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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달고 살아남기 - 제8회 창비청소년문학상 수상작 ㅣ 창비청소년문학 65
최영희 지음 / 창비 / 2015년 4월
평점 :
작년 여름에 한창 빠져보았던 조인성, 공효진 주연의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라는 드라마가 있었습니다. 너무 멋진 조인성이 다른 사람의 눈에는 보이지 않고 자신의 눈에만 보이는 엑소의 디오와 도로를 질주하는 모습은 정말 충격이 아닐 수 없었는데요. 이 책을 읽는 내내 그 드라마가 오버랩이 되더라구요. 주인공이 스키조, 즉 정신분열증이라는 같은 병을 앓고 있어서였겠죠!!!
<꽃 달고 살아남기>는 제8회 창비청소년문학상 수상작입니다. 커버에 떡하니 <열여덟 살 박진아의 요절복통 성장기>라고 적혀있는 데, 개인적으로는 요절복통이라는 흔한 코믹요소로 치부하기엔 너무 가벼운 표현으로 느껴졌습니다. 읽는 내내 가슴아프고, 주인공 진아와 인애, 그리고 물리선생님과의 관계는 우정이상의 진한 감동을 전해 주었습니다.
진주 근처의 조그마한 시골 감진마을의 박진아는 현재 고2 여학생으로 진주에서 자취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76세이신 연로하신 어머니를 둔 진아는 사실 업둥이였습니다.
나는 어디에서 거쳐 이곳까지 왔는가?
내 인생에서 지워진 사람은 누구인가?
나 역시 그 사람의 인생에서 지웠졌느냐?
한창 이런 고민에 빠져있을 나이인데다 나이든 부모님과의 소통의 부재, 그리고 숨기고 싶은 부분들마저 속속들이 다 아는 감진마을에서의 생활이 힘들것임은 누구나 다 이해가 될 법합니다. 그러던 중 보충수업 전 방학을 잠시 보내러 감진마을로 다니러 온 진아는 동네사람들에게서 "꽃년이"를 닮았다는 충격적인 소리를 듣게 됩니다. 동네사람들은 공부 안하는 여자아이를 보면 "꽃년이 되려고 그러니?" , 속 좁은 남자아이를 보면 "꽃년이 속곳이나 빨고 앉았을 놈"이라고 불릴 정도로 꽃년이는 동네에서는 정상이 아닌 미친여자였습니다.
꽃년이가 혹시나 자신의 엄마일 수도 있다는 가능성과 의구심을 품고서 곤양장으로 꽃년이를 찾으러 가던 진아는 그곳에서 중학교 때 전학간 멋진 강신우를 만납니다. 하지만 신우는 진아에게만 보이는 허상의 인물이라는 더욱더 충격적인 소식을 친구 인애를 통해 알게 됩니다.
이 사실에 대해 인애와 진아는 자신의 생각들을 객관성있게 얘기해줄것으로 판단한 학교 물리선생님께 상당을 하고, 선생님은
일반적인 어른들의 답변대신 인애와 진아 그리고 신우 이렇게 삼자대면을 해보고 그의 존재를 최선을 다해 증명해보라는 위로를 듣게 됩니다.
그러던 중 인애가 삼수생 독서실 총무에게 성폭행을 당할 뻔한 사건이 벌어지고, 인애의 문자로 위험을 감지한 진아는 물리선생님께 연락을 드려 위험을 모면합니다. 하지만 사건은 이후 엄청난 파장을 몰고 옵니다. 경찰에서는 사건의 진실을 덮기에 급급했고, 오타쿠 캐릭터인 캐롤 추종자인 선생님은 사건당일 입고온 캐롤 핑크색 잠옷사건으로 학교에서 엄청난 곤경에 처하게 됩니다.
결국 진아는 숨기고만 싶었던 본인의 출생의 비밀부터 현재의 사건이 일어나게 된 상황과 자신의 정신분열증 증세까지 선생님과의 관계까지 낱낱이 공개를 하게 되고, 그로부터 모든 오해는 풀리게 됩니다. 이 사건들을 통해 진아는 자신이 꽃년이의 딸일수도 다는 사실보다는 자신이 살고 있는 강진마을의 어른들과 현재의 나이든 노모의 사랑만은 그 무엇것다 진실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허구의 신우가 아니라, 진짜 신우를 만나러 가는 설정을 통해 책은 그녀의 삶에 희망적인 메세지를 전달해 줍니다.
어디서나 음모론들이 존재합니다. 특히나 성장기 아이들 세계에서는 더욱더 난무했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책의 진아의 하나 뿐인 친구 인애는 이런 말을 합니다.
"음모론을 믿기로 했다. 이 세상은 범죄 피의자보다 일이 어떻게 된 건지 따지고 드는 사람을 더 미워하고 성가셔 하다는 걸 알겠더라. 진실은 텔레비젼 뉴스에도 없고, 경찰서에도 없고, 이 낡아빠진 학교에도 없다. 진실은 늘 저 바깥에 있다.
The Truth is Out There."
내는 저 바깥에 있는 진실을 위해 싸울기다. 끝을 볼기다. " (p.188)
책을 읽으며 아이들 눈에 나는 과연 따뜻한 어른일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그녀들이 바란 것은 아주 커다란 것이 아니라 따뜻한 눈길과 관심, 그리고 사랑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미친 광녀처럼 꽃을 달고다니면 어떤가? 끝까지 살아남아서 반짝반짝 빛나는 우주의 보석들이 될 아이들을 더욱더 열렬히 응원해주고 싶었던 하루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