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사를 바꾼 37가지 물고기 이야기 세계사를 바꾼 시리즈
오치 도시유키 지음, 서수지 옮김 / 사람과나무사이 / 2020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읽어보진 못했지만 [세계사를 바꾼 10가지 약]이라는 책이 서점 여기저기서 한 동안 베스트셀러에 올라있었던 기억이 난다. 책 커버를 보니 65주 동안 베스트셀러에, 교보문고에서 선정한 '2019년을 빛낸 역사책 100권' 중 1위를 차지했다고 하니 내가 알고 있던 것 보다 훨씬 더 인기가 있었던 모양이다. [세계사를 바꾼 13가지 식물]에 이어 이번에 그 세 번째 시리즈 [세계사를 바꾼 37가지 물고기 이야기]가 출간된다는 소식은 기존 책에 대한 위상이 더해 나의 기대감을 훨씬 배가 시켜주었다. 원래 시리즈물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어려서부터 워낙 물고기를 좋아했던지라, 물고기이야기라고 하면 무조건 한 번 더 관심을 갖고 보게 되는 것 같다. '세계사와 얽힌, 세계사를 바꾼 물고기라니!' 도대체 상상이 잘 가지 않을 뿐더러 어떤 이야기일지에 대한 궁금증으로 이 책을 읽어보리라 하는 마음이 생겼다.

이 책 <세계사를 바꾼 37가지 물고기 이야기>는 청어와 대구를 중심으로 한 세계 어업사에 대한 이야기로 풀어간다. 총 6부로 크게 나누었고, 각 주제에 맞는 물고기와 얽힌 흥미롭고 재미있는 37가지 역사이야기로 꾸려져있다. 회유어인 청어가 이동경로를 바꾸면서 경제세력의 판도가 바뀌게 된 이야기부터 청어를 매개로 한자동맹이 독일에 경제부국을 이끌어 준 점, 잉글랜드가 청어통으로 바리케이트를 쳐 프랑스군을 격퇴한 청어전투 그리고 셰익스피어 작품 속에서 부정적 이미지로 자주 등장하는 청어이야기로 꾸민 제1부 <유럽의 세력판도를 바꾼 작지만 위대한 물고기, 청어이야기>, 제2부 <청어, 잉글랜드와 네델란드의 운명을 바꾸다>에서는 영국과 네델란드 사이에서 청어잡이로 인해 치열한 경쟁으로 네델란드가 패권을 잡게 되는 이야기가 흥미진진하게 그려진다. 말린 대구인 '스톡피시'와 '소금에 절인 대구'는 장거리 이동을 가능하게 했고 이를 통해 신항로를 개척하게 역사적 배경과 셰익스피어 작품에 등장하는 템페스트에서의 대구 이야기를 재미있게 풀어낸 <신항로 개척시대를 열어준 주인공, '스톡피시'와 '소금에 절인 대구'>, 제4부 <식민지 미국이 잉글랜드에서 독립하고 강대국이 된 원동력, 대구>에서는 미국 6개주를 상징하는 뉴잉글랜드의 어장을 중심으로 잉글랜드 어민들과의 갈등을 중심으로 이권다툼을 풀어갔다. 그리고 제5부와 마지막 6부에서는 종교와 관련된 물고기이야기 <청어와 대구는 중세유럽의 기독교 사회를 어떻게 지배했나>, <물고기는 어떻게 기독교에 스며들고 강력한 영향을 미쳤을까>라는 제목으로 단식일에 고기를 금지하고 생선을 먹게 된 역사적 배경과 과정, 그리스도가 물고기를 상징하는 이유 등에 대한 이야기를 유익하고 설득력있게 풀어가고 있다. 그리고 마지막 작가의 맺음말 부분에 유명한 '키퍼'와 '피쉬 앤드 칩스'이야기도 추가적으로 부연설명이 되어져 있다.

사실 그동안 한 번도 제대로 들어본 적 없었던 '물고기'라는 주제와 연결된 세계사는 나에게 상당히 신선하게 다가왔다. 소금에 절인 대구와 청어, 그리고 스톡피시로 장기저장이 가능한 식량확보는 장거리 항해가 가능하게 했고, 이는 신대륙 발견에 획기적 역할을 했다는 사실은 상당히 공감이 갔다. 말린 대구를 스톡피시, 구지 cod를 사용하지 않아도 salt fish가 대구를 치칭한다는 사실, 그리고 소금에 말린 대구를 잉글랜드에서는 Poor John, 프랑스에서는 Green Fish로 사용된다는 점과 같이 각 나라별 대구의 다양한 이름을 알려준 부분도 흥미로웠다. 또한 예전에 카톨릭신자들이 탄 차에 물고기 모양에 JESUS라 적힌 로고를 보고 그 의미가 궁금했던 적이 있었는데, 물고기가 생명을 상징하고, 빵, 와인과 함께 물고기가 예수그리스도의 육신을 의미한다는 것을 알게 되어, 그간의 호기심이 이 책을 통해 해결된 터라 무엇보다 흐뭇했다. 또한 기독교에서 부활절 이후 사순절 기간동안 단식을 하는 데 그 기간을 Fish Day라 부르는 점 외에도 단식일에 얽힌 재미있는 세계사 이야기도 재미있었다.

'세계사를 바꾼 ~가지 ~이야기'시리즈를 처음 이번 기회에 읽게 되었고, 기존에 많이 접하지 못했던 새로운 역사적 사실을 알게 된 것들이 많아서 그 점이 특히나 마음에 들었다. 아이들이 있는 가정이라면 아이들과 함께 읽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무엇보다도 이 책의 다른 시리즈도 한 번 찾아 읽어보아야겠다는 마음이 생기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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