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지 못하는 아이의 죽음
은유 지음, 임진실 사진 / 돌베개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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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는 기계 안에서 죽은 거예요. 문제는 이게 인식되지 않는 폭력이란 거예요. 인식하지 못하는 폭력이 폭력이란 걸 드러내야 해요. (p116)

혼자만의 싸움이에요. 철저히 혼자에요. 다 쫓아가서 얘기해봐야 그 사람들은 아무것도 안 해요. 그 사람들은 자기 자식 새끼들만 안 다치고 시간만 때우면 돼요. 그 사람들이 잘하는 소리가 있죠. "저도 애 키우는 부모입니다." 그건 맞지. 그런데 자기 애가 죽은 게 아니잖아요. (p130)

제가 느낀 게 뭐냐면요. 대한민국에 살면서 말 잘 들으면 죽는다는 거예요. 말 잘 들으면 회사에서 이용해먹고 최악의 업무만 시키니까 말 잘 들을 이유가 없어요. 대한민국에서는 돈 없는 사람은 살 가치가 없어요. 돈 없고 힘없는 사람을 위한 정책은 안 나와요. 왜? 정책을 만드는 사람은 다 힘있는 사람이에요. 나올 수가 없어요. 평소 민호한테는 착하게 살고 남 해코지하지 말고 맡은 일 열심히 하고 살아라, 그렇게 말했어요. 민호는 그렇게 커줬고요. 결론은 말 잘 들으니까 세상을 등지게 되는 거예요. (p137)

교육계에서 특성화고는 비주류예요. 비주류 중에서도 비주류예요. 제가 교직에 있었던 17년 동안 특성화고를 위한 정책이 나온 걸 MB정권 때 외에는 한 번도 못 봤어요. 그래서 실은 웃기게도 특성화고 전문교과 선생님들은 MB 좋아하는 분들이 있어요. 관심을 가져줬잖아요. 그 이전이나 이후에는 아무도 관심 갖지 않아요. 그러니까 MB가 특수한 케이스라는 거예요. (p168)

꼭 특성화고라고 언급해야 됐을까? 그런 생각이 먼저 들었어요. 그냥 인문계 고졸이 일하다가 사망할 수도 있는 건데 특성화고 나온다는 그 자체가 잘못된 것 같으니까요. 특성화고에 대한 시선이 별로 안 좋은 것 같아요. 그냥 인문계 다니면 고등학생이라고 하고, 똑같은 고등학생인데 특성화고 다니면 '특성화고'를 붙이고요. (p193)

제주도 이민호 군 사건을 들었을 때는 제가 고3이어서 취업준비로 바빴고 먼 일로 느꼈거든요. 아마 특성화고 학생들 대부분이 그런 생각을 할 거예요. 이 사고와 나랑은 멀다고요, 그렇게 세뇌되는 분위기 속에서 다니거든요. 또 사회적으로 워낙 고졸이면 모자란 것처럼 나오니까 '고등학교 졸업하면 어쩔 수 없나?' 그런 체념이 깔려 있는 것 같기도 해요. 고등학교 졸업하면 위험한 일을 하게 되고 사고당하고 그럴 수 있지. 어쩔 수 없어. 억울한 마음은 들지만 자기는 안 그렇게 생각하려고 해도 세뇌가 되고…. 반항하는 것도 사회적 지위나 용기가 필요한 것 같아요. (p212)

제주도 생수공장에서 사망한 고 김동준 학생, 하청업체 계약직으로 들어가 혼자서 발전소에서 일하다 사망한 고 김용균, 콜센터에서 일하다 자살한 고 황수연 학생, 아마 밝혀지지 않은 죽음들도 많이 있을 것이다. 그나마 학생신분이었을 때 사고가 나야 이슈가 된다고 한다. 공부 못하면 기술 배우면 되라고 흔히 말하지만 실제로 기술 배우는 학교에 진학해서 고등학교 졸업 후 기술로 먹고사는 사람들을 보면 사람들은 혀를 찬다. 대학 진학률이 너무 높다. 고졸과 대졸의 임금 차이가 어마어마하다고 한다. 돈만 내면 다니는 대학이라도 돈이 있는 사람이나 갈 수 있다. 실제로 특성화고 다니는 학생들이 집이 어려워 얼른 돈을 벌기 위해 진학한 학생들이 있다고 한다. 약자, 소외된 사람들에 대한 사건사고 뉴스를 보면 참 화가 난다. 대구 고교생 자살사건도 가해자 두 명은 겨우 2년 정도만 징역 살고 나와 잘 먹고 잘 산다고. 물고문, 폭행, 금품갈취 등 수개월 괴롭힘당하다 엘리베이터에서 홀로 눈물 훔치고 결국 자살로 생을 마무리 한 학생만 불쌍하다. 가슴이 미어진다. 현장실습생들을 싼 맛에 부리기 좋은 노동력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많다고 한다. 과연 자기 자식이라면? 심지어 자식 냉장고에 넣어놓고 장사한다고 표현하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아, 겨우 8000만 원 받자고 자식 가지고 장사?? 그딴 말 하는 사람 자식도 냉장고에 처넣고 8000만 원 받고 떨어지라고 말하고 싶다. 특성화고 학생들에게 노동 인권을 가르쳐야 한다. 힘들어도 참아야 한다, 때려도 참아야 한다, 욕 들어도 참아야 한다 그딴 말 옛날에는 통했을지 모른다... 아니 옛날에도 잘못된 거다. 무임금으로 부려먹고 함부로 대하고... 소중한 생명들 귀한 자식들인데.. 안타까운 건 아이들이 싫다고 뿌리치고 나오지를 못한다는 거다. 힘들다고 학교로 돌아가면 다시 가라는 말만 듣는다. 아이들은 기댈 수 있는 어른이 없기 때문에 자살하거나, 노동의 최전선에서 일하다 사고로 목숨을 잃는다. 회사들은 서류 조작하기 바쁘고 힘없는 부모들은 어쩔 수 없이 합의하고 끝맺음을 맺는다. 왜냐하면 법으로 가봤자 .... 형량이 터무니없이 낮기 때문이다. 은유 작가의 책을 사랑한다. 여성, 소수자, 약자들, 소외된 사람들 곁에서 그들의 말을 옮겨 우리에게 전해주기 때문이다. 능력이 된다면 그들과 함께 일하며 돕고 싶다. 나와 상관없다고, 알면 기분이 안 좋고 슬퍼진다고 외면해서는 안 된다. 공감능력이 결여된 나라에서 희망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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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스와 거짓말 : 금기 속에 욕망이 갇힌 여자들
레일라 슬리마니 지음, 이현희 옮김 / arte(아르테)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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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참 단순한 일인데도 우리는 할 수가 없는 것, 그게 바로 불행 아닐까요! 달을 따달라는 게 아니고요, 그냥 내가 원하는 사람과 살고 싶은 거라고요!" (p50)

순결 숭배는 폭력이에요. 사람들은 여성을 보석처럼 취급하는 척하면서 극도로 어색한 제단 위에 올려놓죠. 악의에 찬 남성들의 시선으로부터 보호해야 한다는 구실로요. (p91)

모로코는 스웨덴처럼 우리가 원하는 거라면 뭐든 들여올 수 있는 나라가 아니야. 이 나라 사람들은 유럽인들처럼 성적 자유를 얻을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아. 경찰이라는 직업 덕분에 수많은 위선과 폭력을 현장에서 직접 목격할 수 있었어. 이 나라에선 춤마 때문에 소아성애라든지 근친상간, 강간, 미성년자 매춘 따위에 대해서 아무도 입에 올리지 않아. 내가 쓰레기통에서 찾아낸 신생아들이 몇 명이나 될 것 같니. 이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유일한 방법은 터놓고 말을 하는 거야. 뒤에 숨지 말고. (p113)

모로코 남자들은 가랑이 사이에 악마를 끼고 있는 것 같아요. 하나같이, 그리고 한결같이 이렇게 말하지요, 이게 다 여자들 잘못이라고. 그런데 문제는 말이죠, 남자들이에요. (p119)

모로코 여성들의 인내심이라는 건 어쩌면 어리석음의 다른 모습이 아닐까 하고 생각할 때도 있죠. 결코 받아들여선 안 되는 것을 묵묵히 받아들이니까요. (p175)

그들의 결혼은 제도화된 매춘이라고 볼 수 있죠. 남성은 돈을, 때로 아주 많은 액수를 지불함으로써 한 여성에 대한 '소유권'을 가져요. 남성이 내는 돈이 많을수록 여성의 가치가 높아지죠. 수많은 여성들이 모더니즘을 바라지만, 동시에 남편이 돈을 벌어 자신을 돌봐주길 원해요. 그런 면에서 진정한 '모더니즘'을 확인시키는 여성은 극히 드물다고 할 수 있죠. (p185)

<그녀, 아델> 작품을 보면 정상적인 가정을 꾸린 여성이 막무가내로 섹스를 한다. 가정을 이룬 남성이 바람을 피우고 아무하고나 섹스를 하는 소설은 화제가 되지 않는다. 모로코 출신의 작가가 여성의 섹스에 관한 소설을 써서일까, 이 책은 화제가 되었다. 아마 모로코에서 욕을 많이 먹었으리라. <섹스와 거짓말>은 모로코 여성들이 어떤 금기와 억압에서 살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화가 나면서도 슬펐던 건 모로코나 한국이나 별반 다를 바가 없다고 느껴졌기 때문이다. 포르노그래피 5위인 나라에서 성 억압이라니, 혼전 순결을 강요하고, 처녀 증명서를 당연스럽게 요구한다. 여성은 처녀막을 보호하기 위해 항문섹스를 허락하고, 처녀막 수술을 여러차례 받기도 한다. 경찰들은 어슬렁거리며 숲속, 차 안, 빈 건물 등을 돌아다니며 스킨십 하는 사람들을 잡아다 뒷돈을 챙긴다. 집안일하고 아이를 돌보고 일을 하느라 지친 부인은 남편이 언제든 달려들면 당할 수밖에 없다. 여성은 가정 내에서 강간을 당한다. 오죽하면 차라리 나가서 다른 부인을 뒀으면 좋겠다고 말하겠는가. 남자쪽에서나 여자쪽에서 물질이나 돈을 내고 결혼하는 제도는 상대방을 인간 대 인간으로 존중할 수 없게 만든다. 여성들은 남녀평등을 외치지만 아직도 남자가 결혼할 때 집을 사 오길 바라며, 자신보다 임금이 높길 바란다. 독립적이고 자주적인 삶을 살길 바란다면 타인에게 기대지 않아야 한다. 여성의 품위를 국격으로 생각하는 어리석은 나라에서 여성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어떤 일일까. 용기 있게 이혼을 하고, 모두 처녀인 척 순결한 척하는 곳에서 당당하게 하고 싶은 사람과 섹스를 하는 여성들이 공통적으로 말한다. 자신은 책을 읽어 다른 세상을 알게 되었다고. 여성을 노예로 부리고 싶어하는 나라에선 여성들을 가르치지 않는다. 소수자이면서 약자인 여성들이 책을 많이 읽고 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들만 있지만 여성도 자유롭게 발언을 하고 원하는 것을 할 수 있는 나라에서 아이들을 키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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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본 것을 당신도 볼 수 있다면 - 정우성이 만난 난민 이야기
정우성 지음 / 원더박스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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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는 기구의 지원으로 살아가는 삶이 편하게 누리는 삶 아니냐고도 한다. 하지만 그건 전혀 사실이 아니다. 자립하지 못하는 삶은 모두의 가슴에 생채기를 낸다. (p87)

대한민국은 유엔난민협약 가입국이고, 아시아 최초로 난민법도 제정한 나라다. 난민을 돕는 것은 그들을 동정하는 게 아니라 국제 사회의 일원으로서 책임 있는 자세를 보이는 것이다. (p117)

난민에게 필요한 것은 무한정의 지원이라기보다는 일상의 복원이다. 지원금보다는 일자리를 통해 스스로의 삶을 유지하고 시은 것이 그들의 바람이기도 하다.

유엔난민기구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는 난민들이 단순히 생존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으로서 존엄성을 유지하며 난민 생활 중에도 일반인과 다름없이 배우고, 능력을 계발하고, 미래를 준비하고, 꿈을 꿀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유엔난민기구가 말하는 난민 '보호'의 개념에는 이 역시 포함된다. (p153)

국가를 향해 '난민만 챙기지 말고 우리도 좀 챙기세요. 여기 우리도 있어요!'라고 외치는 목소리로 내게는 와닿았다. (p165)

내 마음을 알 길 없는 로자는 여전히 따뜻한 얼굴로 말했다. "대한민국은 친절하고 관대한 나라라고 들었어요, 우리는 스스로 원해서 예멘을 떠나지 않았어요. 우리가 원하는 것은 단 한 가지예요. 평화가 돌아온 조국으로 돌아가는 거예요. 그날까지 계속해서 공부하고 일을 하면서 미래를 꿈꾸고 싶어요." (p186)

예멘 난민 500명이 제주도로 입국하게 되면서 한국에서 난민 문제가 불거졌다. 유엔난민기구 친선대사로 활동하고 있는 정우성의 소신 발언으로 인해 그는 무자비한 악플에 시달렸다. 난민을 무조건적으로 수용하지 말아야 한다는 입장에는 예멘 사람들은 모두 테러리스트라는 말도 안 되는 일반화를 주장한다. 책 제목 <내가 본 것을 당신도 볼 수 있다면>은 과연 난민들의 삶의 현장을 보고도 무조건 반대할 것인가라고 묻는 것만 같다. 이 책을 읽기 전에도 난민 수용에 대해 반대 입장이 아니었지만 이 책을 읽고 난 후로는 좀 더 적극적으로 난민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어졌다. 예멘 난민들을 한국에서 받아주면 그들은 우리가 받지 못하는 혜택을 받으며 살 것이고 강간이나 폭행 등 여러 사건을 일으킬 것이라고 지레 걱정한다. 입장 바꿔서 생각해보자. 우리가 타국으로 이민 가서 이민자, 혹은 난민으로 인정받는다고 해도 타국에서 사는 것이 행복할까? 혹은 자립하지 못한 채 다른 사람의 도움으로만 살아가야 하는 환경이 행복할까? 한국 사람이라고 해서 무조건적으로 반대하면 그것은 괜찮을까? 입장 바꿔서 생각해보면 답이 나온다. 예멘 사람들이 다 테러리스트라면 요즘 나오는 뉴스만 보면 한국 사람들은 다 분노조절에 문제가 있는 사람이며 살인자인가? 그저 우리와 '다른' 사람을 수용하고 싶지 않은 것은 아닐까? 하얀 피부에 파란 눈만 받아들이고 싶고 그 외 외국인은 받아들이고 싶지 않은 것은 아닌지? 사실 좋아하는 연예인이라고 딱히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정우성의 소신 발언은 좀 멋있었다. 우리는 못 살아서 다른 나라에 기댈 수밖에 없었던 시절을 잊었나. 유난히 사람들이 이기적으로 변해가는 것 같다. 세금 어떻게든 적게 내려고 하고, 내가 낸 세금으로 약자들을 보호하는데 쓰는 복지 비용을 아까워하고, 내게 조금이라도 해가 될 것 같으면 반대하고. 그런 사람들은 평생 한국에서만 다수자로 살아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것일까. 우리도 외국 나가면 중국인인지 일본인인지 코리아가 북한인지 남한인지도 모르며 그저 키 작고 못생긴 동양 남/여 일뿐인데....

난민들이 바라는 것이 자립이라고 한다. <텅 빈 지구>에서도 떨어지는 출산율 때문에 나라에서 난민, 이민자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을 거라고 한다. 심지어 그 사람들이 다시 자기네 나라로 가지 않게 하기 위해 잘 대해주어야 한다고. 미국이 좋다 좋다 해서 나간 사람들도 한국으로 돌아오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많다. 내가 태어나고 부모, 친구, 친척, 나의 추억이 남아 있는 나라로 돌아가고 싶은 것이다. 예멘 난민들도 당장 전쟁이 나서 못 돌아갈 뿐이지 전쟁이 멈추고 조금 안정화되면 돌아가고 싶어한다. 한국으로 돈 벌러 온 외국인들을 하대하는 경향이 있는데 사실 그 사람들이 없으면 전부다 기피하는 3D업종에 누가 일을 할 것인가? 그 사람들이 발전에 전혀 기여하지 않고 있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이슬람 사람들은 다 강간범이라고 말한다면 왜 뉴스에선 허다하면 한국 사람이 강간했다고 나오는가? 일반화는 무조건 잘못된 것이다.

난민에 대해 궁금하다면 꼭 읽어봤으면 좋겠다. 사실 가짜뉴스도 판치고 있어서 솔직히 예민한 부분에 대해서는 뉴스를 차라리 보지 않고 자기 소신을 갖는 것이 더 좋다는 생각도 든다. 아니면 뉴스보다는 관련 주제를 다룬 여러 책들을 읽어보는 게 더 도움이 될 것 같다. 책이란 것은 작가가 굉장히 공부하고 고민한 흔적이다. (대충 날려 쓴 책들도 있긴 함..) 지금 당장 나랑 상관이 없다고 평생 관계가 없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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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가 되어 간다는 것 - 나는 하루 한번, [나]라는 브랜드를 만난다
강민호 지음 / 턴어라운드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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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가 되어가는 과정에는 현실을 변화시키는 질문, 철학을 이끌어내는 의문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브랜드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이러한 질문과 의문을 공유하고 함께 생각의 결을 맞추는 과정이 중요합니다. (p41)

"대부분의 젊은이들은 <~로 부터의 자유>를 구가하기는 했지만 <~를 향한 자유>로의 도약을 이루어내지는 못했다. 제한과 의존에서 자유로워지려는 소망 말고는 자기들이 향해야 할 아무런 목표도 추구하지 않은 채, 오로지 반항만 한 것이다."(p53)

직업을 찾으면 직장은 어디에도 존재합니다. 직장인이 직장을 잃을까 두려워하는 것을 본 적은 있지만, 직업인이 직업을 잃을까 두려워하는 경우를 본 적은 없습니다. 직장은 누군가에 의해 빼앗길 수 있지만 직업은 내가 스스로 포기하지 않는 이상 누군가 인위적으로 잃게 만들 수 없기 때문입니다. (p70)

견고한 틀을 비틀었을 때, 기회의 틈이 생깁니다. (p134)

평균이라는 동일화가 사회하라는 학습을 통해 형성된 본능이라면, 차별화는 타고난 본성에 가깝습니다. 하지만 평균이 주는 안도감에 마비된 사람들이 향하는 동일화는 성공을 향한 욕망에도 투영됩니다. 많은 사람들이 성공에 이르는 길에 대한 성찰의 과정에서 자기다움을 중요한 덕목으로 꼽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수많은 성공을 일궈낸 사람들이 주장하는 자기다움을 표본으로 또다시 평균과 동일화의 요소들을 끄집어냅니다. (p174)

이미 많은 브랜드들이 우리 생활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수많은 새로운 브랜드들이 탄생한다. 이젠 물건뿐만 아니라 사람 자체가 브랜드가 되는 경우도 많다. 예전 같으면 유튜버나 프로그래머를 직업으로 인정이나 했겠는가. 그들은 그들 자체가 브랜드가 된 것이다. 직장인이 직장을 잃을까 두려워하는 것을 본 적은 있지만 직업인이 직업을 잃을까 두려워하는 경우를 본 적이 없다는 말에 과연 내가 선택한 직업은 무엇일까? 내가 하고 싶은 직업은 무엇일까 다시 생각해보았다. 간호사면허증이 있다는 이유로 배운 게 도둑질이라며 전공을 살리면서 할 수 있는 일들을 생각했다. 그것이 과연 내가 원하는 일인지 진지하게 자문하기 보다 그저 어떡하면 돈을 좀 더 많이 주는 병원이나 기관에 취직할 수 있을까 고민했던 것이 사실이다. 내가 간호사임은 변함없는데 어떤 병원/기관에서 일하냐에 따라 나의 가치를 판단하려고 했던 것 같다. 이 글을 쓰는 순간에도 안정적인 일자리와 하고 싶은 일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다. 아마 이 고민은 죽을 때까지 할 것이다. 다만 예전처럼 어느 회사에 소속되어야만 돈을 벌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나 스스로가 브랜드가 되어 금전적인 이득을 취할 수 있게 세상은 변하고 있다. 세상은 편리해지고 더 이상 새로울 것이 나올 게 없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냥 편한 세상에 안주하고 싶은 건 아닐까? 평범함에 묻혀 살아가면 고통받을 일은 없지만 새로운 것을 찾는 데에 대한 기쁨과 희열을 느낄 수 없다. 나라는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선 어떤 마음가짐과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방향성을 제시해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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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기, 몰입의 즐거움
미하이 칙센트미하이.크리스틴 웨인코프 듀란소.필립 래터 지음, 제효영 옮김 / 샘터사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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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통제력을 과신하면 오만과 허세로 이어지고, 이는 몰입 상태가 깨지는 원인이 된다. 자신감을 갖되 겸손해야 한다. (p75)

몰입은 형체 없는 유령과도 같지만 경험하고 나면 삶이 더욱 완전해지는 기분이 든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 알쏭달쏭한 경험을 적극적으로 찾아다닌다. 현재를 살아갈 수 있게 되면 과거나 미래가 아닌 바로 지금 일어나는 일에 신경을 쓰게 된다. (적어도 얼마간은) 후회와 걱정이 사라지고 몸과 마음이 완벽히 조화를 이룬다. 그렇게 책이나 대화, 등산, 달리기에 푹 빠져드는 것이다. 그 순간이 지나간 뒤 돌아보면 "그래, 이게 사는 거구나"라는 감탄이 절로 나온다. (p321)

행복하다고 느끼기 위해서는 목적 의식을 갖되 유연성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p332)

행복은 일시적으로 잠시 추구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개개인에게 주어지는 책임은 쾌락적 즐거움과 에우다이모니아를 느낄 수 있는 기회를 앗아가고, 두 가지 즐거움을 모두 엉망으로 만들어버린다. 하지만 그와 같은 상태가 아예 새로운 일상으로 고착되지 않는 한 전반적인 행복감을 해치지는 않는다. 여가 활동은 스트레스 해소 측면에서도, 전체적인 행복감의 측면에서도 매우 중요하므로 절대 간과해서는 안 된다. (p337)

단숨에 만족감과 즐거움을 느낄 만한 일들이 넘쳐나는 문화에서는 관심사가 이리저리 바뀌기 쉽지만, 그중에 기억에 남을 만한 일은 없다. 달리기를 하는 사람이라면, 인생을 충만하게 살아갈 비장의 무기를 지닌 것이나 마찬가지다. 목표를 세우고, 장기적으로 기술을 발전시키는 몰입의 선행 단계를 밟아나가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p341)

몰입은 삶을 즐겁게 하고 새로운 것을 도전할 수 있는 힘을 준다. 하지만 몰입이 목표가 되어서는 안된다. 또 몰입을 한다고 갑자기 기적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는다. 몰입을 한 번 겪으면 또 몰입을 하기 위해 노력을 하게 된다. 몰입 경험 자체가 보상이 되어 원동력 역할을 해주는 것이다. 몰입 상태가 되면 뇌 활성이 변화되어 시간이 비정상적으로 흐르는 느낌을 받는다. 흔히들 아무것도 안 하고 쉬고 싶어라고 하지만 실제로 아무것도 하지 않고 리모컨만 딸가닥 거리거나 SNS만 보다 잠들면 매우 허무하고 기분이 좋지 않다. 수동적인 삶은 장기적으로 좌절감과 불안을 유발한다고 한다. 1등을 하겠다, 상금을 타겠다 같은 목표보단 내적 동기가 있어야 몰입을 하는데 도움이 된다. 실제로 몰입을 하는 도중에도 다른 부수적인 것에 신경을 돌리기 시작하면 몰입은 깨진다. '자기 목적적 성격'을 가진 사람이 몰입을 자주 경험한다고 한다. 몰입과 관련이 있는 특성은 높은 성실성과 낮은 신경성이다. 드라마틱한 변화가 아니라 꾸준한 성실성으로 실력을 쌓아놓았을 때 중요한 순간에 몰입을 경험하여 최고의 결과를 이끌어 낼 수 있다. 명상, 긍정적인 마음가짐, 성공할 수 있는 계획, 정확한 피드백은 몰입할 경험할 가능성을 높여준다. 달리기와 몰입에 관한 책이지만 몰입은 어느 때서나 나타날 수 있다. 책을 읽다보면 정신없이 시간이 지나갔을 때가 있는데 몰입을 했기 때문일 것이다. 몰입의 경험은 또 다른 긍정적인 중독을 낳는다. 지금은 독서를 하지만 언젠가는 내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공부를 할 때 이 몰입의 경험이 내게 긍정적으로 작용하길 믿는다. 달리기 안내서 역할을 해주는 책이라 초보 러너들에게 추천한다. 마치 책만 읽었을 뿐인데 조금 건강해진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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