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늑대의 입속에서

늑대의 입속에서
마이클 모퍼고 지음, 바루 그림, 이원경 옮김 / 밝은미래 / 2020년 10월

어린이들을 위한 책을 100권 이상을 쓰며 영국 아동문학계에서 가장 뛰어난 작가에게 주는 '영국 계관 아동 문학가'로 선정된 마이클 모퍼고가 자신의 삼촌들이 2차 세계 대전 때 겪었던 실화를 바탕으로 한 동화 <늑대의 입속에서>를 출간하였다. 그래픽 노블의 창작자이자 케이트 그린 어웨이 후보외에도 수많은 수상으로 비평가들에게 찬사를 받고 있는 예술가 바루의 그림이 더해져 책은 더욱 더 빛을 발하는 느낌이다.

이 책은 90세의 생일을 맞은 프랜시스 카마츠 대령이 과거를 회상하는 것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평범한 가정의 가장이자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이기도 한 프랜시스는 평화주의만이 인류가 나아갈 길이라 주장하며 잔인한 파시즘에 맞서 싸워 나아가야 한다는 동생 피터와는 완전히 정반대의 생각을 갖고 있다. 이러한 그의 생각을 바꿔놓은 계기는 2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동생이 비행기 추락사고로 사망소식이었으며, 피터 죽음에 대한 복수를 위해 그는 결국 참전을 결심하고 비밀요원으로서의 제2의 삶을 맞이하게 되는 이야기가 그려진다.

<늑대의 입속에서>라는 제목에서 느낄 수 있듯이 당시 늑대는 독일군을 빗댄 것으로, 먹이를 기다리는 배고픈 늑대의 입속에서 프랜시스 카마츠 대령이 당당하게 탈출해가는 과정을 현실감 있게 만나 볼 수 있다. 게슈타포 본부에 끌려가 심문을 받고 사형을 기다리는 상황에서도 달아날 수 있었던 것은 자유와 독립을 열망하는 수많은 영웅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요즘 아이들이 느끼기엔 다소 먼 이야기로 들릴 수 있을지 모르지만 사실 불과 70년도 되지 않은 우리 아이들의 할아버지 할머니 세대가 겪은 이야기이다. 전쟁이 주는 잔혹함과 폐해가 얼마나 끔찍한 것인지 제대로 알 수 있음은 물론 프랜시스와 그의 동료들 외에 수많은 이들의 숭고한 희생과 노력 덕분에 우리가 더욱 자유를 만끽하며 살아갈 수 있음을 감사하게 되는 시간이리라 여겨진다. 초등 중저학년 이상들이 읽으면 좋을 책으로 보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