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븐틴 세븐틴 - 사계절문학상 대상 수상 작가들 소설집 사계절 1318 문고 100
이옥수 외 지음 / 사계절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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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절문학상이 재정된지 올해로 13년이 되었지만, 대상 수상은 8작품만이 선정되었습니다. 1997년이후 사계절 1318문고는 이제100권째를 만들어내었고, 그 100권째 책은 사계절 문학상 대상 수상작가들의 소설들로 만들어졌습니다. 검증이 된 작가들의 작품이니 만큼 문장구조나 내용면에서도 빈틈이 없어 보일만큼 작품성이 뛰어나 보입니다.  

 

총 8편의 단편들로 제목에서처럼 <세븐틴 세븐틴>, 인생에서 가장 아름답고 빛나보이는 열입골살을 담고 있는 상징성이 책 속에 녹아있습니다. 제기발랄하고 상큼한 내용이 주를 이뤄야할 듯 보이지만, 정작 책의 내용은 현실의 대한민국을 담고 있듯이 다소 암울하고 어두운 내용들이 주류를 이룹니다. 하지만 그 가운데에서도 좌절하고 절망적이기보다는 밝은 내일을 기대하는 앞으로의 모습을 기대해보는 희망을 심어줌으로써 앞으로의 우리 미래가 어둡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결론을 갖게 했습니다.

 

점점 더 살이 찌고 있는 나는 모범생 반장이 근육병에 걸려 점점 변해가는 모습을 보며 충격에 휩싸이지만, 세븐틴 생일을 축하받지 못한 사람의 평생이 엉망이 될 수 밖에 없다는 말을 새기며 용기를 내어 반장의 집으로 찾아가 반장의 생일을 축하해주는 <세븐틴 세븐틴>은 암울하고 어두운 현실 속에서도 작은 희망과 사랑을 찾아가는 순수한 아이들의 모습이 엿보여 입가의 미소를 짓게 만들었습니다.

 

<이구아나>는 오토바이를 훔쳐 사회봉사 60시간을 처분을 받아 이구아나를 키우는 노인집으로 말벗이 되어주는 봉사를 가게 되지만, 노인은 정작 이구아나 우리청소와 먹이를 줄 것을 요구합니다. 까다롭고 괴팍하기 이루말할 데 없는 노인이 애지중지한 이구아나는 바다에 친구들과 놀러를 갔다가 죽게 된 자신의 아들이 사랑한 동물이었고, 봉사활동을 나간 아이의 아빠와도 친구였다는 엄청난 비밀을 알게 됩니다. 아픈 가족사이고, 현실의 문제를 안고 있는 가족 속에서도 작은 희망의 빛을 가져보게 되는 글이었습니다.

 

<그 여름의 전설>은 귀신을 보고 놀라지 않으면 대학을 붙는다는 괴담을 통해 자신의 친구가 죽었음에도 자신이 그 사건과 무관함을 알리기에 급급했고 정작 친구가 죽은 사실에 대해 슬퍼하지 않았음을 깨닫는 안타까운 현실의 모습이 그려졌습니다. 점점 더 각박해져가는 현실이 느껴지는 글이었습니다.

 

<현수의 집>은 배우이신 아버지의 불규칙적인 삶으로 인해 여러 고모집으로, 큰 아버지네 집으로 옮겨지내며, 정작 자신의 부모보다는 큰 아버지와 고모들에게 멋진 아이의 모습으로 비춰지기 위해 노력하는 현수는 현실과 타협하며 살아가야 하는  현실의 우리아이들의 모습이 내비춰져 더욱더 공감이 가긴 했으나, 많이 안타깝고 씁쓸했습니다.

 

<턱>은 언니의 턱 성형수술로 인해 자신의 턱이 점점 더 자라 다시 수술을 해야하는 상황은 미모지상주의를 비판하는 현실을 꼬집어주기에 충분해 보였습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은 휴대폰을 훔쳐 달아나던 과정에 만난 노인과의 하룻밤을 통해 돌아갈 곳이 있고 기다리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희망이 있다는 메세지는 아무것도 아닌 듯 보였지만, 작은 희망을 선물받은 느낌이었습니다.

 

<기대지말고>는 가족이란 이름으로 묶여져 있기는 했지만, 여전히 대면대면한 가족의 현실을 꼬집어 잘 주었습니다. 복막염을 앓고 목숨이 위태로운 지경에도 아무에게 알리지 못했던 소녀의 모습은 안타까움 그 자체였습니다.

 

마지막 이야기 <더 가이드>는 R이란 인물을 통해 부모가 만들어준 길로 내몰리는 현실의 아이들의 모습이 적나라하게 비춰져 같은 부모로서 더욱 반성을 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8편의 소설 모두 가볍게 읽을 내용들은 없어보입니다. 저희 아이도 사춘기를 보내고 있으며 저 역시 아이마음을 이해하기 보다는 제 생각을 강요하고, 아이가 부모인 제 마음을 더 이해해주기를 바라며 아이를 대할 때가 많습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충돌을 하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하지만 이 책은 아이들의 마음을 읽어주려 했습니다. 공부를 강요하고, 바른 생활을 강조하는 어른들이 주류를 이뤘으며, 아이들의 마음을 읽어주기보다는 현실을 강요하기에 급급했습니다. 그런 가운데 우리 청소년들의 어둡고 암울한 현실을 이해해주고, 마음을 다독이며 어루만져주길 바라는듯 보였습니다. 그 속에는 단순히 부정적이고 안타까운 현실만이 아니라 좀 더 밝은 내일이 다가올 것이라는 희망을 살짜쿵 보여주는 듯해 마지막장을 덮으며 안도를 하게 되었습니다.

 

어떤 책을 읽느냐는 어떤 인생을 사느냐와도 관련이 있을 정도로 책은 우리 인생을 좌지우지 할 수도 있습니다. 현실의 내 아이를 잘 들여다보고 부모로써 좀 더 아이를 이해해줄 수 있는 넓은 마음을 갖는 도량을 가질 수 있게 되는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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