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어 보면 알지 - 호랑수박의 전설 웅진 모두의 그림책 74
이지은 지음 / 웅진주니어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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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팥빙수의 전설』을 읽어줬더니, 한 백 번쯤 더 읽어달라 보채던 3살 아이는 유튜브를 더 사랑하는 미운 7살이 되었다. 새롭게 나온 전설 시리즈를 반가운 마음으로 주문하는 건 책보다 태블릿을 더 사랑하는 아이를 위해서라기보다 엄마인 나의 헛헛한 마음을 채우기 위함일까.


  하지만 몇 번이나 읽었던 기억이 나는 걸까. 아이는 눈 호랑이를 보며 갸웃거리더니, 할머니가 나오는 장면에서 대번에 "팥 할머니!" 하며 환호한다. 웬일로 선선히 내 옆에 붙어앉아 처음부터 끝까지 책 읽는 소리를 집중해서 듣는다. 


  이제 한글을 읽는 아이는 동물들이 홀린 듯 수박을 찾는 장면에서부터 깔깔댄다. 먹지 말라는 수박을 먹은 호랑이를 보며, "너는 먹을 거야?" 하니 절대 안 먹겠단다. 더욱이 호랑이로 변한 수박이라니 입에도 대지 않겠다나. 『먹어보면 알지』의 과감한 정서와는 안 맞게 조심스런 아이를 보며 '그래, 너도 이제 컸구나.' 싶다. 짜식.


  전설 시리즈와 함께 훌쩍 성장한 아이들을 위해서일까? 작가의 이번 책 후반부에서는 7-8살쯤 어린이들이 볼만한 여덟 칸 만화 네 페이지로 마무리된다. 한 번도 먹어본 적 없지만 수박을 먹어보고 싶었다는 뱀, 수박이 먹고 싶지 않았지만 남들이 뛰니까 따라 뛰었다는 곰, 갑자기 나타난 팥 할멈에 의심을 제기하는 너구리, 토끼 조상들이 호랑이에게 너무 많이 잡아먹힌 까닭에 호랑이 수박을 한 입 먹고 싶었다는 토끼, 끝까지 존재를 감춘 재 미스터리한 존재로 나오는 둘 머리 용! 세상 다양한 사람들을 닮은 캐릭터들의 모습에서 다소 철학적인 느낌마저 든다.


  책의 끝 표지가 나올 때까지 샅샅이 읽다 보면 '둘 머리 용'의 존재에 강한 호기심이 든다. 아이와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시 읽으며 '둘 머리 용' 그림을 찾았지만, 결국 실패했다. 네이버에 읽어본 사람들의 후기를 찾거나, 챗GPT를 써본다면 용이 몇 페이지에, 어떤 모습으로 있는지 찾을 수 있을까. 하지만 나는 그렇게 하지 않는다. 전설 시리즈를 기다리고, 구태여 종이책으로 사보는 사람은 응당 그러지 말아야 할 것만 같다. 마블 유니버스, DC 유니버스, 엑스맨 유니버스 별별 유니버스를 다 기다려본 사람으로서 아이와 함께 기다릴 동화책 유니버스가 있다는 사실이 기쁘다. 전설 시리즈를 보는 아이들처럼 성장하면서 유니버스 확장에 확장을 거듭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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