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과 사랑의 대화
김형석 지음 / 김영사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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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한 인생의 선배의 진솔한 이야기가 있는 책이다. 특별히 인생을 어떻게 살아갈지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다. 그 목소리는 보수적인 어른의 목소리가 아니다. 삶에 정답은 있고 그 정답을 향해 살아가는 것을 알려주기보다, 스스로 여러 방향성을 생각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래서 출판된 지 벌써 50년이 넘었지만, 아직까지 그 힘이 느껴진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그렇게 많이 배웠고 지식의 조각들을 주워 넣었는데도 마침내는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는 것이다. 무엇 때문일까? 역시, 문제를 가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아무 문제 없이 4년이라는 세월을 보냈으니 뒤에 남을 것이라고는 단편적인 지식의 조각들과 막연한 기억뿐이다.

21p


인간이 가장 귀하게 사는 길은 무엇인가. 때로는 나 자신의 것과 자신을 양보하거나 희생시키더라도 이웃과 사회를 위해 봉사할 수 있는 삶이다.

93p


간디나 슈바이처가 존경을 받는 것은, 현실을 떠난 이상이 아니고 깊은 현실 속에서 그만한 이상을 실천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일 것이다. 현실을 모르는 이상주의는 불필요하며, 이상이 없는 현실주의는 누구도 요구하지 않는 것이 우리들의 생활이다.

223p

 


 인용구에서 볼 수 있듯이 메시지가 특별하지는 않다. 요즘 출판되는 에세이들이 너무 화려해서 그런지 저자의 문장은 오히려 평범해 보인다. 하지만 그 평범함 속에 힘이 있다. 세월을 견디며 버텨온 하나하나의 문장들은 읽으면 읽을수록, 다시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그 의미를 다채롭게 한다. 그래서 오랜 시간을 두고 천천히 하나씩 문장을 읽다보면 책에 점점 빠져들게 된다. 이 담담한 문장들은 속도를 강조하는 현대 사회에 위로를 주기에 충분하다.



 죽음은 최후의 문제다. 그러므로 죽음의 문제를 해결 짓는 것은 모든 학문과 예술과 사상의 마지막 결론일 것이다. 그러나 누가 이 문제를 지어주었는가.

 반드시 해결지어야 할 문제이면서도 모두 자기의 문제는 아닌 듯이 생각하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이렇게 스스로 묻고 있는 순간에도 죽음은 찾아오고 있는데...

303p


 

 이 책을 읽으며 가장 고민했던 문제는 죽음의 문제이다. 죽음은 우리가 필연적으로 겪어야할 사건이자 운명이다. 그래서 이 죽음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는 우리의 삶에서 중요한 것들을 결정한다.

 인류는 진보라는 이름 아래에서 이 죽음과 싸우고 있다. 인류를 죽음으로 내모는 요소들을 하나 씩 제거하며 그 수명을 점점 늘리고 있다. 그 과정에서 인류는 어느덧 평균 수명 100세 시대를 맞이하게 되었다. 그렇게 죽음은 인류에게 점점 멀어지는 듯이 보인다. 그리고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 또한 죽음이 가깝다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저자는 죽음을 아주 가까이 보고 있다. 그런 관점이 다른 에세이들과는 사뭇 다르다. 책을 읽으며 죽음을 생각해볼 수 있고, 이를 통해 삶을 깊숙이 관찰하게 된다. 저자의 수필을 통해 삶이 가까워진 죽음을 생각해보며, 오늘은 어떻게 바라볼 것인지 고민하게 된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그렇게 많이 배웠고 지식의 조각들을 주워 넣었는데도 마침내는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는 것이다. 무엇 때문일까? 역시, 문제를 가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아무 문제 없이 4년이라는 세월을 보냈으니 뒤에 남을 것이라고는 단편적인 지식의 조각들과 막연한 기억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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