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할 수 없는 거짓말 마틴 베너 시리즈
크리스티나 올손 지음, 박지은 옮김 / 북레시피 / 2020년 4월
평점 :
절판


 

 

미스테리한 사건의 비밀을 통해 범죄자와 사건해결자간의 인간의 섬세한 내면을 파고들어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결말을 보여주며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해주는 점은 추리소설만이 가지고 있는 매력이 아닌가 한다. 스웨덴의 성공한 범죄추리소설작가인 크리스티나 올손의 "마틴 베너 시리즈"가 <파 묻힌 거짓말>에 이어 이번에 전작의 속편 <피할 수 없는 거짓말>이 출간된다는 소식은 범죄소설을 좋아하는 나에게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이 책 <피할 수 없는 거짓말>은 연쇄살인범이자 자살한 사라 텍사스와 연관된 거짓 증언들과 조작된 증거들로 인해, 주인공이자 사건 변호를 맡은 마틴 베너가 범인으로 몰려 위험에 빠지면서 벌어지는 사건들을 작가 특유의 상상력과 기지를 발휘해 하나씩 풀어가는 이야기이다. 1편의 <피 묻힌 거짓말>의 요약내용도 간단히 수록하여 구지 전편을 읽지 않아도 이 책을 읽기에는 다소 무리가 없어보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 편을 읽고 이 책을 읽는다면 훨씬 더한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변호사 마틴 베너와 기자인 개런 바이킹의 사건에 대한 대화 녹취록을 각 장마다 함께 기재해 사건에 대한 요약내용의 이해를 도왔으며, 작품 내내 긴장감을 놓을 수 없는 극한의 상황으로 몰아가며, 사라의 실종된 아들 미오에 대한 미스테리를 풀 열쇠를 쥔 사람이 누구인지 전혀 예측할 수 없는 등의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며 마지막까지도 사건해결에 난항을 보여주며 재미를 더해주었다.

이 책은 미스테리물인데다 스케일이 큰 범죄소설답게 수 많은 인물들이 등장한다. 가명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고, 1편의 등장인물에다 또 추가된 새로운 인물까지 더해지면서 그들간의 연결관계가 상당히 복잡했다. 정보제공자인 인물들이 정보제공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하나씩 차례대로 죽어갔고, 마틴 베너가 변호사가 되기 이전 경찰 신분으로 수배중이었던 마약상을 오발로 인해 죽인 사건이 살인죄로 기소되면 상관에게도 영향을 준다하여 당시 함께 있던 목격자들과 덮어버렸던 과거가 현재의 사건과 함께 모두 하나의 메카니즘처럼 연결되어 있는 것을 보고 작가의 상상력에 놀라움이 금치 못했다.

숨막히는 상황의 놀랄만한 반전과 상상 이상의 추리력으로 전혀 예상할 수 없었던 방향으로 스토리를 풀어나가는 터라 책을 읽는 내내 시간가는 줄 몰랐다. 앉은 자리에서 단숨에 흡입력있게 읽게 되는 '마틴 베너 시리즈"!! 다음편도 곧 출시를 앞두고 있다니 더욱 흥분되고 또 기다려진다.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꼭 읽어보라고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다.

책 속에서 마틴 베너의 끔찍한 고통과 기억, 그리고 사건해결을 해가는 과정에서 인상적이었던 문장들을 기록해보고자 한다.

- 삶과 죽음 둘의 경계는 무섭고도 날카롭다. 너무 고통스럽고 두렵다. (p.32)

- 성인이 된 후 나는 죽음에 대해 더욱 복잡한 태도를 보이게 되었다. 특히 내가 사람을 죽인 후로는, 그 때 내가 배운 것이라면 죽음을 절대 되돌릴 수 없단 것이었다. 타협의 의지가 전혀없다는 점이 가슴 아팠다. (p.189)

- 두려움으로 몸을 떨었다. 시체가 쌓여가고 있었다. 누구를 신뢰해야 할지, 누구는 살아남아도 되고 누구는 안되는지 알지 못했다. (p.278)

- 미오가 이미 그들과 친밀한 유대감을 형성한 건 분명했다. 아이를 다른 집으로 옮긴다면 아이가 이미 한 차례 겪은 트라우마를 심화시킬 뿐이다. 나중에 이 아이가 자라서 어떤 사람이 되겠는가?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 자신이 누구였는지조차 기억 못하는 편이 나을 거란 디드릭 부부의 생각이 어쩌면 맞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건 엄마와의 작별을 충분히 슬퍼할 기회조차 얻지 못한 미오에게 엄마를 잃은 상실감이 평생의 상처가 되면 안된다는 것과는 또 별개의 문제다. (p. 388)

- 곧 죽을 목숨이라면, 그리고 아직 정신이 붙어있는 사람이라면 생의 마지막 순간은 차분함 속에 있고 싶은 것이다. 나는 언제나 생을 사랑했다. 심지어 괴로운 일들 뿐일 때 조차 삶을 향한 나의 열망은 수그러든 적이 없었다. 그 열망은 항상, 언제나 그 자리에 있었아. 단 한번도 내가 당면한 문제에 대한 해결책으로 죽음을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p.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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