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나의 도시를 앨리스처럼 1~2 - 전2권
네빌 슈트 지음, 정유선 옮김 / 레인보우퍼블릭북스 / 2020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개인적으로 출판사 레인보우 퍼블릭 북스의 소설들을 좋아하는 1인이다. <올드 뉴욕>, <우리의 미스터 렌>, <어느 작은 도시의 유쾌한 촌극>등 읽었던 소설마다 한동안 여운이 가슴 속에 깊이 남아있었던 지라 이번 <나의 도시를 앨리스처럼>의 출간소식이 누구보다 기뻤었고, 읽고나서도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게 했다.

항공업계 엔지니어로 항공기 개발일을 하던 작가는 엔지니어 보호차원에서 네빌 슈트라는 필명으로 여가시간 소설을 쓰기 시작했고, 전쟁 후 호주에서 정착하면서, 1942년 일본이 말레이반도를 함락 후 수마트라를 침공하면서 네델란드 여성과 어린이들을 전쟁포로로 3여년의 시간을 전역을 돌아다니며 수많은 희생을 낳게 했으나, 이러한 엄청난 시련에도 굴하지 않고 유모감각을 잃지 않으며 건강하게 살아남은 게이젤 부인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소설을 쓰게 되었다고 한다.

이 책 <나의 도시를 앨리스처럼 1-2세트, 전2권>은 '죽기 전에 꼭 읽어야 할 1001권'에 소개된 책으로 러브스토리가 갖추어야 할 요소들이 모두 갖춘 작품이라고 소개되고 있다. 2차 세계대전으로 말레이에서 싱가포르로 대피를 가려던 과정에 진 패짓은 자신을 포함한 32명의 여성과 아이들로 구성된 외국인들이 일본군의 전쟁포로가 되어 정처없이 떠돌게 된다. 말라리아나 이질과 같은 각종 전염병에 노출이 되어 수많은 이들이 죽음을 당하던 과정에서 만난 호주인 조 하먼은 일본인의 닭을 훔쳐 그들에게 도움을 주었다는 이유로 십자가에 못이 박힌 채 그들이 보는 앞에서 죽음을 당하게 되고, 진 패짓은 그와의 인연을 통해 뒤늦게 사랑을 감정을 깨닫게 된다. 3년간의 떠돌이 생활 끝에 그들의 유일한 감시병조차 죽자 쿠안탄 마을에서 농사를 지으며 정착생활을 하게 된 것을 인정받게 된다. 종전 후 그녀는 영국으로 다시 돌아가 일상생활을 하게 되고, 얼마 후 외삼촌으로 부터 엄청난 상속을 받게 되며 삶의 변화를 맞게 된다. 받은 유산의 일부를 전쟁 중에 도움을 받았던 쿠안탄 마을에 우물을 건립해주기 위해 말레이로 다시 가게되고, 그 곳에서 조 하먼이 살아있다는 얘기를 엄청난 사실을 전해듣고는 그와 얘기 나눴던 꿈과 환상의 지역인 앨리스를 방문하기 위해 무작정 호주로 향하게 된다. 한편 조 하먼 역시 결혼한 여성으로 알아 현지주민이라는 뜻의 호주말로 '붕여사'라 불렀던 그녀가 미혼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그녀를 만나려는 목적하나만을 가지고 영국으로 가게 된다. 둘의 사랑의 결실은 어떠한 결말을 가져올까?....

이 이야기가 실화를 바탕으로 한 사실 자체만으로도 너무도 놀라우리만큼 충격적이었다. 백인 여성이 3여년의 시간을 전쟁포로로 끌려다닌 것도 그렇고, 끊임없이 굶주림와 병마와 싸워야 하는 상황도 잔인하리 만큼 처절하게 느껴졌다. 가족 모두를 잃고 우울할 수 밖에 없는 환경임에도 굴하지 않고 끝까지 당당하게 살아남아 척박한 호주의 땅 아웃백에서도 당당하게 새로운 삶을 개척해나가는 반전의 모습은 경이롭게까지 느껴졌다. 당시 그녀의 정신적인 의지자였던 프릿부인이 한 말이 인상적이었다.

'오래 지속된 엄청난 시련 속에서 철저히 새로운 삶으로 내몰린 사람들은 이전 관념과 완전히 단절된 특이한 정신적 특성을 나타내기도 한다.'(1권 p.167)

'사람은 누구나 마음에 품고 있는 자기만의 장소가 있는 것 같아요.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곳은 앨리스 스프링스 주변 지역이에요.'(1권p.151)

조 하먼에게 듣는 앨리스 스프링스라는 장소는 그녀에게는 고향의 향수를 불러일으키게 했고, 그녀 역시도 언젠가 꼭 한번 들러보리라 마음먹게 하는 환상적인 곳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주었다. 유산의 존재를 알게 된 후 갈피를 잡지 못하고 어떠한 삶을 살아야 할지를 고민하던 그녀는 잠재의식 속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끊임없이 탐색하기 시작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래서 결국 그녀는 그녀의 결심들을 하나씩 실천에 옮기게 되었고, 책의 제목 <나의 도시를 앨리스처럼>에서처럼 그녀의 도시 윈스타운을 그녀의 바램과 욕심처럼 당당히 앨리스처럼 만들어내는 데 성공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단순히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을 찾아 그 먼 타국으로 떠난 것이 아니라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것을 찾아 당당히 꿈을 이뤄내는 모습이 너무도 멋지게 비춰졌다.

'내가 하고 싶은 게 바로 그거예요. 이 도시를 앨리스처럼 만드는 거예요.' (2권 p.250)라고 말하고 있는 그녀, 진 패짓이 너무도 눈부시게 보였던 장면이었다. 힘들지만 당당하게 맞서 나가 결국 자신이 원하는 것들을 하나씩 이뤄가는 모습은 어떤 로맨스소설보다 더 감미롭게 보였던 소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