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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어빌리티 교양수업 : 역사 속 위대한 여성 - 나는 알고 너는 모르는 인문 교양 아카이브 ㅣ 있어빌리티 교양수업
사라 허먼 지음, 엄성수 옮김 / 토트 / 2020년 6월
평점 :

과거에 비해 놀랄만큼 많이 좋아졌다고는 인정하지만 여전히 우리 사회 곳곳에는 남녀불평등의 흔적들이 많이 남아있다. 불과 200년전에만 하더라도 여자들은 학교에도 갈 수 없었고, 투표권도 없었음은 물론 재산도 소유도 할 수 없었다는 사실들을 통해 기나긴 인간 역사를 돌이켜보면 여성들이 얼마나 많은 불평등을 감수하고 살아갔을지는 가히 짐작하기도 힘들어 보인다. 얼마전 인터넷서점에서 소개된 <있어빌리티 교양수업:역사 속 위대한 여성>이라는 책은 그러한 여성들의 삶을 조금이나마 되돌아볼 수 있는 기회로 여겨져 반가운 마음이 먼저 들었다.
'있어빌리티 교양수업'이라는 제목으로 먼저 검색을 해봤더니, 토트 출판사에서 출간한 시리즈물로 보였다. 현재 <상식너머의 상식>과 <역사 속 위대한 여성>이라는 총2권의 책이 먼저 출간이 되었고, 바코드로 추측컨데 이 시리즈물은 앞으로도 더 출간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서 말했듯이 내가 읽은 책은 그 중 세계사에 큰 족적을 남긴 위대한 여성 103인의 이야기를 담아둔 <있어빌리티 교양수업:역사 속 위대한 여성>이라는 책이었다. 사실 남성 중심의 우리 역사에서 여성에 대한 기록은 의도적으로 배제되었거나 왜곡되기 일쑤였고, 지난 200여년간 여성들에게 일어났었던 불평등한 이야기, 이상한 이야기, 다시 일어나지 않을법한 경이로운 이야기들을 모아 인문교양 아카이브로 엮은 책이다. 세계사에서의 선구자들, 사상가들, 종교와 문학, 정치, 페미니즘, 리더들, 전사와 슈퍼우먼, 죄와 벌, 미술과 문학, 쇼 비즈니스, 이렇게 총 10개의 다양한 주제를 통해 다양한 모습으로 역사에 이름을 남긴 여성들의 이야기가 빼곡히 기록되어 있다.
와이파이와 GPS의 무선기술의 토대가 된 발명품을 만든 것이 유명한 여배우 헤디 라마였으며, 에베레스트를 최초로 등반한 여성이 145센티 작은 키의 아이 엄마였던 일본인 준코 다베이라는 사실과 잔다르크의 단발머리의 헤어가 당시에는 상당히 파격적이었는데 이 헤어가 1920년에 이어 현재까지도 유행이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은 흥미로웠다. 또한 접는 부채나 깃털부채만으로도 부를 판단할 수 있었으며, 퀴즈나 술자리게임용, 점술용 부채가 따로 존재할 만큼 부채가 유럽전역을 유행했다는 사실도 재미있었지만, 무엇보다도 부채가 지닌 언어를 통해 애정표현을 했다는 사실은 상당히 새롭게 다가왔다. 부정을 탄다고 탑승이 거부되어 후에 비기독교적 철학을 지녔다는 이유로 참혹히 살해된 히파티아나 타인종간의 결혼이나 키스장면이 1930년 이전까지도 금지되었었고, 남자가 여자보다 강하다고 도전장을 내민 사건 등은 불과 얼마전까지만도 사회 전체가 얼마나 여성들에게 불평등했는지를 짐작하고도 남게 했다. 그 외에도 빅토리아 여왕이나 아웅 산 수치, 엘리자베스1세 여왕같은 위대한 리더들 이야기와 말 1만필을 챙긴 징기스칸의 후손 전사 쿠툴린이야기도 흥미롭게 읽었다. 사람을 무참히 살해하고 잔혹하기 이를 데 없는 살리코바나 이시카와 비토리 이야기는 소름끼칠 만큼 끔찍했다. 그리고 프리다 칼로나 안네, 에디트 피아프와 존레논, 슈만과 브람스와 같은 유명한 음악가의 연인이었던 클라라 이야기도 새로웠다.
앞서 말한 10가지 각 주제마다 10여명의 여성 위인이나 인물들이 소개가 되고, 각 주제가 마무리될 때마다 읽은 내용들에 대한 스피드퀴즈도 함께 던져주고 있어, 퀴즈를 맞추겠다는 사사로운 욕심에 책을 좀 더 집중해서 읽을 수 있게 했다.
매번 역사를 볼 때마다 우리 곁에는 위대하고 용감하며 훌륭한 위인들이 많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된다. 구지 그들을 여성이라는 테두리로 국한하는 것부터가 우리가 먼저 불평등의 선을 만드는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그에 앞서 항상 그들의 삶을 보면서 그들이 지닌 가치관과 소명의식을 조금이나마 배우고 따를 수 있는 사람이 된다면 나처럼 평범하게 살아가는 사람들도 삶의 작은 보람을 갖게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책을 읽는 동안 보석같은 지혜가 당신의 뇌 세포를 성장시켜 줄 것이다" 라는 뒷 커버의 소개글이 이 책을 한마디로 요약해준 좋은 글귀라는 생각이 들었던 소중한 책읽기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