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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황금방울새 - 전2권
도나 타트 지음, 허진 옮김 / 은행나무 / 2015년 6월
평점 :
이 책은 2014년 퓰리처상 수상작, 미국도서관협회 앤드루 카네기 메달수상, 아마존, 뉴욕타임즈 등이 선정한 2013년 최고의 책이었으며, 아마존 킨들을 통해 완독률이 98.5%에 이르러 화제를 낳았던 책이라고 합니다.
천재작가라는 수식어가 항상 따라다니는 도나 타트가 11년 만에 선보인 책으로, <타임>이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에 선정되는 등 책을 접하기 전부터 너무도 많은 수식어구가 가득했었던 터라 사실은 책을 읽기 전부터 기대가 컸습니다.
<황금 방울새>는 1654년 그려진 람브란트의 제자이자 페르메이르의 스승인 파브리티우스의 그림으로, 평범하면서도 창백한 배경에 홰에 붉은 사슬을 발목에 찬 노란 방울새가 그려진 작품입니다. 카렐 파브리티우스(1622-1654)는 작업실에서 그림을 그리던 중 옆 화약공장의 폭발로 시신으로 발견되었는 데, 이 작품의 주인공인 시오도어 데커의 삶도, 그의 유작이었던 <황금방울새>도 많은 부분에 연결고리가 있어 보입니다.
열세 살 소년 시오도어 데커는 엄마와 함께 뉴욕의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 들렀다 우연히 폭탄테러를 당하게 되고, 거기서 엄마는 잃게 됩니다. 그곳에서 만난 노인 웰터는 시오에게 자신이 끼던 반지와 그림하나를 건네주고, "호바트와 블랙웰, 초록색 초인종을 울려라"라는 의문의 말만 남기고 죽음을 맞이하게 됩니다.
고아가 된 시오는 친구 앤디네 집에서, 자신을 버리고 집을 나가신 라스베가스 아버지 집에서, 또 다시 라스베가스에서 뉴욕으로 옮겨 다니며 처절하고 불행한 삶을 살게 됩니다. 사고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 고통을 겪으며 술과 마약에 의지해 하루하루 살아가게 되고, 자신이 가진 그림이 <황금방울새>임을 알게 된 그는, 그 그림이 언젠간 잡히게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으로 살아가야 하는 고뇌의 근원인 동시에 지옥과 같은 절망적인 삶에서 그를 구원해 줄 수 있는 위안이 되기도 하는 존재로 보여줍니다.
600여 페이지에 달하는 1권에서는 그의 사고상황, 어머니를 그리는 그의 외로움과 고독, 사고 후 그가 성장해 가는 과정이 그려집니다. 사실 사고상황까지는 아주 흥미로웠지만, 성장해가는 그의 삶은 라스베가스의 어두운 청소년들의 단면인 마약과 술, 여자, 그리고 도둑질 들로 엮인게 대부분이어서 읽는 내내 그림과의 연결고리가 없어서 답답하게 느껴졌습니다. 또 너무 우울한 면이 부각되고, 우리네 현실과는 많이 동떨어진 외국도서 특유의 감정들을 교감하기에 다소 역부족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렇지만 읽고 있으면 흡입력은 상당해 책에서 손을 놓지 않게 되는것 만은 확실한 듯 했습니다.
2권은 8년 후 그가 성인으로 성장한 이후부터가 그려집니다. 미술품 기밀보관창고를 이용해 매년 많은 비용을 치르고 보관했던 그에게 고뇌이면서 희망임을 암시해주었던 그 그림이 결국은 그가 가장 친했던 친구 보라스에게 도난을 당해 가짜임이 밝혀준 부분에서는 반전의 재미가 가득했구요. 이 후 다시 <황금방울새>를 찾아 네델란드 암스테르담에서 뺏고 뺏기는 과정을 통해 미술관 담당결찰관에게 신고를 하게 되고, 결국 무사히 그림을 다시 원래의 자리로 돌려놓게 되으며 힘들었던 그의 삶에도 결국은 평화가 찾아오는 해피앤딩을 그려놓습니다. 1권보다 좀 더 흥미있고 내용전개도 좀 더 스펙터클하게 펼쳐집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정말로 수없이 많은 일들을 겪게 됩니다. 시오처럼만큼은 아니더라도 나이가 들면서 그 수많은 일들을 이해하게 됩니다. 그가 느낄 고립감과 공포감, 두려움도 결국 인정하며 충실히 살아가야 한다고 하네요.
무한 긍정의 제겐 그의 작품을 읽는 내내 가슴 답답함이 그려졌지만, 몰입도나 재미는 충분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런 구절이 기억납니다.
"이 세상의 위엄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이 세상에서 위엄을 지키는 것, 세상이 이해하지 못하는 위엄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사람들과 전혀 다른 자신을 처음으로 흘깃보고, 그 속에서 스스로를 꽃 피우고, 꽃 피우는 것"
제가 어떻게 세상을 살아가야 하는지를 <황금방울새>에서 어렴풋하게나마 일러주는 듯한 대목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