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차가 더 좋아지는 시간 - 홍차와 어울리는 예쁜 그릇.티 푸드.플라워.소품
이유진(포도맘) 지음 / 넥서스BOOKS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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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달전 지인의 집에 초대받아 마신 홍차의 맛이 한 동안 내내 내 혀 끝을 맴돌았다. 은은한 향기와 따뜻한 기운을 주는 그 차 맛에 끌리어 나는 마음을 다잡고 영국산 홍차를 하나 구입했다. 여기저기 서핑을 통해 밀크티도 만들어보고, 지인들에게 물어도 보며 맛 우러내어 보았지만, 사실 매번 바뀌는 차 맛에 난감해졌다. 점점 더 차를 우러내는 횟수는 줄어들고, 어느 덧 부엌 한 구석에 천덕꾸러기 마냥 자리만 차지하는 녀석으로 전락해 갈 때 즈음, 이유진씨의 <홍차가 더 좋아지는 시간>이라는 이 책을 접하게 되었다.

  이 책은 홍차는 물론 커피에 대한 기본가이드와 각종 차와 어울리는 그릇과 음식들, 플라워와 크고 작은 소품들 까지 함께 수록되어 있어서 차 뿐 아니라 인테리어에 관심있는 사람들은 정말 좋아할만한 아이템들이 가득하다.
  사실 책을 꼼꼼히 읽기 전 그림과 사진들을 훑어볼 땐 다소 불편해 보였던 게 사실이다. 사진으로는 알 수조차 없는 수많은 다양한 차들과 다과들 그리고 그것을 담고 있는  아기자기한 그릇과 소품들, 그 옆을 장식하고 있는 화려한 꽃들에 대한 사진들은 우리 서민들의 일상생활에서는 흔히 접할 수 없는 사치품으로만 보여졌다. 
  잠시 불편한 마음을 다시 접고 다시금 첫페이지부터 꼼꼼히 읽어가다 보니 나와는 다른 모습에 대한 자격지심으로 인한 뒤틀림으로 인해 그저 화려한 겉모습만 보고자 했던 나 자신의 착각임을  깨닫게 되었다. 작가는 정말 누구보다도 차를 사랑하고 있었으며, 그래서 누구보다도 열심히 차에 대해 공부하고, 지금도 그렇게 살고 있다는 점에서 선입견을 가졌던 나 자신에 대해 잠시나마 부끄러운 맘이 들었다.
  내가 이 책에서 가장 마음에 든 부분은 차는 자신의 삶을 과시하거나 보여주기 위함이 아닌 나 아닌 다른 사람과의 소통의 연결고리임을 강조한 것이었다. 차 한잔을 마시더라도 누구와 언제, 어디에서 마시느냐에 따라 그 느낌이 다르다는 것을 공감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읽는 내내 홍차에 대해 좀 더 자세한 가이드라인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어 아쉬웠는데, 전편인 <오후4시, 홍차에 빠지다>에 그러한 정보들이 소개되어 있었다고 한다. 이 책도 함께 읽어본다면 더 좋을 듯 하다.
  차와 커피는 이제 내 삶에 상당 부분을 채워가고 있다. 오늘 이 책의 레시피대로 우리 가족 조촐한 티타임을 가져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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