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이 우리의 창을 두드렸다 - 세월호의 시간을 건너는 가족들의 육성기록
416세월호참사 작가기록단 지음 / 창비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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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족분들은 폭탄이 터졌고, 우리는 시한폭탄을 안고 있는 것 같아요. _9p

남은 아이들이 걱정이에요. 나라에서 그애들을 보호해주는 것도 아니고 다 우리 책임이잖아요. 나도 아픈데 내 살아 있는 자식까지 끌어안고 가야 하니까 그것도 아파요._28p

2014년에 대통령을 만나겠다고 청와대에 가려는데 그쪽으로 넘어가지를 못했잖아요. 광화문에서부터 막혀서 전경이랑 싸우고 그랬는데 어느 날은 제가 어떤 전경 멱살을 잡은 것 같아요. 옷을 딱 잡았는데 그 전경이 "어머니, 저도 준영이예요."하는 거예요. 제가 가슴에다 오준영, 우리 아들 명찰을 달고 갔는데, 자기도 김준영이라며 울먹이며 얘기를 하는 거예요. 저도 스무살인데 이러시면 저도 다치고, 어머니도 다친다고, 제발 물러서시라고. 우리도 시켜서 어쩔 수 없이 하는 거니까 좀 물러나시라고. 전경들은 전부 다 방패에 진압봉을 들고 있고, 우리는 뚫고 나가겠다고 버티고 서 있으니까 밀고 밀치다 다칠 것 같았나봐요. 그런데 그게 머리를 쳤다고 할까?_48p

세월호 동생으로 산다는 건 말할 수 없이 힘들어요. 사랑하는 사람이 떠나는 게 다 자기 잘못 같은 거예요. 이러다가 내가 엄마도 잃으면 어떡하지. 아빠도 잃으면 어떡하지. 그 마음이 외로움에서 오는 거거든요._95p

"자식 낳아서 열심히 키워놓으면 뭐 해, 물에 빠뜨려 죽이는데."_115p

가족 중에 누구 하나가 사라진다는 건 너무 큰 슬픔이예요. 존재가 없어진 거잖아요. 이 세상에서는… 이렇게 아픔을 겪고 난 다음에 깨달았다는 것 자체가 참…힘들어요. 너무 힘들어요._130p

당해보지 않으면 누구도 몰라, 그 아픔을. 정말로 우리 가족도 몰라, 그 아픔은. 남들이 흔히 하는 얘기가 그거잖아. 이제 그만 잊고 살아라. 그런데 잊을 수가 없잖아. 그 말 들을 때마다 속에서 화가 치미는데. 남들은 쉽게 말을 하지. 얘는 갔으니까 다른 삶을 살아야 하지 않냐? 물론 그 말이 우리를 위한 말인 줄은 알아. 하지만 그런 위로의 말을 받아들일 수가 없어._134p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시위하는 걸 보면 남 일 같지 않아요. 다 생존권 싸움이야. 직장 잃으면 뭐 먹고살아요? 살아야 되니까 하는 거지. 굴뚝에 올라가서 몇백일, 몇천일 있는 것, 그걸 안 하면 죽으니까 살려고 하는 거지. 배부른 사람들은 그 고충을 몰라._161p

우리 사회는 사람들의 죽음, 유가족의 고통을 바라볼 때 자꾸 사회적인 의미를 따져요. 희생자와 유가족 입장에서 그 아픔을 생각하는 게 아니라. 심지어는 유가족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희생의 가치가 높아지기도 하고, 낮아지기도 해요._178p


2014년 세월호 침몰 이후 5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그 동안 무엇이 바꼈는가. 여전히 진상규명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사람들은 쉽게 말한다. 이제 잊으라고. 그 정도면 양반이다. 자식으로 돈벌이를 한다는 둥, 교통사고라고 생각하고 살으라는 둥 쉽게도 말한다. 아픔을 공감한다고 감히 말한다. 겪어보지 않으면 절대 모른다는 말에 공감한다. 내 아무리 자식을 키우고 있지만, 나는 내 자식이 내 앞에 살아 숨쉬고 있으니까, 이 자식을 잃는 상상만해도 끔찍하니까, 절대 모르는 감정이다. 뻥 뚫렸다는 표현, 공허함,, 내 신체 일부 중 공간을 내주어 열달을 품고 있다 18년을 키웠던 자식이, "다녀올게" 말하고 나간 그 자식이 싸늘한 시체가 되어 돌아왔다. 아직 돌아오지 못하고 바다를 떠도는 자식도 있다. 박근혜가 뭐했는지 궁금하지 않다고 한다. 왜 구할 수 있었는데도 구하지 않았는지 이유를 알고 싶다고 한다. 어차피 죽었는데 진상규명이 무슨 소용이냐 보상금 받으려 그러는거 아니냐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억울한 죽음이라는 소리 한 번쯤은 들어봤겠지. 이 아이들이 국가에 의해 희생된 억울한 죽음을 당했다. 남편은 마음이 너무 약해서 416 세월호나 518광주민주화운동 제주 43사건 등 희생자들에 관한 책을 읽지 못한다. 나도 읽고 나서 오랫 동안 마음이 아프다. 그런데 읽어야 한다. 읽어야겠다. 잊지 않는 것이 그들에게 위로가 된다고 생각한다. 잊지 않아야 국가에서도 손 놓지 않을 것이다. 국민들의 관심이 중요한데 시간이 흘렀다고 지겹다고 한다. 점점 공감하지 못하는 세상이 되는 것 같아서 무섭다. 자식을 잃은 부모들은, 부모를 잃은 자식들은 그 시간 그대로 멈춰있는데..

생존자들의 트라우마도 상당하다. 자기 눈 앞에서 친구들이, 동료가, 가족이 죽는 걸 보았다. 살아왔으니 되었다고 생각한다. 트라우마로 인해 자살시도를 하고 밤새 악몽에 시달리고 후유증이 대단하다. 유가족들과 생존자 가족들이 함께 아픔을 공유하는 모습에 가슴 한켠이 따뜻하다. 518 민주화운동이나 제주43사건을 보면 세월호 진상규명도 오래 걸릴 거라고 예상한다. 관심을 잊지 않아야 언제가 되었든 진상규명이 이루어질테다. 포기하지 않고 힘을 내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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