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판본 이방인 - 1944년 오리지널 초판본 표지디자인 더스토리 초판본 시리즈
알베르 카뮈 지음, 최헵시바 옮김 / 더스토리 / 2020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가끔씩 현실에서 소외되어 살아가는 내 모습이 낯설게 느껴질 때가 있다. 타인의 관심과 사랑은 바라지도 않은채 이 세상에서 나는 철저하게 이방인이 되어 삶이 힘겹게 느껴지곤 한다. 상황은 달라도 마치 알베르 카뮈의 소설 <이방인> 뫼르소가 된 것처럼 말이다. 오늘 현대사회에 소외된 비극적 인강상을 보여주며 세상과의 고독으로 약속도 희망도 없는 자기 생의 '이방인'이 되어버린 채 관습과 부조리의 희생양이 된 그의 이야기를 다시 읽고 싶어졌다.

'인생이 살만한 가치가 없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다. 결국 서른 살에 죽는 것이나 예순 살에 죽는 것이나 별로 다르지 않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었다. 그 어떤 경우든 당연히 그 후에는 다른 남자와 다른 여자들이 살아갈 것이고 그런 일은 수천년 동안 계속 될 것이다.'(p.145)라고 한 그의 독백이 지금의 나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요즘 레트로가 대세이다. 출판사 '더스토리'에서도 그 시대적 흐름을 반영해 요즘 각종 고전문학들을 초판본 표지디자인으로 재출간을 하고 있다. 관습과 부조리를 고발한 실존주의 대표작으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역시 1944년 오리지널 초판본 디자인 표지로 만날 수 있어서 마치 내가 그 시대로 다시 돌아가 이 책을 읽는 것 같은 착각이 들어 묘한 설레임을 선물받는 느낌이었다.

이 책 <이방인>은 총 2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카뮈 자신을 일컫는다는 설도 있는 뫼르소라는 인물이 독백수기 형식으로 풀어 가고 있다.

1부에서는 주인공 뫼르소의 어머니의 죽음으로 시작된다. 뫼르소는 성실하고 규칙척이며 근면하며, 회사도 충실히 다니고 주위 모든 사람들로 부터 좋은 평가를 받고 있고, 힘닿는 대로 오랫동안 어머니를 부양한 착한 아들이지만, 결국 경제적 문제로 인해 늙은 어머니를 양로원으로 보내면 그 곳에서 안락한 삶을 베풀어 줄거라 믿어 어머니를 그 곳으로 보내게 되었다. 같은 아파트에 사는 레몽과 그의 연인 마리와 함께 휴가를 갔다가 자신을 향해 칼을 겨누는 레몽의 여자친구 오빠가 속한 아랍 일당 중 한명으로 부터 공격을 받게 되어 주머니에 있던 총을 쏘아 그를 살해하게 된다.

2부에서는 법정에서의 뫼르소의 행동 분석이 주가 된다. 신문기사의 불황기를 맞아 사건이 부풀리게 기자들에 의해 조작이 되는데다 법정에서는 검사와 변호사까지도 평소 뫼르소는 추억이나 미래계획이 없이 현재에 만족을 하며 사는 성격인데도 어머니의 장례식에서 어머니를 보려고도 하지 않고, 눈물을 흘리지도 않았고 시신 앞에서 담배를 피고 잠을 자고 밀크커피를 마신데다 장례식 다음날 여자친구와 희극 영화를 보고 해수욕을 즐기고 여자친구와 데이트를 한 파렴치한 인간으로 몰아갔다. 도덕성 결여인물로 아랍인을 죽인 이유를 태양때문이라고 말해 사람들을 격분시켰고, 그리하여 살인사건에 대한 범죄이야기보다는 그의 평상시 무관심한 성격을 주로 파헤쳐 나갔고 결국 그는 사전범죄를 계획했으며 그의 심리적 공황이 사회전체를 집어삼켜 버릴 수 있는 구덩이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하며 사형을 받게 된다.

세상과 철저히 고립되어 재판을 마치 남의 일 구경하듯 하고 약속과 희망도 없는 자기 생의 '이방인'인 된 그에게 개인적으로 연민과 안타까움이 느껴졌으며, 권력과 삶의 부조리와 관습이 만들어낸 비극앞에서 절망과 좌절 밖에 할 수 없었을 상황에 화가 나기도 했다.

어머니의 죽음으로 시작해 아랍인이 살해되고 결국 그 역시도 단두대에서의 사형을 집행당하게 됨으로 책은 마무리가 되었다. 세가지 각기 다른 죽음을 통해 삶의 가치를 고민해 보게 된다. 본인이 개입하지 않았지만 모든 일이 자신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결정되어 버리는 좌절과 절망 속에서 과연 나라면 어떻게 부조리에 맞서 싸워 살아나갈 것인지에 대한 생각들로 심란해지는 시간이었지만, 이 또한 삶에 대한 그리고 행복에 대한 가치추구를 위한 작가의 의도가 숨어 있었던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어 삶에 대한 나의 자세를 다시 한번 재정비해 보았다.

세상은 다양한 사람들이 공존하는 삶을 살고있다. 좀 더 어릴 때에는 남과 다르게 사는 사람들이 '이방인'처럼 느껴질 때가 많았지만, 나이가 조금 더 들어감에 따라 모두 나와 같을 수 없고 사람은 각자 다름을 인정하면서 살게 되면서부터 이해까지는 힘들더라도 서로 공존하며 살아가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행복한 삶을 꿈꾸며 가끔씩은 오늘처럼 힘들고 지쳐 스스로가 '이방인'이 되더라도, 삶은 충분히 가치있는 것이란는 생각을 하며 책을 덮었다. 읽고나서도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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