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선비와 팥쇠 - 서울빵집들
나인완 지음 / 브레인스토어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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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시세끼를 빵으로 배를 채우라고 하면 쾌재를 부를만큼 빵을 사랑하는 1인 중 한명이다. 따뜻한 커피와 맛있는 빵 하나만으로도 행복한 하루를 시작할 수 있고, 가끔씩 이런 나의 지독한 빵 사랑은 하루 종일 발효에 매달리며 집 안을 온통 버터냄새 풍기며 오븐과 씨름하게도 한다. 그런데 막상 돌이켜보니 이런 내가 맛있는 빵집을 찾아다니며 진정한 빵맛에 빠져드는 재미를 느껴 본 기억은 몇 번 안된다는 사실을 <빵선비와 팥쇠:서울 빵집들> 책을 보고선 문득 깨닫게 되었다.

애니메이션과 이모티콘, 일러스트 작업을 함께 병행하고 계신 작가 나인완씨가 쓴 <빵선비와 팥쇠:서울빵집들>은 제목과 표지만 봐도 그 내용을 짐작케한다. 조선시대 선비인 식빵얼굴의 빵선비와 빵에는 별 관심이 없지만 선비님을 보필하려는 임무를 지닌 팥빵 얼굴의 팥쇠, 이 둘의 서울빵집들을 도는 여정이 그려진다. 사실 빵선비의 형이 청나라 사신으로 중국을 다녀오면서 서양의 떡, 빵을 가져오면서 빵선비는 처음으로 빵 맛을 보고, 이후 빵 맛에 빠져 매일 밤 빵 생각으로 꿈을 꾸게 된다. 마침 꿈 속에서 만난 빵신령이 빵문으로 들어가면 세상의 모든 빵을 다 먹을 때까지 돌아올 수 없다는 사실을 알리지만 빵선비는 그 사실을 알고도 빵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빵문을 통해 빵 여행을 떠나게 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이 책에는 총 8가지의 기본 빵과 그 빵들로 유명한 대표 빵집들을 1-2군데씩 소개되고 있다. 프랑스인들이 바케뜨 다음으로 많이 먹는다는 크루아상, 달콤한 맛이 일품인 다양한 종류의 도넛, 홍차에 잼이나 버터랑 곁들이면 일품인 스콘, 샌드위치나 토스토 등 다양한 방식으로 먹을 수 있는 식빵, 팥과 버터크림이 부드러운 일본의 앙버터, 바게뜨 빵에 견줄만 한 빵으로 고안해낸 이탈리아의 치아바타, 바삭하면서 부드러운 타르트와 부드러운 빵이 일품인 수플레를 소개하고 있다. 각 빵의 등장은 빵선비와 팥쇠의 만화로 간단한 소개를 한 후 이후 그 빵의 기원과 종류, 만드는 방법이 간단히 소개되기도 한다. 더불어 기본적인 원재료로 깊은 맛이 느껴지는 유명한 대표적인 빵집들 1-2군데를 소개하면서 각 빵집마다의 대표 빵과 빵집의 특징들을 소개하고 있다.

프랑스어로 크루아상이 초승달이란 뜻이라고 하고, 정작 프랑스빵으로 알려진 크루아상이 오스트리아에서 만들어진 사실은 새롭게 알게 되었다. 여러가지 설 중 마리앙투아네트가 오스트리아에서 프랑스로 가져와 소개된 후 변형된 크로아상이 만들어진 사실은 개인적으로 흥미로웠다. 또한 도넛이 가운데가 잘 익지 않아 구멍을 내게 되면서 현대의 도넛이 되었다는 설은 익히 알고 있었던 부분이었는데, 책에서 소개된 도우에 견과류를 올렸다해서 도우넛이 디었다는 설을 읽으며 공감이 되면서 고개가 끄덕여지기도 했다. 또한 미국의 각 주마다 다양한 형태의 도우넛이 여러 개 소개되었는데 모두 한두번은 꼭 먹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맛이 궁금해졌다. 또한 빅토리아 시대의 애프터눈 티와 함께 하는 스콘 역시 콘월 지방과 데번 지방에서 잼이 먼저냐 버터가 먼저냐는 논쟁을 탕수육의 찍먹과 부먹과 견준 부분도 미소짓게 되는 부분이었다. 자른 식빵, 앙버터 빵의 국내인기, 치아바타, 이 모두가 그리 오래전에 만들어진 게 아니였다는 사실도 흥미로웠다. 무엇보다도 빵집 소개는 읽으면서 바로바로 네비게이션에 기록을 해 검색을 해 볼만큼 꼭 들러야겠다는 생각이 들게 했다.

지금의 인터넷은 너무도 많은 정보를 제공해준다. 그렇게 많은 정보들은 개인의 성향에 따라 다른 결과를 야기할 수도 있고, 또 가끔씩은 거짓된 광고들로 포장을 하기도 해서 소비자들로 하여금 가치판단에 혼란을 초래하기도 한다. 그럴 때마다 <빵선비와 팥쇠:서울빵집들>과 같은 책들은 일종의 지침서와 가이드역할을 해주는 느낌을 받게 된다. 작가의 말처럼 본인 스스로가 자극적인 맛을 좋아하는 편임에도 불구하고,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일 수 밖에 없는 이 책에 소개된 빵집들은 나름대로의 기본 원재료의 맛을 잘 살리고 깊은 맛이 느껴질 만한 곳이라 여겨지는 곳으로 신중하게 선택했다는 말에 진정성이 느껴져 꼭 가까운 곳부터 이번 주말에 도전해보리라는 의욕을 갖게 했다. 빵 좋아하는 사람들은 가볍게 읽어볼 만한 책으로 추천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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