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28가지 세계사 이야기 : 사랑과 욕망편
호리에 히로키 지음, 이강훈 그림, 김수경 옮김 / 사람과나무사이 / 2020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세계사를 읽다보면 웬만한 로맨틱 드라마나 소설을 보는 것 보다 더한 재미를 느낄 때가 있다. 가상이 아니라 부와 권력을 한몸에 지닌 세계적인 인물의 실제 이야기이니 만큼 그들과 얽히고 섥힌 사랑이야기와 내면에 가리워진채 어긋나거나 뒤틀린 모습으로 고스란히 드러나 있는 그들의 욕망에 관한 흥미와 관심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 아닌가 싶다. 호리에 히로키의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28가지 세계사 이야기>에서 '사랑과 욕망편'의 출간소식이 반가웠던 것도 그래서였던것 같다.

이 책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28가지 세계사 이야기> '사랑과 욕망편'은 총 6가지 소주제로 다시 묶어 나뉘어져 있다.

'역사를 움직이는 두가지 힘, '사랑'과 '욕망''편에서는 루이16세의 아내 앙투아네트를 향한 페르센백작의 사랑, 두번째 아내 마리 루이즈를 향한 배신에 자신의 심장을 적출해 보내기까지 했던 나폴레옹, 남매간의 금지된 사랑을 이야기한 카이사르이야기등 총 5편이 실려있으며, '예술은 사랑을 낳고 사랑은 예술은 낳고'에서는 피카소, 카미유 클로델, 모차르트, 고흐의 사랑과 욕망에 관한 이야기가 실려있다. '남자가 지배하는 세상에서 존재감을 빛낸 여자 이야기'에서는 패션을 하나의 스타일로 만들어낸 코코 샤넬, <춘희>의 모델이 된 고급 매춘부 마리 뒤플레시, 2차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끈 주역인 영국 총리 윈스턴 처칠의 어머니 제니의 이야기 등이 실려있으며, '불세출의 영웅과 천재도 뛰어넘지 못한 장애물'편에서는 불노불사에 지독하게 집착했던 중국 통일을 이룩한 시황제, 여장 남자였던 스파이 보몸, 20여년간 은둔생활로 학회에 나가지 않고 편지로 소통을 했었던 다윈, 죽은 뒤 200여 조각으로 조각나 보내졌던 불쌍한 뇌를 지닌 아이슈타인 등의 이야기를 재미있게 다루고 있다. '부와 권력을 향한 브레이크 없는 인간의 욕맘'에서는 푸거가문이나, 스탈린에 얽힌 이야기, 백년전쟁의 불씨가 되었던 알리에노르 다키텐 왕비이야기, 그리고 사랑의 꽃인 튤립이야기도 함께 실려있다. 마지막 '최고 권력자도 대문호도 파멸로 이끈 광기와 충동'에서는 루돌프 황태자와 메리의 동반자살스토리, 남자다움에 병적으로 집착했으나 인정하기 힘들었던 우울증으로 생을 마감한 헤밍웨이, 히틀러와 브라운의 36시간이라는 짧은 결혼생활을 맞이한 최후이야기 등 총 28편의 이야기가 지루할 틈 없이 알차게 구성되어 있다.

나폴레옹이 자신보다 26살이나 어린 아내에게 유언으로 자신의 심장을 적출해 보냈으나 거부당한 이야기나 생리혈을 최고의 상품으로 여겨 열서너살 미소녀들 수백명을 강제연행해 생리혈 목장을 만들었다는 명세종 가정제 이야기는 말그대로 섬뜩하기 이루말할 수 없을 지경이었다. 보육원과 수도원에서 보낸 불우했던 어린시절과는 달리 오롯이 자기 힘으로 성공을 일군 당당하고 독립적인 여성의 대명사인 샤넬이 실은 평생 남자들에 기대어 재정적 지원을 받으며 성공한 시선으로 보는 관점 역시 새롭고 신선하게 다가왔다. 또한 하수시설이 갖춰지지 않았던 빅토리아 여왕시대의 입욕문화나 튤립 구군 한 뿌리가 집 한채 가격에 팔릴 정도로 거품을 일으켰던 사실도 재미있는 에피소드로 다가왔다.

이 책을 읽으면서 무소불위의 권력자의 자리에 있어 원하는 것은 무엇이나 얻고 쟁취할 수 있을 것처럼 여져졌지만 실상은 꼭 그렇지 만은 않다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알 수 있었다. 자신이 원하는 사랑에 대한 끊임없는 갈구와 이를 향한 원초적인 욕망이 그대로 드러나 사랑을 아름다운 결실로 이뤄 나가기 보다는 자신 뿐 아니라 자신이 사랑했던 상대방조차도 파멸로 이끌고 간 슬프고 허망한 결과의 이야기가 대다수라 조금은 아쉽고 안타까운 부분이 없지 않아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과거와 다름없이 사랑을 갈구하고 원하고 있다. 그래서 더 공감이 되는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28가지 세계사 이야기>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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