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컬러 인문학 - 색깔에 숨겨진 인류 문화의 수수께끼
개빈 에번스 지음, 강미경 옮김 / 김영사 / 2018년 3월
평점 :
컬러 인문학
저는 미술 전공자가 아닙니다. 그래서 ‘미술’란 단어를 들으면 추상적인 느낌부터 듭니다. 그림을 볼 때, 그림의 배경을 이해하고 미학적인 관점으로 해석해보고 싶지만 그렇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마음 속 깊은 곳에 미술을 공부해서 언젠가는 그림을 해석하는 꿈을 꾸고 있습니다. 이런 배경에서 미술 공부의 시작으로 이 책을 읽어봤습니다.
책은 재밌었습니다. 각각의 색 뒤에 숨은 신화, 역사, 미신 등 다양한 이야기가 흥미를 유발합니다. 단순히 생각했던 옷의 색에 이렇게 많은 이야기가 들어있을지 생각지도 못했었습니다. 다만 깊이에는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많은 정보가 들어있어 상식의 확장은 일어나지만 이를 새로운 관점으로 해석하는 저자의 설명은 부족했습니다. 이는 박물관 도록을 연상시켰습니다. 제 책장에 이집트 유물을 설명한 큰 도록이 하나 있습니다. 가끔 이 책을 보며 역사를 공부할 때도 있고, 디자인을 참고할 때도 있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생각이 필요할 때, 아이디어의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해 이 책을 읽습니다. 컬러 인문학은 이런 느낌의 책이었습니다.
주황색을 바라보는 유럽 사람의 관점과 동남아 사람의 차이를 원료의 수급에 있습니다. 유럽에서는 오직 샤프란을 주황색의 원료로 사용했기 때문에 구하기 어려운 색이었습니다. 그래서 주로 왕실에서 사용했고, 이로 인해 그들의 색이라는 인식이 있습니다. 하지만 태국에는 주황색 원료가 너무 많았습니다. 그래서 주황색은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모두의 색이라는 인식이 있습니다.
이렇게 역사적 배경을 근거를 이용한 저자의 설명은 설득력이 있습니다. 단순히 그랬을 것이라는 가설이 아니라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책을 읽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납득할 수 있습니다. 또한 어떤 주장을 할 때 그럴듯한 자신의 생각을 말하며 사실인 것처럼 포장하는 경우가 많은데, 저자는 자신의 주장을 역사적 사실에서 근거를 찾아 설명하고 있습니다. 굉장히 작은 정보까지 역사적 사실을 근거로 제시하기 위해 다양한 자료를 찾았던 저자의 노력에 감탄했습니다.
지금 이전의 역사를 돌아보며 새로운 생각을 만드는 과정에 있다면, 이 책을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