 내 마음을 괴롭히는 관계습관 처방전
이시하라 가즈코 지음, 김한결 옮김 / 샘터사 / 2019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인간관계에서 당장 그만둬야 할 나쁜 습관을 사고 방식, 태도, 듣기, 말하기, 행동 방식에 초첨을 맞춰 이야기하는 책이다. 인간관계가 번거로워지는 이유는, 자신을 소중히 하지 않고 자신에게 계속 무리한 요구를 하기 때문이다.

자기중심적 사고와 타자중심적 사고에 대해 나온다. '타자중심'은 사회의 상식과 규범 및 규칙에 얽매어 이를 따르고, 주변사람에게 자신을 맞추는 등 외부에 기준을 두고 매사를 결정하려는 삶의 방식이고, '자기중심'은 자신의 욕구와 기분, 감정 등 내면에 기준을 두고 가능한 한 자기 마음을 따르고 충족하는 방향으로 결정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삶의 방식이라고 한다. 즉,'자기중심'은 바꿔 말하면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라고 한다. 자, 이렇게 설명만 들어도 인간관계로 괴롭지 않기 위해서는 자기중심적 사고를 가져야 한다는걸 알 수 있다. '자기 욕구와 감정'을 기준으로 삼는 것이다. 이런 사고는 결과는 똑같을지 몰라도 최소한 괴롭지는 않다.

상대방을 불쾌하게 만드는 태도는 상대를 바꾸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상대를 바꾸려는 것 자체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방증이다. 서로 싫어하는데 바뀌길 기대하거나 요구하는 건 무리다. 그렇다면 상대방을 위해 내가 바뀌어야 한다는 생각도 잘못되었다고 한다. 상대를 바꾸기 보다 자기 성장을 위해 힘쓰는 것이 훨씬 좋다.

우리는 상대의 이야기를 끊임없이 들어주면서 우울함에 빠지거나 괴로워진다면 '동정의 지배'에 끌려다니는 것이라고 한다. 죄책감 때문에 거절하지 못하는 성격(..바로 나..?)이라도 "모든 상담에 응하지 안하도 괜찮다"라고 생각하며 거절할 줄 아는 용기가 필요하다. 답정너에게도 꼭 대답하지 않아도 된다.

결코 공감하지 못할 이야기를 듣고 있을 때 "맞아, 맞아."라고 했다가 나중에 다 뒤집어쓸 수가 있다. "너도 그 때 같이 욕 했잖아?"같은. 그럴 때는 "그렇구나"로 상대의 생각과 의견, 감상을 인정하는 말을 하면 된다. 도저히 듣기 힘들 때는 "그런가요?"로 상대의 말을 잘라도 된다.

"하지만"이라는 말은 부정적인 늬앙스를 풍긴다. "하지만"을 자주 뱉는다면 나의 말하는 습관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하지만" 대신에 공백을 넣어보자. 잠시 한 템포 쉬고 내가 원하는 말을 하면 부정적인 느낌 없이 내 뜻을 전할 수 있다.

대화하는 방법도 잊어버리는 것 같다. 안심하고 편안하게 대화하기 위해

- 상대가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준다.

- 바로 대답하지 않아도 상대가 기다려준다.

- 상대가 본인의 주장만 강요하지 않는다.

- 자신의 의견을 솔직하게 이야기한다.

는 대화의 캐치볼을 통해 마음이 통하는 대화를 해야겠다.

정말 실용적인 원만한 인간관계를 위한 책이다. 사회생활하는 사람들에게 유용할 것 같다. 내가 누구 중심적 사고로 살아가고 있는지 생각해보았다. 반반정도일까.. 확실하 자기중심사고로 살면 어떤 결과가 나오든 후회하거나 남탓을 하지 않게 될 것 같다. 자기중심적사고는 이기적인 사고가 아니다. 이기적인건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준다. 우리는 너무도 쉽게 다른 사람 탓을 한다. 최선을 다했고 배려 했는데 자기 마음을 몰라준다며 비난을 한다. 타인중심적인 사고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이 몸에 배였으나 그것이 자신이 원하는 행동이 아니었으므로 상대방의 행동의 변화가 자신에게 크게 다가오는 것이다. 자기중심심리학은 자신을 인정하고 상대를 인정하는 것이라고 한다. 가끔 다른 사람이 내 맘같지 않다며 인간관계에 회의를 느끼는 글들을 읽을 때가 있는데 글쓴이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 (100쇄 기념 에디션) - 장영희 에세이
장영희 지음, 정일 그림 / 샘터사 / 2019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오늘따라 더 기세가 등등한 내 마음속의 도깨비도 이 말에는 반기를 들지 못했다. 분명 사랑하는 사람이 있어 행복하고, 내일을 위한 희망이 있어 행복하고, 그리고 나의 능력과 재능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있어서 다행이라는 것은 나도 순순히 인정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마지막은 '소금 3퍼센트가 바닷물을 썩지 않게 하듯이 우리 마음 안에 나쁜 생각이 있어도 3퍼센트의 좋은 생각이 우리의 삶을 지탱해 준다'였다._42p

'왜?'라는 물음에 나는 별로 논리적인 답을 할 수 없다. 그냥 내 마음이 시켜서 한 일이지만, 지금 생각하면 난 그때 무척 자존심이 상했던 것 같다. 신에게 내가 불운의 대상으로 선택되었다는 사실에 화가 났고, 내 자유의지와 노력만으로 이길 수 없는 싸움을 해야 한다는 사실이 너무 불공평하게 느껴졌고, 오로지 건강하다는 이유로 나에게 우월감을 느낄 사람들이 미웠고, 무엇보다 내가 동정의 대상이 된다는 사실이 너무나 자존심 상했다. 그래서 내 병은 나와 가족만의 비밀로 하고 몰래 투병하기로 했다._61p

민숙아, 어디선가 읽은 이야기인데, 사람이면 누구나 다 메고 다니는 운명자루가 있고, 그 속에는 저마다 각기 똑같은 수의 검은 돌과 흰 돌이 있다더구나. 검은 돌은 불운, 흰 돌은 행운을 상징하는데 우리가 살아가는 일은 이 돌들을 하나씩 꺼내는 과정이란다. 그래서 삶은 어떤 때는 예기치 못한 불운에 좌절하여 넘어지고, 또 어떤 때는 크든 작든 행운을 맞이하여 힘을 얻고 다시 일어서는 작은 드라마의 연속이라는 것이다. 아마 너는 네 운명자루에서 검은 돌을 몇 개 먼저 꺼낸 모양이다. 그러니 이제부터는 남보다 더 큰 네 몫의 행복이 분명히 너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_117p

내가 살아 보니까 내가 주는 친절과 사랑은 밑지는 적이 없다. 내가 남의 말만 듣고 월급 모아 주식이나 부동산 투자한 것은 몽땅 다 망했지만, 무심히 또는 의도적으로 한 작은 선행은 절대로 없어지지 않고 누군가의 마음에 고마움으로 남아 있다. 소중한 사람을 만나는 것은 1분이 걸리고 그와 사귀는 것은 한 시간이 걸리고 그를 사랑하게 되는 것은 하루가 걸리지만, 그를 잊어버리는 것은 일생이 걸린다는 말이 있다. 그러니 남의 마음속에 좋은 기억으로 남는 것만큼 보장된 투자는 없다._122~123p

아무리 운명이 뒤통수를 쳐서 살을 다 깎아 먹고 뼈만 남는다 해도 울지 마라, 기본만 있으면 다시 일어날 수 있다. 살이 아프다고 징징거리는 시간에 차라리 뼈나 제대로 추려라. 그게 살 길이다._144p

장애인이 '장애'인이 되는 것은 신체적 불편 때문이라기보다는 사회가 생산적 발전의 '장애'로 여겨 '장애인'으로 만들기 때문이다. 무언가를 못 해서가 아니라 못 하리라고 기대하기 때문에 그 기대에 부응해서 장애인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단지 신체적 능력만을 능력으로 평가하는 비장애인들의 오만일지도 모른다._183p

"그래도 지금 내가 여기서 왼쪽으로 가야 할지 오른쪽으로 가야 할지 결정하는 건 순전히 내 자유의지야. 여차하면 차 버리고 택시 타고 가면 되지. 길에서 끝없이 헤매는 것이 인생에서 끝없이 헤매는 것보다는 나으니까."_208p


처음 보는 작가였는데 이미 고인이 되신 분이었다. 만 1살 때 고열로 인해 소아마비가 되었고 3번의 암 투병 끝에 돌아가셨다. 세상의 기준으로 장애인이라는 타이틀을 가진 그녀가 책을 내고 한국에서 내노라는 대학에서 교수 일을 하기까지 힘들었다고 생각했던 내가 오만했다. 그녀의 부모는 이북에서 내려와 맨손으로 육 남매를 길러내셨고 그녀도 부모처럼 강인하게 살아왔다. 장애, 비장애를 나누는 건 비장애인이 만들어낸 잣대로 오만함을 드러내는 행위라는 것을 느낀다. 외국인은 한국에 장애인이 없는 나라라고 오해한다고 한다. 신체적으로 불편한 사람들의 글을 읽다 보면 그동안 무심했던 게 미안해진다. 슈퍼맨으로 유명해진 크리스토퍼 리브가 '당신은 이제 영화 속의 슈퍼맨이 아니라 진짜 슈퍼맨이 되었다'라고 말할 때마다 무척 언짢았다면서 '왜 저의 상처에도 역할이 주어져야 하는지요라고 말했다. '역할을 부여하는 상대가 비단 유명인 뿐이겠는가 우리는 '너는 누구냐'라고 물었을 때 '누구의 엄마, 누구의 딸, 누구의 아내, 직업' 등등 주어진 역할에 대해서만 이야기할 뿐 정작 자신이 누구인지는 말을 하지 못한다. 책을 읽는 동안에도 '나는 누구인가?' 자문해보았지만 여전히 대답을 찾지 못했다. 소크라테스가 한 말이 아직도 유효한 것은 그 답을 찾지 못해서일 테다.

너무도 당당하게 자신은 약속시간에 거의 늦고, 방향치이며, 청소를 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그녀 그런 그녀의 모습이 밉지가 않다. 다른 사람이면 단점이라고 말할 법한 그런 것들도 그녀만의 문체로 인해 새로운 이야기로 태어나고 있다. 에세이 책이라 그녀에 대해서 많이 알게 되었지만 그것보다 나는 그녀의 문체가 마음에 들었다. 오만하지 않으며 지루하지 않고 교훈을 주는 이야기가 우습게 들리지 않았다.

약자로 살아가면서 불쾌했던 경험담을 어깨에 묻은 먼지 하나 털어내는 듯한 성격하며, 암이 생겼을 때 세상의 불운을 다 자신이 짊어지는 것 같다고 억울함을 내비치는 솔직함과 방향치 때문에 고생하니 남편에게 의지하고 싶다가도 잘못된 선택으로 인생 평생을 헤매지 않겠다는 현명함, 경험에서 깨달은 것들을 아낌없이 나누는 나무 같은 마음, 그녀를 보면서 젊은이들이 기성세대의 이런 모습을 기대하고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어떤 책은 읽는 도중에 작가가 궁금하여 검색을 하게 만든다. 이 책이 그런 책이었다. 그녀의 살아온 삶의 흔적들이 궁금했다. 그저 긍정적이라는 두루뭉술한 표현으로는 부족한 내가 감히 가질 수 없는 에너지가 있다. 스님이나 수녀님이 쓴 책은 종교적인 냄새가 나고 '착하게 살아라'라는 메시지가 강하여 읽는 내내 석고대죄해야 할 것 같은데 이 책은 그렇지 않다. 나 부족한 사람이야, 나 못난 곳이 많아- 그러면서도 나를 불쌍하게 보지 마- 인생은 소중한 것이란 메시지를 전달해준다. 타인에게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레몬 - 권여선 장편소설
권여선 지음 / 창비 / 2019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다언만이 뭔가를 잃어버린 게 아니었다. 나 또한 뭔가를 잃어버렸다. 오히려 더 치명적인 쪽은 나일 수 있었다. 다언은 자신이 뭘 잃어버렸는지 분명하게 자각하고 있는 데 반해 나는 무엇을 잃어버렸는지조차 알지 못한 채 살고 있었다.

엄마가 엄마 스스로를 바꾸지 못해 언니의 이름을 바꾸려 했다면 나는 언니의 그 무엇도 바꾸지 못해 나 스스로를 바꾸기로 했다.

나는 더 이상 다언이 아니다. 채언 또는 타언, 그런 비슷한 것일 수 있겠지만 내 마음도 내 얼굴도 이제 다언은 아니다. (……) 누군가 봄을 잃은 줄도 모르고 잃었듯이 나는 내 삶을 잃은 줄도 모르고 잃었다.

그를 만나야겠다. 그가 어떻게 살고 있는지 알아야겠다. 그걸 확인한 후에야 내가 누구로 살지, 어떻게 살지를 결정짓겠다. 그를 만나야 내가 살 수 있다. (……) 드디어 오랫동안 열리지 않던 문이 열리고 노란 빛이 폭포수처럼 쏟아져 들어오는 듯했다. 노란 천사의 복수가 시작되었다. 레몬, 이라고 나는 의미 없이 중얼거렸다. 복수의 주문처럼, 레몬, 레몬, 레몬이라고.

2002년, 온 나라가 월드컵에 열광할 때 언니가 살해됐다. 너무 예뻤던 언니 혜언. 가족의 삶은 붕괴되었다. 다언은 언니가 되기 위해 살을 빼고 성형을 했다. 그렇게 자신을 잃는 줄도 모르고 잃어가고 있었다. 범인은 잡히지 않았다. 그녀는 자신이 누구인지 알기 위해 범인을 찾아가기로 한다. 자신이 범인이라고 생각한 그 사람을. 엇, 그런데. 한만우가 아닌가 보다. 누구일까. 악몽에 시달려 상담사를 찾은 그(그녀)는.

<일부 가제본만 제공받아 앞 부분만 읽어보았다. 과연 범인은 누구이며 왜 그녀를 죽였을까? 다언은 범인을 만나고 자신의 삶을 살아갈 수 있을까 자신이 누구인지 찾을 수 있을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날이 우리의 창을 두드렸다 - 세월호의 시간을 건너는 가족들의 육성기록
416세월호참사 작가기록단 지음 / 창비 / 2019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유가족분들은 폭탄이 터졌고, 우리는 시한폭탄을 안고 있는 것 같아요. _9p

남은 아이들이 걱정이에요. 나라에서 그애들을 보호해주는 것도 아니고 다 우리 책임이잖아요. 나도 아픈데 내 살아 있는 자식까지 끌어안고 가야 하니까 그것도 아파요._28p

2014년에 대통령을 만나겠다고 청와대에 가려는데 그쪽으로 넘어가지를 못했잖아요. 광화문에서부터 막혀서 전경이랑 싸우고 그랬는데 어느 날은 제가 어떤 전경 멱살을 잡은 것 같아요. 옷을 딱 잡았는데 그 전경이 "어머니, 저도 준영이예요."하는 거예요. 제가 가슴에다 오준영, 우리 아들 명찰을 달고 갔는데, 자기도 김준영이라며 울먹이며 얘기를 하는 거예요. 저도 스무살인데 이러시면 저도 다치고, 어머니도 다친다고, 제발 물러서시라고. 우리도 시켜서 어쩔 수 없이 하는 거니까 좀 물러나시라고. 전경들은 전부 다 방패에 진압봉을 들고 있고, 우리는 뚫고 나가겠다고 버티고 서 있으니까 밀고 밀치다 다칠 것 같았나봐요. 그런데 그게 머리를 쳤다고 할까?_48p

세월호 동생으로 산다는 건 말할 수 없이 힘들어요. 사랑하는 사람이 떠나는 게 다 자기 잘못 같은 거예요. 이러다가 내가 엄마도 잃으면 어떡하지. 아빠도 잃으면 어떡하지. 그 마음이 외로움에서 오는 거거든요._95p

"자식 낳아서 열심히 키워놓으면 뭐 해, 물에 빠뜨려 죽이는데."_115p

가족 중에 누구 하나가 사라진다는 건 너무 큰 슬픔이예요. 존재가 없어진 거잖아요. 이 세상에서는… 이렇게 아픔을 겪고 난 다음에 깨달았다는 것 자체가 참…힘들어요. 너무 힘들어요._130p

당해보지 않으면 누구도 몰라, 그 아픔을. 정말로 우리 가족도 몰라, 그 아픔은. 남들이 흔히 하는 얘기가 그거잖아. 이제 그만 잊고 살아라. 그런데 잊을 수가 없잖아. 그 말 들을 때마다 속에서 화가 치미는데. 남들은 쉽게 말을 하지. 얘는 갔으니까 다른 삶을 살아야 하지 않냐? 물론 그 말이 우리를 위한 말인 줄은 알아. 하지만 그런 위로의 말을 받아들일 수가 없어._134p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시위하는 걸 보면 남 일 같지 않아요. 다 생존권 싸움이야. 직장 잃으면 뭐 먹고살아요? 살아야 되니까 하는 거지. 굴뚝에 올라가서 몇백일, 몇천일 있는 것, 그걸 안 하면 죽으니까 살려고 하는 거지. 배부른 사람들은 그 고충을 몰라._161p

우리 사회는 사람들의 죽음, 유가족의 고통을 바라볼 때 자꾸 사회적인 의미를 따져요. 희생자와 유가족 입장에서 그 아픔을 생각하는 게 아니라. 심지어는 유가족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희생의 가치가 높아지기도 하고, 낮아지기도 해요._178p


2014년 세월호 침몰 이후 5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그 동안 무엇이 바꼈는가. 여전히 진상규명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사람들은 쉽게 말한다. 이제 잊으라고. 그 정도면 양반이다. 자식으로 돈벌이를 한다는 둥, 교통사고라고 생각하고 살으라는 둥 쉽게도 말한다. 아픔을 공감한다고 감히 말한다. 겪어보지 않으면 절대 모른다는 말에 공감한다. 내 아무리 자식을 키우고 있지만, 나는 내 자식이 내 앞에 살아 숨쉬고 있으니까, 이 자식을 잃는 상상만해도 끔찍하니까, 절대 모르는 감정이다. 뻥 뚫렸다는 표현, 공허함,, 내 신체 일부 중 공간을 내주어 열달을 품고 있다 18년을 키웠던 자식이, "다녀올게" 말하고 나간 그 자식이 싸늘한 시체가 되어 돌아왔다. 아직 돌아오지 못하고 바다를 떠도는 자식도 있다. 박근혜가 뭐했는지 궁금하지 않다고 한다. 왜 구할 수 있었는데도 구하지 않았는지 이유를 알고 싶다고 한다. 어차피 죽었는데 진상규명이 무슨 소용이냐 보상금 받으려 그러는거 아니냐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억울한 죽음이라는 소리 한 번쯤은 들어봤겠지. 이 아이들이 국가에 의해 희생된 억울한 죽음을 당했다. 남편은 마음이 너무 약해서 416 세월호나 518광주민주화운동 제주 43사건 등 희생자들에 관한 책을 읽지 못한다. 나도 읽고 나서 오랫 동안 마음이 아프다. 그런데 읽어야 한다. 읽어야겠다. 잊지 않는 것이 그들에게 위로가 된다고 생각한다. 잊지 않아야 국가에서도 손 놓지 않을 것이다. 국민들의 관심이 중요한데 시간이 흘렀다고 지겹다고 한다. 점점 공감하지 못하는 세상이 되는 것 같아서 무섭다. 자식을 잃은 부모들은, 부모를 잃은 자식들은 그 시간 그대로 멈춰있는데..

생존자들의 트라우마도 상당하다. 자기 눈 앞에서 친구들이, 동료가, 가족이 죽는 걸 보았다. 살아왔으니 되었다고 생각한다. 트라우마로 인해 자살시도를 하고 밤새 악몽에 시달리고 후유증이 대단하다. 유가족들과 생존자 가족들이 함께 아픔을 공유하는 모습에 가슴 한켠이 따뜻하다. 518 민주화운동이나 제주43사건을 보면 세월호 진상규명도 오래 걸릴 거라고 예상한다. 관심을 잊지 않아야 언제가 되었든 진상규명이 이루어질테다. 포기하지 않고 힘을 내셨으면 좋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